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제10장) 9. 경전을 지송하여 수명을 연장하다〔誦經延壽〕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20:59

 

 

 

양(梁)나라 지장(智藏 : 458~522)스님은 오군(吳郡) 사람으로 종산 (鍾山) 개선사(開善寺)에 있을 때 상(相)을 보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법사께서 총명이 세상을 뒤덮고 있지만 애석하게 수명이 길지 못하여 31세에 그쳤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때 스님의 나이는 29세였다.  

이 때부터 강론을 그만두고 경장(經藏)을 살피던 중 금강경(金剛經)을 보고 정성을 다해 독송하면서 예불 참회하기를 주야로 그치지 않았다.  

수명의 기한이 다하는 날에 이르자 공중에서 홀연히 말소리가 들렸다.

   “그대의 수명은 본래 다했으나, 반야(般若)의 공덕력(功德力) 때문에 배(倍)의 수명을 얻게 되었다.”

   그 후 전에 상을 보아주었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깜짝 놀라면서 그 이유를 헤아리지 못했다.  

스님이 그 일을 말해주자, 독경하는 힘〔經力〕의 불가사의함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찬탄하노라.

 

   길고 짧은 수명은 타고난 분수인데

   예불 참회하고 경전을 지송함으로써 수명이 연장되었으니

   숙인설(宿因設)을 폐지해야 하리라.

   아--, 잃어비린 띠〔帶〕를 주워서 되돌려주고

   요절할 상호가 없으졌으며

   개미를 물 건네주고도

   귀한 상호(相好)가 나타났다 하니

   사람의 능력으로도 천명을 돌릴 수 있는데

   더구나 불가사의한 3보(三寶)의 힘이겠는가?

   유독 한스러운 것은

   정성이 위의 두 스님만 못한 것일 뿐이다.

   풀무질하는 소리도 경전이 되고

   서로가 방아를 찧으면서도 예(禮)를 이룬다 하였는데

   감응의 실마리가 안 보인다고 어찌 괴이하게 여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