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기 7.
스님께서 어느 때 대중에게 설법하셨다.
"나에게 헛된 명성이 자자한데 누가 없애 주겠는가?"
어떤 사미가 나서서 말했다.
"스님께서 법호를 하나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스님께서 백퇴(白褪)를 치면서 말씀하셨다.
"이제 나의 헛된 명성은 사라졌다."
이에 석상 경제(石霜慶諸: 807∼888)스님이 대신 말하였다.
"아무도 그를 긍정할 이가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다시 물었다.
"아직도 헛된 명성이 세상에 남아 있는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장삼이사(長三二四)는 남의 일이다."
운거(雲居)스님이 대신 말하였다.
"헛된 명성이 있으면 우리 스승이 아니지요."
조산(曹山)스님이 말씀하셨다.
"옛분터 오늘까지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소산 광인( 山匡人: 唐末五代人, 曹洞宗)스님이 말씀하셨다.
"용은 물에서 나오는 기개가 있건만 사람에게는 알아내는 기능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