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 감변.시중
어떤 스님이 수유(茱萸)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수행입니까?"
"수행이라면 없지는 않지만 깨달음이 있다 하면 틀린다."
다른 스님 하나가 스님께 이 말씀을 드렸더니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가 그때 무엇 때문에 '무슨 수행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 스님이 말씀을 옮기자 수유스님이 말하였다.
"부처의 행이지, 부처의 행."
그 스님이 돌아와 스님께 말씀드렸더니 스님은 말씀하셨다.
"유주(幽州)라면 그래도 괜찮을 듯한데 가장 괴로운 곳은 신라이다."
동선 제(東禪齊)스님은 염 하였다.
"이 말에도 의심이나 잘못이 있느냐? 있다면 말해보라. 어느 곳이 잘못 되었는지
를. 없다면, 또 '가장 괴로운 곳은 신라'라고 하였는데 그것도 점검해 낼 수 있느
냐? 수유스님은 '행이라면 없질 않으나 깨달음이 있다 하면 틀린다'하였고, 여기에
동산스님이 거듭 '이는 어떤 행인가'하고 되묻게하니 '부처의 행'이라 답하였다. 그
스님이 알고 물었는지, 모르고 물었는지를 판단해 보라."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사문의 수행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머리는 석 자(三尺), 목은 세 치(三寸)라네."
스님은 시자더러 이 말을 가지고 삼성 혜연(三聖慧然)스님에게 묻도록 하
였다.
삼성스님은 시자의 손 위를 손톱으로 한 번 찔렀다. 시자가 돌아와 말씀드
렸더니 스님은 그것을 인정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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