종문무고(宗門武庫)

99. 주지에게 생강 판 스님 /동산 자보(洞山自寶)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10:06
 






99.  주지에게 생강 판 스님 /동산 자보(洞山自寶)선사



동산 보(洞山自寶)선사는 오조 계(五祖師戒:운문종)스님의 법제자로, 여주(廬州)사람이다.  그의 인품은 청렴하고 부지런하였다.  일찍이 오조산에서 소임을 볼 때  사계선사는 병환 중에 행자를 고사(庫司)에 보내 생강을 가져다가 약을 달이도록 하였는데 자보스님은 행자를 꾸짖고 주지 않았다.  행자가 이 사실을 아뢰자 사계선사는 돈을 주면서 사오도록 하니 자보는 그때서야 비로소 생강을 집어 주었다.

그후 규주(筠州) 동산사(洞山寺)에 주지자리가 비어 군수는 사계선사에게 서신을 보내 아는 사람 가운데 주지를 천거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사계선사는 ꡐ생강을 팔던 사람이면 주지를 할 만하다ꡑ며 마침내 그를 동산사의 주지로 보냈다.

그후 귀종사의 길을 비키라고 소리치는 귀인의 행차를 보게 되었다. 어떤 관리냐고 물으니 현위(縣尉)라고 하면서 길을 비키라 하였다.  이에 자보선사가 길 왼편의 한쪽에 비켜 서 있는데 갑자기 말이 꿇어 앉아 가지 않고 서 있었다.  그러자 자보선사는 축생이 도리어 사람을 알아 본다고 하였는데 현위는 그가 자보선사임을 알고서 재배한 후 떠나갔다.

그후 다시 운거산(雲居山)으로 옮겨 갔는데 어느 날 밤 산신이 가마를 메고 절을 맴돌기에 자보선사가 너의 아버지를 들어 올리고 네 딸을 들어 올려서 방장으로 올라가라고 하였더니 산신이 다시 가마를 메고 방장으로 돌아왔다.

자보선사가 처음 행각을 할 때 한번은 여관에서 잠을 자다가 창녀가 치근거리자 마침내 침상을 양보하고 함께 자게 되었다.  선사가 좌선하다가 날이 밝자 길을 떠나려 하니 창녀는 잠 잔 값을 요구하였다.  자보선사는 돈을 주고 문을 나서면서 어젯밤 덮은 이불을 태워버리고 떠났다.  창녀가 부모에게 이를 사실대로 말하자 마침내 그 집에서 모셔다가 음식을 대접하고 사과하면서 참다운 부처님 제자라고 하였다.

그가 지은 「달마조사 찬」은 총림에 널리 알려졌고, 냥야 각(瑯琊慧覺)스님이 지은 화답시는 지금도 「정법안장(正法眼臟)」에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