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마음의 도량과 복은 어떤 관계인가 ? |
세상에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하더라도 어긋나지 않으며, 생각나는대로 하더라도 일이 항상 잘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마음의 도량이 크고 재량이 큰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도량이 그렇게 되는 것이 어찌 온갖 지식을 모두 통달하고 온갖 지혜를 두루하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리요! 이것은 다만 복이 많아서 그렇게 될 뿐이다. 복이란 형상이 없는데 무엇을 의지하겠는가? 나는 일찌기 형상없는 복으로써 의지할 것 없는 도량을 찾아보았더니 거기에는 실날같이 작은 차이도 전혀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 신령스런 견해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현상대로 관찰해 보았던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있다 하자. 밖으로는 먹고 살기에도 부족하고, 안으로는 질병에 걸렸으면서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면, 이 사람은 복이 제 몸뚱이 하나 보살피기에도 부족한 것이다. 혹간은 배고픔과 추위도 면하지 못했는데 재앙이 함께 모여들어 닭이나 개만큼도 편안하지 못한 사람에게 있어서의 복이란 한 집안을 보살피기에도 부족하다. 또 자기 한 개인에게 복이 있으면 제 한몸이 편안하고, 여러 사람에게 복이 있으면 온 집안이 편안해지고 나아가 나라가 편안해지고 온 천하가 편안해지니 이 모두가 복에 근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세상의 어리석은 자들은 자기 복이 두루하지 못한 점은 책망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순종해 주지 않는다고만 원망한다. 이것은 마치 귀먹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탓하는 것과 같다. 어찌 어리석은 짓이 아니리요. 지혜로운 사람만이 세상과 함께 어울려서 탄식하거나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니 복의 많고 적음은 인위적으로 더하거나 덜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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