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장로자각색선사좌선의 長蘆慈覺賾禪師坐禪儀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7:37
 

 

 

장로자각색선사좌선의 長蘆慈覺賾禪師坐禪儀[1]

 

學般若菩薩, 先當起大悲心, 發弘誓願, 精修三昧, 誓度衆生, 不爲一身獨求解脫. 爾乃放捨諸緣, 休息萬事, 身心一如, 動靜無間, 量其飮食, 不多不小, 調其睡眠,[2] 不節不恣.[3] 欲坐禪時, 於閒靜處,[4] 厚敷坐物, 寬繫衣帶, 令威儀齊整然後, 結跏趺坐, 先以右足安左䏶上, 左足安右䏶上. 或半跏趺亦可, 但以左足壓右足而已. 次以右手安左足上, 左掌安右掌上, 以兩手大拇指面相拄, 徐徐擧身前向. 復左右搖振, 乃正身端坐, 不得左傾右側前躬後仰, 令腰脊頭項骨節相拄, 狀如浮屠.[5] 又不得聳身太過, 令人氣急不安; 要令耳與肩對,[6] 鼻與臍對;[7] 舌拄上齶, 唇齒相着; 目須微開, 免致昏睡. 若得禪定, 其力最勝. 古有習定高僧, 坐常開目; 向法雲.圓通禪師[8]亦訶人閉目坐禪, 以爲黑山鬼窟,[9] 盖有深旨, 達者知焉. 身相旣定, 氣息旣調然後, 寬放臍腹, 一切善惡, 都莫思量. 念起卽覺, 覺之卽失. 久久忘緣, 自成一片, 此坐禪之要術也. 竊爲坐禪, 乃安樂法門, 而人多致疾者, 盖不善用心故也. 若善得此意則自然四大輕安, 精神爽利, 正念分明, 法味資神, 寂然淸樂. 若已有發明者, 可謂如龍得水, 似虎靠山; 若未有發明者, 亦乃因風吹火, 用力不多, 但辦肯心, 必不相賺. 然而道高魔盛, 逆順萬端, 但能正念現前, 一切不能留礙.[10] 如《楞嚴經》․《天台止觀》․《圭峰修證儀》, 具明魔事, 預備不虞者, 不可不知也. 若欲出定, 徐徐動身, 安詳而起, 不得卒暴;[11] 出定之後, 一切時中, 常依方便,[12] 護持定力, 如護嬰兒,[13] 卽定力易成矣. 夫禪定一門, 最爲急務, 若不安禪靜慮, 到遮裡, 總須茫然. 所以, 探珠宜靜浪, 動水取應難; 定水澄淸, 心珠自現. 故,《圓覺經》云: 「無礙淸淨慧, 皆依禪定生.」《法華經》云: 「在於閒處, 修攝其心, 安住不動, 如須彌山.」 是知超凡越聖,[14] 必假靜緣, 坐脫立亡, 須憑定力.[15] 一生取辦, 尙恐蹉跎, 况乃遷延, 將何敵業? 故, 古人云: 「若無定力, 甘伏死門, 掩目空歸, 宛然[16]流浪.」 幸諸禪友, 三復斯文, 自利利他, 同成正覺.

반야를 배우는 보살은 먼저 마땅히 대 자비심을 일으키고 커다란 서원을 발하여 삼매를 정미롭게 닦으며 중생 제도를 서약해야 할 것이니 한 몸 홀로 해탈을 구함이 되지는 말지어다. 그리고는 모든 인연을 버리고 만 가지 일을 쉬며 몸과 마음을 한결 같이하여 움직임과 고요함에 간격이 없이하며, 먹고 마심을 요량하여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게 하고 수면을 조절하여 너무 절제하지도 말고 너무 내키는대로 하지도 말라.

좌선하고자 할 때는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깔개를 두껍게 깔고 옷의 띠는 느슨하게 매되 위의를 가지런히 한 후에 결가부좌함에, 먼저 오른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고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는다. 혹은 반가부좌도 괜찮으니, 단지 왼 발로 오른 발을 눌러 줄 따름이다. 다음에는 오른 손을 왼 발 위에 편안히 올려놓고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뒤에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마주하여 서로 떠받치게 하고는 서서히 몸을 들어 전방을 향한다. 다시 좌우로 흔들고는 이에 몸을 바로하고 단정히 앉되 좌우로 기울거나 앞뒤로 굽히지 말아야 하며 허리의 등골뼈와 머리와 목덜미의 골절을 서로 떠받치게 하여 그 형상이 마치 부도浮屠와 같아야 한다. 또 몸을 너무 지나치게 솟구침으로써 호흡의 기운이 급하여 불안하게 하지 말아야 하며, 귀는 어깨와 더불어 수직이 되게 하고 코는 배꼽과 더불어 수직이 되게 해야 하며, 혀는 윗잇몸을 떠받치고 입술과 이는 서로 붙이며, 눈은 모름지기 가늘게 떠서 얼핏 잠드는 것을 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니, 만약 선정을 얻었다면 그 힘이 가장 수승할 것이다.

옛날에 선정을 익히던 고승이 있었는데 앉았을 때는 항상 눈을 뜨고 있었으며, 예전에 법운 원통선사 역시 눈을 감고 좌선하는 사람들을 꾸짖어 그것을 검은 산의 마귀 소굴로 여겼으니 대개 깊은 뜻이 있는지라 통달한 자는 알 것이다.

몸의 모습이 이미 안정되고 호흡의 기운이 이미 조절 된 연후에 배꼽과 배를 느슨히 풀어놓아 일체의 선과 악을 모두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라. 망념이 일어나거든 [망념이 일어났음을] 곧 깨달을지니 그것을 깨달으면 곧 없어질 것이다. 오래도록 반연하는 바를 잊으면 자연스레 집중을 이룰 것이니 이것이 좌선의 요긴한 방술이다.

가만히 생각건대 좌선은 곧 안락한 법문인데 사람들이 많이들 질병을 이루는 것은 대개 마음 쓰기를 잘하지 못한 까닭이다. 만약 이 뜻을 잘 체득하면 곧 자연히 육신이 가볍고도 편안해 질 것이고 정신이 상쾌하고도 날래게 될 것이며 정념正念이 분명하여 법의 맛이 정신을 도울 것이므로 고요히 맑고 즐거울 것이다. 만약 이미 깨달은 바가 있는 자라면 마치 용이 물을 얻은 것과 같고 흡사 호랑이가 산을 의지한 것이라 말할 수 있으며, 만약 아직 깨달음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또한 바람으로 인하여 불길을 부추기는 것이라 힘씀이 그리 많지 않으리니 다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힘쓰면 반드시 속임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도가 높아지면 마가 왕성하여 순조로움을 거스르는 경계가 만 가지로 나타날 것이니 단지 바른 생각이 앞에 드러난다면 일체의 것이 만류하거나 장애하지 못하리다. 예컨대《능엄경》과《천태지관》및《규봉수증의》등에서 마군의 일을 갖추어 밝혀 놓아서 조심하지 못하는 자에게 예비토록 하고 있으니 불가불 알아야 한다.

만일 선정에서 나오고자 한다면 서서히 몸을 움직임에 편안하고도 자세히 하여 일어나야지 갑작스레 해서는 안되며, 선정에서 나온 후에는 일체의 시간 중에 항상 방편에 의지하여 선정의 힘을 보호하여 가지되 마치 갓난애를 보호하듯 해야 곧 선정의 힘을 쉽게 이룰 것이다.

무릇 ‘선정’이라는 이 한 부문이 가장 급선무가 되니, 만약 편안히 선정에 들어 고요한 생각을 지니지 못하면 [죽음의] 경계에 이르러 모두 망연해질 뿐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구슬을 찾으려면 물결이 고요해야 하니 물이 움직이면 취하기가 응당 어려울 것이요, 선정의 물이 고요하고도 맑으면 마음의 구슬은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원각경》에 이르기를 「장애 없는 청정한 지혜는 모두 선정에 의지해 생겨난다」 하였고,《법화경》에 이르기를 「한가한 곳에 있으면서 그 마음을 닦아 거두어들이되 편안히 머물어 움직이지 않음이 마치 수미산 같을지다」 하였다.

이로서 알건대 범부를 초월하고 성현을 뛰어 넘으려면 필시 고요함의 반연을 빌릴 것이요, 좌탈坐脫하고 입망立亡하려면 모름지기 선정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 일생 동안에 끝장을 보고자 하더라도 오히려 차질이 날까 두렵거늘 하물며 이에 미적미적하면 무엇을 가지고 업에 대적하겠는가. 그러므로 옛 사람이 이르기를 「만약 선정의 힘이 없으면 죽음의 문에 달갑게 엎드려 눈을 가리고 텅 빈 채 돌아갈 때 의연히 물결 따라 흘러갈 지어다」 하였다.

바라건대 모든 선우禪友들이 이 글을 하루에 세 번 반복하여 읽어서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나아가 다른 이를 이롭게 함으로써 함께 바른 깨달음을 이룰지어다.

【1】眞州.長蘆.慈覺.宗賾禪師, 洛州.孫氏子, 嗣長蘆.應天禪師.

【2】意識昏迷曰睡, 五情暗冥曰眠.

【3】坐禪須調五事: 調心, 不沈不浮; 調身, 不緩不急; 調息, 不澁不滑; 調眠, 不節不恣; 調食, 不飢不飽. 今卽有二.

【4】無喧雜處名閑, 無憒鬧處名靜.

【5】此云聚相, 安聚骨相.

【6】釋上不得前躬後仰.

【7】釋上不得左傾右側.

【8】法雲.圓通.法秀禪師, 嗣天衣.義懷禪師.

【9】《四行論》「閉目入禪定, 是謂鬼魅心.」 大鐵圍山‧小鐵圍山中間, 日月光明不到處爲黑山, 群鬼咸萃焉. 言合眼而有坐馳之心故, 名黑山鬼窟.

【10】一切魔事, 無奈我, 何.

【11】急也, 又卒起貌.

【12】坐禪方法便宜.

【13】人之胸前曰嬰, 以小兒置之胸前, 以乳養之故, 曰嬰兒.

【14】超脫凡情聖解.

【15】坐化者無數而立亡者亦多, 鄧隱峯倒立而化, 若非禪定之力, 能如是乎?

【16】宛然猶依然也.

【1】진주의 장로 자각 종색선사는 낙주 손씨의 아들로서 장로 응천선사의 법을 이었다.

【2】의식이 혼미한 것을 睡라 하고 五根의 情이 어두운 것을 眠이라 한다.

【3】좌선할 때는 모름지기 다섯 가지를 조절해야 하는데, 마음을 조절함에 가라앉지도 말고 들뜨지도 말 것이며, 몸을 조절함에 느리게도 말고 빠르게도 말 것이며, 호흡을 조절함에 거칠게도 말고 [의식적으로] 부드럽게도 말 것이며, 수면을 조절함에 너무 절제도 말고 너무 마음대로도 말 것이며, 음식을 조절함에 너무 주리지도 말고 너무 배부르게도 말 것이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얘기하고 있다.

【4】시끄러움으로 인한 혼잡스러움이 없는 곳을 閑이라 하고 심란함으로 인한 혼잡스러움이 없는 곳을 靜이라 한다.

【5】[浮屠는] 이곳 말로 하면 聚相(형상을 모음)이니 유골을 온전히 모음을 말한다.

【6】위에서 말한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히지 말라’고 한 것을 풀어놓은 것이다.

【7】위에서 말한 ‘좌로 기울거나 우로 기울이지 말라’고 한 것을 풀어놓은 것이다.

【8】법운 원통 법수선사는 천의 의회선사의 법을 이었다.

【9】《사행론》에 「눈을 감고 선정에 들어가면 그것을 일컬어 귀신이나 도깨비의 마음이라 한다」 하였다. 대철위산과 소철위산 사이로 해와 달의 빛줄기가 도달하지 않는 곳이 흑산인데 귀신의 무리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한다. 눈을 닫으면 앉은자리에서 천리를 달음박질치는 마음이 생기기에 흑산의 귀신굴이라 이름함을 말한다.

【10】일체 마군의 일이 나를 어찌할 수 없는데 어쩌겠는가?

【11】급작스러움이며 또는 갑자기 일어나는 모습이다.

【12】좌선함에 있어서의 그 방법과 편의이다.

【13】사람의 가슴 앞부분을 嬰이라 하나니, 어린아이는 가슴 앞에 두어서 젖을 먹여 기르는 까닭에 嬰兒라 한다.

【14】범부의 애정을 초월하고 성인의 견해를 벗어남.

【15】앉은 채로 입적하는 자는 무수히 많으며 선 채로 입적하는 자 역시 많은데, 등은봉은 거꾸로 선 채 입적하였으니 만약 선정의 힘이 아니면 어찌 능히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16】宛然은 依然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