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심요(圓悟心要)

29. 영부사에게 주는 글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11:50
 





29. 영부사에게 주는 글



옛사람은 이 큰 인연만을 위하였으니 스승과 제자가 서로 만나면 언제나 이것으로 일깨워 주었고, 나아가 밥 먹고 잠자고 한가 한 때라도 여기에다 생각을 두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한마디 한마디와 주장자를 치고 할을 하고 눈을 깜짝이고 눈썹을 치켜세우고 손을 들고 발을 움직임이 다 기연에 투합하였다.



이는 정성스런 마음을 오로지 하여 허다한 나쁜 지견에 물들지 않고 똑바로 알아차렸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는 듯하였다. 요즈음의 형제들은 근성이 약간 둔한 데다가 잡다하기까지 하다. 비록 선지식을 찾아뵙고 참구하여 오래 훈습하면서도 오히려 마음속에 유예를 두어 한번에 철저히 깨닫지 못한 것은, 그 병통이 순일하게 오래하지 못한 데 있다.



만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잠자는 것도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애써 도를 닦으면 옛사람만 못할까봐 근심할 필요가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