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무비스님

광명의 깃발이어라

通達無我法者 2008. 8. 13. 22:23

 

 

 

광명의 깃발이어라

 

불교를 받아 지니는 그 몸은 광명의 깃발이요

불교를 받아 지니는 그 마음은 신통의 창고이어라

受持身是光明幢   受持心是神通藏

수지신시광명당      수지심시신통장

-『천수경』

 

 

   승속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불자들이 맨 먼저 접하고 가장 즐겨 읽는 경전인 『천수경(千手經)』의 한 구절이다. 일반 불자들은 처음 불교를 만나면서, 그리고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행자 시절을 거치면서 입이 닳도록 외우는 구절 중의 하나다. 출가를 한 승려든 재가신자든 불교를 배우고 믿어서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잘 가르쳐준 대목이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읽는 경전에 들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받아 지닌다[受持]’는 말은 불교의 가르침을 믿고 공부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불교를 믿는 사람은 그 몸이 곧 광명의 깃발이기에 세상의 어둠을 밝힌다. 또한 불교를 믿는 사람은 그 마음이 곧 신통묘용의 창고이기에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모두 해결한다.

   부처님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큰 희생과 대가를 치렀다. 명예와 부귀와 권력이 보장된 왕자의 지위를 버렸다. 귀하신 몸으로 결연히 출가하여 수많은 스승들을 찾아 학문과 고행을 체험하였다. 그 고행이 얼마나 극심했던지 육신은 마치 죽어서 뼈만 남은 모습이었다. 6년간의 수행 끝에 드디어 크나큰 깨달음을 얻어 모든 존재의 실상을 꿰뚫어 보게 되었다.

   부처님을 스승으로 받드는 불자들은 세상 사람들을 참다운 이치[眞理]의 길로 이끌 책임이 있다. 이러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사찰에서는 새벽을 깨우는 도량석(道場釋)으로부터 기도를 드리는 의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천수경』으로 시작한다.

   『천수경』을 외우다가 이 구절에 이르면 저절로 몸에 힘이 솟는다. 아직은 부족한 법력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부처님이나 위대한 조사들처럼 세상의 무지몽매(無知蒙昧)함을 일깨우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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