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죽천(竹泉)스님의 대보름 상당법문
영은사의 죽천(竹泉)스님은 인품이 꾸밈새가 없고 깨침이 온당했으며 법어가 정밀하였다. 정월 대보름에 상당법문을 하였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
눈발이 멈추면 맑은 봄을 보리로다
얼마나 많은 절에서 천 등에 불이 켜지나
하늘에는 둥실한 대보름달
고요한 밤 깨는 범종소리
마을에서 법석이는 풍류소리
이 모두가 원통의 경지인데
굳이 따로 나루터를 물을 건가.
今朝上元節 雪霄見晴春
幾刹燈千點 長空月一輪
鼓鐘喧靜夜 歌管鬧比隣
總是圓通境 何須別問津
입적한 삼감사(森監寺)스님의 다비를 하며 말하였다.
”삼라만상이란 한 법에서 찍혀나온 것이다. 이제 너에게 금강권과 율극봉을 들어 보여 주리니, 무엇을 한 법이라 하는가? 하나는 둘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데 하나, 그것마저 지킬 수 없구나. 불꽃 속에 새까만 거북이가 사자후를 하도다.”
그의 어록 가운데 이 두 단락이 빠졌기에 기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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