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願 文 / 이산영선사발원문 怡山然禪師發願文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7:23
 

 

願 文

 

이산영선사발원문 怡山然禪師發願文[1]

 

歸命十方調御師, 演揚淸淨微妙法, 三乘四果解脫僧, 願賜慈悲哀攝受. 但某甲, 自違眞性, 枉入迷流, 隨生死以飄沉, 逐色聲而貪染, 十纏十使, 積成有漏之因, 六根六塵, 妄作無邊之罪, 迷淪苦海, 深溺邪途, 着我耽人, 擧枉措直,[2] 累生業障, 一切愆尤, 仰三寶以慈悲, 瀝一心而懺悔.[3] 所願, 能仁拯拔, 善友提携, 出煩惱之深源, 到菩提之彼岸. 此世福基命位, 各願昌隆, 來生智種靈苗, 同希增秀, 生逢中國, 長遇明師, 正信出家, 童眞入道,[4] 六根通利, 三業純和, 不染世緣, 常修梵行, 執持禁戒, 塵葉不侵,[5] 嚴護威儀, 蜎飛無損,[6] 不逢八難,[7] 不缺四緣,[8] 般若智以現前, 菩提心而不退, 修習正法, 了悟大乘, 開六度之行門, 越三祇之劫海, 建法幢於處處, 破疑網於重重, 降伏衆魔, 紹隆三寶, 承事十方諸佛, 無有疲勞, 修學一切法門, 悉皆通達, 廣作福慧, 普利塵沙, 得六種之神通, 圓一生之佛果. 然後, 不捨法界, 徧入塵勞, 等觀音之慈心, 行普賢之願海, 他方此界, 逐類隨形, 應現色身, 演揚妙法, 泥犁苦趣,[9] 餓鬼道中, 或放大光明, 或現諸神變, 其有見我相, 乃至聞我名, 皆發菩提心, 永出輪廻苦, 火鑊氷河之地, 變作香林, 飮銅食鐵之徒, 化生淨土, 披毛戴角, 負債含怨, 盡罷辛酸, 咸霑利樂, 疾疫世而現爲藥草, 救遼沉痾, 飢饉時而化作稻粱, 濟諸貧餒,[10] 但有利益, 無不興崇. 次期, 累世寃親, 現存眷屬, 出四生之汨沒, 捨萬劫之愛纏, 等與含生, 齊成佛道. 虛空有盡, 我願無窮, 情與無情, 同圓種智.

시방삼세 부처님과팔만사천 큰법보와

보살성문 스님네께지성귀의 하옵나니

자비하신 원력으로굽어살펴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참된성품 등지옵고무명속에 뛰어들어

나고죽는 물결따라빛과소리 물이들고

심술궂고 욕심내어온갖번뇌 쌓았으며

보고듣고 맛봄으로한량없는 죄를지어

잘못된길 갈팡질팡생사고해 헤매면서

나와남을 집착하고그른길만 찾아다녀

여러생에 지은업장크고작은 많은허물

삼보전에 원력빌어일심참회 하옵나니

바라옵건대

부처님이 이끄시고보살님네 살피옵서

고통바다 헤어나서열반언덕 가사이다.

이세상에 명과복은길이길이 창성하고

오는세상 불법지혜무럭무럭 자라나서

날적마다 좋은국토밝은스승 만나오며

바른신심 굳게세워아이로서 출가하여

귀와눈이 총명하고말과뜻이 진실하며

세상일에 물안들고청정범행 닦고닦아

서리같이 엄한계율털끝인들 범하리까.

점잖은 거동으로모든생명 사랑하여

이내목숨 버리어도지성으로 보호하리

삼재팔난 만나잖고불법인연 구족하며

반야지혜 드러나고보살마음 견고하여

제불정법 잘배워서대승진리 깨달은뒤

육바라밀 행을닦아아승지겁 뛰어넘고

곳곳마다 설법으로천겹만겹 의심끊고

마군중을 항복받고삼보를 뵙사올제

시방제불 섬기는일잠깐인들 쉬오리까.

온갖법문 다배워서모두통달 하옵거든

복과지혜 함께늘어무량중생 제도하며

여섯가지 신통얻고무생법인 이룬뒤에

관음보살 대자비로시방법계 다니면서

보현보살 행원으로많은중생 건지올제

여러갈래 몸을나퉈미묘법문 연설하고

지옥아귀 나쁜곳엔광명놓고 신통보여

내모양을 보는이나내이름을 듣는이는

보리마음 모두내어윤회고를 벗어나되

화탕지옥 끓는물은감로수로 변해지고

검수도산 날쌘칼날연꽃으로 화하여서

고통받던 저중생들극락세계 왕생하며

나는새와 기는짐승원수맺고 빚진이들

갖은고통 벗어나서좋은복락 누려지다.

모진질병 돌적에는약풀되어 치료하고

흉년드는 세상에는쌀이되어 구제하되

여러중생 이익한일한가진들 빼오리까.

천겁만겁 내려오던원수거나 친한이나

이세상 권속들도누구누구 할것없이

얽히었던 애정끊고삼계고해 뛰어나서

시방세계 중생들이모두성불 하사이다.

허공끝이 있사온들이내소원 다하리까.

유정들도 무정들도일체종지 이루어지이다.

[耘虛스님 옮김]

시방의 조어사調御師와 널리 선양된 청정하고 미묘한 불법과 삼승三乘과 사과四果의 해탈한 스님들에게 지성으로 귀의하나니, 원하건대 자비를 내리시어 애절히 여기시고 거두어 받아 주십시오.

다만 저희들이 참된 성품을 어기고부터 미혹한 물결 속에 그릇되게 빠져들어 나고 죽음을 따라 나부끼다 침몰하며 색과 소리를 뒤쫓아 물든 것을 탐하였으며, 십전十纏과 십사十使로 쌓아서 번뇌의 인因을 이루고 육근과 육진으로 망령되이 가없는 죄를 지으며 고통의 바다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삿된 길로 깊이 잠겨들어 나에게 집착하고 남의 것을 탐내며 굽은 것을 드러내어 바른 것에 던져 놓은 여러 생의 업장과 일체의 허물이 있음에 삼보의 자비를 앙망하며 한 마음 씻음으로 참회합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구원하여 주시고 좋은 벗들은 이끌어 주시어 번뇌의 깊은 근원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저 언덕에 도착하게 하옵소서.

이 세상의 복락의 바탕과 목숨의 지위가 각기 번창하고 융성하기를 바라오며, 내생에는 지혜의 종자와 영명한 싹이 함께 증장하여 빼어나기를 바라오며, 태어남에 좋은 나라를 만나고 성장하면서 밝은 스승을 만나며,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고 동자의 참된 마음으로 도에 들어가며, 육근六根은 두루 통하고 예리하며 삼업三業은 순수하고 조화로우며, 세상의 인연에 물들지 않고 항상 범행梵行을 닦으며, 금지된 계율을 잡아지녀 티끌만큼도 침범하지 못하게 하며, 위의를 엄히 단속하고 날아다니는 벌레도 상함이 없게 하며, 여덟 가지 어려움을 만나지 않고 네 가지 인연을 빠트리지 않으며, 반야의 지혜를 드러내고 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바른 불법을 닦고 익혀 대승의 진리를 깨달아 육도六度에 나다니는 문을 열고 삼아승지겁의 바다를 뛰어넘어 곳곳에 불법의 깃발을 세우고 겹겹의 의심의 그물을 깨뜨리며, 마군의 무리를 항복 받고 삼보를 이어서 융성하게 하며, 시방 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도 피로함이 없게 하고 일체의 법문을 닦아 배워서 모두 통달하게 하며, 복락의 지혜를 지어 티끌 수 모래 수와 같은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하며, 여섯 가지 신통을 얻어 일생의 불과佛果를 원만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한 후에는 이 법계를 버리지 않고 티끌과 수고로움의 세계로 두루 들어가 관음보살의 자비심과 같이 하고 보현보살 발원의 바다를 다니며 저 세계와 이 세계에서 그 부류를 좇고 그 형상을 따라 그에 응하는 색신을 드러내어 미묘한 법문을 연설하여 지옥의 고통이나 아귀의 길 가운데에서 혹은 큰 광명을 쏟아 내고 혹은 모든 신비로운 변화를 드러내어 나의 모습을 보거나 또는 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보리심을 내어 영원히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여주며, 불가마와 얼음강의 땅은 변하여 향기로운 숲이 되게 하고 구리를 마시고 쇠를 먹는 무리들은 깨끗한 땅으로 옮겨 태어나게 하며, 털 난 날짐승과 뿔 난 들짐승과 빚진 이와 원수들도 모두 괴롭고 쓰라림을 혁파하여 함께 이익과 복락에 젖어 들게 하며, 질병이 도는 세상에는 약초로 드러나서 고질병을 치료하여 주고 기근이 들 때에는 쌀이나 기장으로 화하여서 모든 가난하여 굶주린 이를 구제하여 주되 단지 이롭고 유익함이 있다면 일으켜 숭상하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누세의 원수거나 친한이나 현재의 권속들이 사생四生의 골몰에서 벗어나서 만겁 동안 얽매였던 애증을 버리고 중생과 더불어 나란히 불도를 이룰지어다.

허공은 다함이 있다 하더라도 나의 원력은 다함이 없을 것이니, 유정들도 무정들도 다 함께 일체종지를 원만히 하게 하여 주옵소서.

【1】然, 惠然.

【2】《傳》曰: 「擧直措諸枉.」 此則反是. 枉, 屈也; 直, 伸也. 擧人之屈, 置人之伸也.

【3】仰彼三寶以與樂拔苦, 滌我一心而改往修來也.

【4】《釋名》云: 「兒年十五曰童.」 童者, 獨也. 自七歲至十五歲, 皆稱童者, 以太和未散, 於色不染, 名曰童眞.

【5】永嘉云: 「無情, 罔侵塵葉, 有識, 無惱蟭螟; 幽澗, 未足比其淸, 飛雪, 無以方其素.」 不侵塵, 謂不掘地; 不侵葉, 言不壞生.《十誦》云: 「畵地作字, 一頭時輕, 兩頭時重.」 壞生可知.

【6】不傷微細飛蟲也.

【7】《成論》「菩薩說四輪, 摧八難: 一, 生中國輪, 能摧五難, 謂三途北洲及長壽天; 二, 修正願輪, 摧世智辯聰; 三, 植善因輪, 摧盲聾瘖啞; 四, 近善人輪, 摧佛前佛後.」 欲摧八難, 當習四輪.

【8】四緣: 一, 親近善友; 二, 親聞正法; 三, 思惟其義; 四, 如說修行也.

【9】泥犁, 此云無有, 無有喜樂. 或言墮落, 或言無處, 更無赦處.

【10】佛, 昔爲帝釋時, 遭飢歲, 疾疫流行, 醫療無功, 道殣相屬. 帝釋悲愍, 思所救濟, 乃變其形爲大蟒身, 僵尸川谷, 空中徧告, 聞者咸慶, 相率奔赴, 隨割隨生, 療飢療疾. 菩薩救世, 例多如此. 殣,《左傳》云: 路死人也.

【1】然은 혜연이다.

【2】《전》에 이르기를 「곧은 것을 들어 굽은 것에 놓는다」 하였는데 여기서는 그것의 반대이다. 枉은 굽은 것이요 直은 펴진 것이니, 사람들의 굽은 것을 들어 펴진 것에다 놓음이다.

【3】저 삼보를 우러러봄으로써 즐거움을 같이하고 괴로움은 제거하며, 나의 이 한 마음을 씻어서 고쳐가며 수행하다.

【4】《석명》에 이르기를 「아이가 15살이면 童이라 한다」 하였으니 童이란 곧 獨이다. 7살부터 15살 까지를 모두 童이라 일컫는데, 음양의 조화된 기운이 아직 흩어지지 않았기에 色에 물들지 않은 까닭에 이름하여 童眞이라 말하는 것이다.

【5】영가가 이르기를 「無情은 티끌이나 낙엽도 침범하지 않고 有識은 초명 벌레도 번뇌롭게 하지 않나니, 그윽한 산골의 물도 그 맑음에 비견되기 부족하고 흩날리는 눈도 그 흰 빛깔에 견줄 수가 없다」 하였는데, 티끌을 침범하지 않는다 함은 땅을 파고들지 않음을 일컬으며 낙엽도 침범하지 않는다 함은 생명을 파괴하지 않음을 일컫는다.《십송》에 이르기를 「땅에 획을 그어 글자를 쓸 때 한 차례로 하면 [그 죄가] 가볍고 두 차례로 하면 무겁다」 하였으니 壞生을 가히 알 수 있을 것이다.

【6】미세한 날벌레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

【7】《성론》에 「보살이 네 가지의 윤회를 설하여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는] 여덟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였다. 첫 번째는 中國에 태어나는 윤회로서 능히 다섯 가지 어려움을 극복함이니 三途와 北洲 및 長壽天를 말하며, 두 번째는 올바른 발원을 수행하는 윤회로서 세간의 얕은 지혜로 참다운 이치에 따르지 않음(世智辯聰)을 극복하였으며, 세 번째는 착한 인연을 심는 윤회로서 소경과 귀머거리 및 벙어리의 우환을 극복하였으며, 네 번째는 선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윤회로서 부처님이 계신 시기의 전후에 태어나는 불운을 극복하였다」 하였으니 여덟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응당 네 가지 윤회를 익힐 것이다.

【8】네 가지 인연이란, 첫 번째는 착한 벗을 친근히 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바른 법을 가까이하여 듣는 것이요, 세 번째는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말한 것과 같이 수행하는 것이다.

【9】‘니리’란 이곳 말로 하면 ‘있지 않다’이니 기쁨과 즐거움이 없다는 것이다. 혹은 ‘타락’이라고 말하며 혹은 ‘머물러 둠이 없음’ 더 나아가서 ‘용서하여 둠이 없음’이라고 말한다.

【10】부처님께서 예전에 帝釋이 되었을 때 흉년을 만났는데 질병이 만연하고 모든 치료가 효험이 없었기에 길에는 주검이 널려 있게 되었다. 제석이 슬퍼하고도 근심하여 구제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에 형체를 큰 이무기의 몸으로 변화시키고는 그 주검을 냇가와 골짜기에 던지고는 공중에서 두루 알리니 듣는 자들이 모두 기뻐하며 서로 달려와서 베어 먹는대로 그에 따라 생겨나니 굶주림과 질병이 치료되었다. 보살이 세상을 구제함은 예를 들면 대체로 이와 같다. 殣은《좌전》에서 말하기를 길에서 죽은 사람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