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39. 죽천(竹泉)스님의 대보름 상당법문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51
 

 

 

39. 죽천(竹泉)스님의 대보름 상당법문


영은사의 죽천(竹泉)스님은 인품이 꾸밈새가 없고 깨침이 온당했으며 법어가 정밀하였다. 정월 대보름에 상당법문을 하였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

눈발이 멈추면 맑은 봄을 보리로다

얼마나 많은 절에서 천 등에 불이 켜지나

하늘에는 둥실한 대보름달

고요한 밤 깨는 범종소리

마을에서 법석이는 풍류소리

이 모두가 원통의 경지인데

굳이 따로 나루터를 물을 건가.

今朝上元節  雪霄見晴春

幾刹燈千點  長空月一輪

鼓鐘喧靜夜  歌管鬧比隣

總是圓通境  何須別問津


입적한 삼감사(森監寺)스님의 다비를 하며 말하였다.

”삼라만상이란 한 법에서 찍혀나온 것이다. 이제 너에게 금강권과 율극봉을 들어 보여 주리니, 무엇을 한 법이라 하는가? 하나는 둘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데 하나, 그것마저 지킬 수 없구나. 불꽃 속에 새까만 거북이가 사자후를 하도다.”

그의 어록 가운데 이 두 단락이 빠졌기에 기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