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23. 참부처는 어디에 / 백양법 순(白楊法順)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16:50
 

23. 참부처는 어디에 / 백양법 순(白楊法順)선사



백양 법순(白楊法順)선사는 면주(綿州)사람이다. 여러 해 동안 불조(佛照德光)스님에게 귀의하였는데, 보설법회(普說法會)때 부대사(傳大士:497~569)`심왕명(心王銘)"의 "물 속의 소금맛이나 색깔 속의 푸른 아교는 결단코 있는 것이지만 그 형체는 볼 수 없다"고 하는 말을 듣고 밝게 깨친 바 있었다. 그 이튿날 입실하자 불조스님이 물었다.

"참 부처는 어디에 있는가?"

"정해지지 않는 곳에 계십니다."

"이미 참 부처인데 어찌하여 정해진 곳이 없다는 말인가?"

"정해진 곳이 있다면 그것은 참 부처가 아닙니다."

이 말에 불조스님은 고개를 끄덕끄덕하였다. 뒷날 그는 임천(臨川)에서 지내며 도를 크게 떨쳤는데 상당 설법을 하였다.

"개는 황혼녘의 달을 보고 짖고 한밤중 등불에 바람이 분다. 지붕에는 고양이가 쥐를 잡고 세상에선 도인이 승려를 싫어한다. 서천의 망나니는 사람 부르는 것이 이상하고 고고하다 보니 세상사람 모두가 미워하네. 진실한 곳 산 속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되는대로 지내는 인생, 흰 눈썹이 뽀얗다. 개울가의 바윗돌, 물에 씻기고 옛 불당의 깃발에 바람이 부는구나. 여기에 낙처(落處)를 안다면 반드시 영산에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