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산곡거사황태사발원문 山谷居士黃太史發願文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7:25
 

 

 

 

산곡거사황태사발원문 山谷居士黃太史發願文[1] 

 

昔者師子王, 白淨法爲身, 勝義空谷中, 奮迅[2]及哮吼, 念弓‧明利箭, 被以慈哀甲, 忍力[3]不動搖, 直破魔王軍, 三昧常娛樂, 甘露爲美食, 解脫味爲漿, 遊戱於三乘, 安住一切智, 轉無上法輪.[4] 我今稱揚稱性實語, 以身口意, 籌量觀察, 如實懺悔. 我從昔來, 因癡有愛, 飮酒食肉, 增長愛渴,[5] 入邪見林, 不得解脫. 今者對佛, 發大誓願. 願從今日, 盡未來世, 不復淫欲; 願從今日, 盡未來世, 不復飮酒; 願從今日, 盡未來世, 不復食肉. 設復淫欲, 當墮地獄, 住火坑中, 經無量劫, 一切衆生, 爲淫亂故, 應受苦報, 我皆代受. 設復飮酒, 當墮地獄, 飮洋銅汁, 經無量劫, 一切衆生, 爲酒顚倒, 應受苦報, 我皆代受. 設復食肉, 當墮地獄, 呑熱鐵丸, 經無量劫, 一切衆生, 爲食肉故, 應受苦報, 我皆代受. 願我以此, 盡未來際, 忍事誓願, 根塵淸淨, 具足十忍, 不由他敎, 入一切智, 隨順如來, 於無盡衆生界中, 現作佛事, 恭惟十方洞徹, 萬德莊嚴, 於刹刹塵塵, 爲我作證. 設經歌羅邏身, 忘失本源,[6] 惟垂加被, 開我迷雲. 稽首如空,[7] 等一痛切.[8] 

옛날에 사자왕이 희고 맑은 법으로 몸을 삼아 최상의 진리인 빈 골짜기에서 떨치고 일어나며 포효함에 바른 생각의 활과 밝고 예리한 화살을 지니고 자비와 애민의 갑옷을 입은 채 인욕하는 힘으로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으며, 곧장 마왕의 군대를 격파하고 삼매를 항상 즐기며 감로를 맛있는 음식으로 여기고 해탈의 맛으로 조미(漿)를 삼았으니, 삼승三乘에서 즐겨 노닐고 일체의 지혜에 편안히 머물며 위없는 법의 바퀴를 굴리셨다. 

내가 이제 그 성품에 맞는 참된 말로써 일컬어 찬양함에 몸과 입과 뜻으로써 헤아리고 관찰하며 실답게 참회하나이다. 

내가 예로부터 지내오며 어리석음으로 인해 애욕을 가졌으며 술 마시고 고기 먹음으로 애욕의 갈증을 증장시키고 삿된 견해의 숲으로 들어가 해탈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을 대하여 큰 서원을 발합니다. 원하건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음욕하지 않으며, 원하건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술 마시지 않으며, 원하건대 오늘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다시는 고기 먹지 않겠습니다. 

만약 다시 음욕하면 응당 지옥에 떨어져 불구덩이 속에서 머무르며 무량한 겁의 시간을 지내게 될 것이며 일체의 중생들이 음란한 까닭으로 마땅히 받는 괴로움의 과보도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만약 다시 술을 마신다면 응당 지옥에 떨어져 철철 넘치는 구리 쇳물을 마시며 무량한 겁의 시간을 지내게 될 것이며 일체의 중생들이 술로 인해 잘못 되어 마땅히 받는 괴로움의 과보도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만약 다시 고기를 먹는다면 응당 지옥에 떨어져 뜨거운 쇳덩이를 삼키며 무량한 겁의 시간을 지내게 될 것이며 일체 중생들이 고기를 먹음으로 마땅히 받는 괴로움의 과보도 내가 모두 대신 받겠습니다. 

원하건대 나는 이로써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인욕하는 일로 소원을 서약함으로써 오근五根과 오경五境이 청정하여지고 십인十忍을 빠짐없이 갖추어 다른 가르침으로 말미암지 않고 일체지一切智에 들어가 여래를 따라 순종하여 다함이 없는 중생계 가운데에서 불사를 이루어 드러내겠사오니, 삼가 생각건대 시방세계를 환히 통하는 만 가지 덕으로 장엄하신 불보살님은 수많은 국토마다 그리고 그 속의 티끌마다에서 저를 위해 증명하여 주십시오. 만약 가라라신을 지나며 본래의 소원을 잊어버린다면 오직 가피를 드리워 나의 미혹한 구름을 열어 젖혀 주시옵소서. 청정법신에 머리를 조아리오니 한결 같은 마음을 간절히 하옵니다. 

【1】太史黃庭堅, 字魯直, 號山谷居士. 初謁圓通秀禪師, 遂著發願文, 痛戒酒色, 日惟粥飯, 銳志參求. 後依晦堂, 一日, 侍堂山行次, 聞木犀花香, 釋然了悟. 木犀花, 桂花也. 

【2】振毛羽狀. 

【3】《阿含》有六種力: 小兒, 啼爲力; 女人, 嗔爲力; 國王, 憍爲力; 羅漢, 進爲力; 諸佛, 悲爲力; 比丘, 忍爲力. 

【4】上,《華嚴‧離世間品》偈, 有小異處. 

【5】愛爲輪廻之本, 渴者情愛之至也. 

【6】《名義集》明胎五位: 初七日, 名歌羅邏, 此云凝滑, 又云薄酪, 狀如凝酥; 二七日, 名頞部曇, 此云疱, 狀如瘡疱; 三七日, 名蔽尸, 此云凝結, 狀如凝血; 四七日, 名健南, 此云凝厚, 漸堅硬故; 五七日, 名鉢羅奢佉, 具諸形故. 

【7】經云, 法身如虛空. 

【8】等一者, 平等一心也. 

【1】태사 황정견은 자가 노직이요 호가 산곡거사이다. 원통 수선사를 처음 찾아 뵙고는 마침내 발원문을 짓고 술과 음욕에 관한 계율에 대해 절실히 느껴서 매일 단지 죽과 밥 만을 먹으며 첨예한 의지로 참구하였다. 후에 회당에게 의지하였는데, 하루는 회당을 모시고 산행을 하다가 목서화의 향기를 맡고는 확연히 깨닫게 되었다. 목서화는 계수나무의 꽃이다. 

【2】깃털을 흩날리는 모양이다. 

【3】《아함경》에서는 여섯 종류의 힘이 있다 하였으니, 어린아이는 우는 것으로 힘을 삼으며, 여인은 성냄으로 힘을 삼으며, 국왕은 교만함으로 힘을 삼으며, 나한은 전진하는 것으로 힘을 삼으며, 모든 부처님은 자비로 힘을 삼으며, 비구는 인내로 힘을 삼는다 하였다. 

【4】윗 부분은《화엄경》<이세간품>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 

【5】愛慾은 윤회의 근본이며 渴望은 애정이 도달하는 곳이다. 

【6】《명의집》에는 태아의 다섯 단계를 밝혀 놓았다. 첫 7일째를 ‘가라라’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凝滑(미끄럽게 엉겨 있음) 또는 薄酪(엷게 엉겨 있는 유즙)인데 그 형상이 마치 응결된 타락과 같다. 14일째를 ‘알부담’이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疱(천연두)인데 그 형상이 마치 종기나 천연두 같다. 21일째를 ‘폐시’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凝結인데 그 형상이 마치 응결된 핏덩이와 같다. 28일째를 ‘건남’이라 이름하니 이곳 말로 凝厚(두텁게 응고됨)인데 점차 견고하게 굳어지기 때문이다. 35일째를 ‘발라사거’라 이름하니 모든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7】경전에 이르기를 법신은 허공과 같다 하였다. 

【8】等一이란 평등한 하나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