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41. 나호야록에 실린 염송에 붙이는 소견

通達無我法者 2008. 3. 5. 21:52
 


 

41. 나호야록에 실린 염송에 붙이는 소견


“나호야록(羅湖野錄)”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오거사(烏巨寺)의 설당(雪堂)스님이 정(淨)스님에게 서신을 보냈다.

”요사이 “선인전(禪人傳)”을 살펴보니 그대의 염송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 중에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무엇이 불전 안의 일입니까?'라고 물은 것에 대하여 그대는 이렇게 염송하였다.


하나의 해골 속에

하늘땅을 떠받쳐 주는 사람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須知一个髏裡

而有撐天地人


그런데, 나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이는 잘못된 기록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

양기(楊岐)의 자손들은 결코 어떤 인지 [鑑覺] 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만일 인지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음계(陰界)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데 어떻게 선문의 특별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도 게송을 하나 지어 부질없이 그대의 귀를 더럽힐까 한다.


홀로 위태로운 경지에 서지 않고서는 기연이 높지 못한 법

조주 노스님은 흠집없는 하나의 옥

당두노인 불전 속의 일을 곧바로 가리키시니

어른거리는 눈 속에 헛꽃을 모두 없애 주었도다.

不立孤危機未峻  趙州老子玉無瑕

當頭指出殿裡底  剗盡茫茫眼裡花


내 생각으로는 정공이 “인지'를 인정한 것에 대한 오거스님의 비판을, 나호스님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까지는 잘한 일이다. 그러나 그(나호)가 오거화상의 이 송이 선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데 대하여서는 반드시 잘한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또한 “조주노자옥무하(趙州老子玉無¿)'와 “잔진망망안리화(盡茫茫眼花)'라는 구절도 인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이를 애써 참지 못하고 오거화상의 송에서 네 글자를 바꾸어 송을 하는 바이니 이것도 후학의 비판을 기다린다.


홀로 위태로운 경지에 서지 않아야 비로소 기연이 높아지는 법

조주 노스님은 옥에 흠집이 생겼네

당두노인 불전 속의 일을 곧바로 가리키시니

어른거리는 눈 속에 헛꽃이 덧붙는구나.”

不立孤危機始峻  趙州老子玉生瑕

當頭指出殿裡底  添得得茫茫眼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