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록(洞山錄)

2-20. 감변.시중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20:50
 





2-20. 감변.시중


스님께서 태수좌(泰首座)와 함께 동짓날 과자를 먹으면서 물었다.

  "어떤 것이 있는데 위로는 하늘을 떠받치고 아래로는 땅을 지탱하고 있다.

움직이고 작용하는 가운데서는 다 거두질 못한다. 말해보라. 허물이 어느곳

에 있는지를."

  "움직이며 작용하는 가운데 허물이 있습니다. "


    동안 현(同安顯)스님이 달리 말씀하셨다.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시자를 불러 과자상을 물리라고 하셨다.


오조 사계(五祖師戒)스님은 달리 수좌에게 말하였다.

    "아침이 오거든 다시 초왕(楚王)에게 헌납해 보아라."


  낭야 혜각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렇게 판별할 수 있었으랴. 그렇긴 하나 





  동산스님도 한 수 부족하다."


    위산 철( 山喆)스님은 말하였다.

    "여러분은 동산스님의 귀결처를 알았느냐? 몰랐다면 더러는 시비득실로    알고

있으리라. 내가 말하겠다. 이 과자는 태수좌만 먹지 못할 뿐만 아니 라, 온누리 사

람이 온다 해도 눈 바로 뜨고 엿보질 못하리라."


운개 본(雲蓋本)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에게 허공을 찢어버릴 쇠몽둥이가 있긴 했으나 깁고 꿰맬 바늘과 실은 

   없었다. 그가 '움직이며 작용하는데 허물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자마자 '수좌는 과 

   자를 먹어라'했어야 했다. 거기서 태수좌가 납승이었다면 먹고 나서 토해야 한다."


    남당 정(南堂靜)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은 장막 안에서 계획을 세워 천리 밖에서 승부를 결판하는 솜씨였고,  

   태수좌는 온몸이 입이어서 이치는 있었으나 펴기가 어려웠다."


    위산 과( 山果)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은 양민을 짓눌러 천민을 만들었고, 태수좌는 이치는 있었으나 펴기가 

   어려웠다. 나는 길을 가다가 부당한 일을 당하면 치욕을 씻으려고 한다. 당시에  

   그런 질문을 들었더라면 '영산(靈山)의 수기(授記)가 이같은 데에 이르진 않았다' 

   하고, 대꾸하려는 순간 과자를 면전에 확 집어던졌으리라. 그렇게 함으로써 그의 

   숨통을 끊었을 뿐만 아니라 후인들의 망상을 없애주었으리라."



    정자 창(淨慈昌)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이 이렇게 과자상을 물리게는 했으나 요컨데 태수좌의 입은 막지 못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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