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조주감파 화두에서 의심이 풀리다 / 곡산 단(谷山倦)스님
곡산 단(谷山倦)스님이 처음 불성 태(佛性法泰)스님을 찾아뵈었을 때였다. 어느 날 법태스님이 법당에 올라 "내가 여러분을 위해 오대산 노파를 간파하였다." 조주스님의 화두를 설하고, 그 뜻이 무엇이냐고 물은 후,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숲에 갈 때는 누른 잎새를 한줌 긁어오려 했는데
산에 들어가 보니 흰구름이 밀려 나오는구려.
就樹撮將黃葉去 入山推出白雲來
단스님은 이 말 끝에 의심이 풀렸다. 이튿날 방장실에 들어가자 법태스님이 물었다.
"백장산(百丈山)의 전주지(前山主:여우가 된 노승)는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어째서 여우 몸에 떨어졌으며, 백장스님이 인과에 어둡지 않다고 하자 어째서 여우몸을 벗어날 수 있었는가?"
"한 구덩이에 묻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법태스님은 계속 따져 물어 보았으나 대답이 모두 비범하여 얼마 후 그를 입승으로 세우니 그의 명성은 당대에 진동하였다.
묘희스님이 유배되어 남녘으로 떠날 때 단스님이 송을 지어 바쳤다.
속인들 속에서 도를 행한다 세인들 시기마오
이 때문에 불일(佛日:묘희)이 흙비에 잠시 묻혀 있네
중생을 제도하는 자비원력 게으름 없어
바야흐로 남안 땅에 다시 나오셨구료.
異類中行世莫猜 故敎佛日暫雲霾
度生悲願還無倦 方作南安再出來
묘희스님은 보고서 매우 칭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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