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151

(제2장) 엄숙하고 바른 행〔嚴正之行〕1.비구니를 상대하지 않다〔禁拒女尼

엄숙하고 바른 행〔嚴正之行〕 1. 비구니를 상대하지 않다〔禁拒女尼〕 수(隨)나라 영유(靈裕: 518~605)스님은 정주(定州) 사람이었다. 대중에게는 편히 두 채〔堂〕를 쓰도록 하였으나 자신은 검소히 하여 살림살이를 갖추어 놓지 않았으며, 언행이 방자한 자는 물리쳐 버렸다. 특히 비구니에게는 결코 ..

(제1장)15. 홀로 사관을 지키다〔獨守死關〕

원(元)나라의 고봉 원묘(高峯原妙: 1238~1295)스님은 용수산(龍鬚山)에 9년간 살면서 싸리를 엮어 조그마한 암자를 만들고 겨울이나 여름이나 누더기 한 벌로 지냈다. 후에 천목산(天目山) 서암(西巖)의 바위 동굴 속에 배 모양의 조그마한 방을 꾸미고 현판〔榜〕에는 '사관(死關: 죽음의 관문)'이라고 써..

(제1장)14. 누더기옷에 한 끼만 먹다〔衲衣一食〕

송(宋)나라 혜희(慧熙)스님은 혼자서 살 뿐, 시중 드는 사람을 두지 않았다. 날마다 한 끼만 먹고 다른 사람의 시주를 받지 않았으며, 방으로 가는 길에는 한 가닥 왕래하는 자국뿐이며 나머지는 모두가 이끼로 덮여 있었다. 걸상도 중심부에만 앉아서 양쪽은 오래 비워둔 것처럼 티끌이 쌓여 있었다. ..

(제1장)13. 청정한 규약으로 대중을 가르치다〔誨衆淸約〕

송(宋)나라 자수 회심(慈受會深: 1077~1132)스님은 제자들과 문답을 나누는 소참(小參) 때에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명리를 잊고 담박(談薄)함을 달게 여기라. 세간의 마음이 적어지면 도의 마음 〔道念〕은 자연히 농후해진다. 변담산(匾擔山)스님은 일생을 도토리와 밤을 주워 먹고 살았으며, ..

(제1장)12.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할 줄 알다〔少欲知足〕

송(宋)나라 굉각(宏覺: 1240~1306)스님이 대중에게 훈계하셨다. "그대들은 이미 출가하였으니 감옥에서 풀려 나온 죄수와 같다.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할 줄 알아서 세상의 영화를 탐내지 말라. 배고픔과 목마름을 참고 무위도(無位道)에 뜻을 두라. 불법을 만났으니 열 번 아홉 번 죽었다 깨어나도 포기하..

(제1장)11. 사슴과 새를 벗으로 하다〔鹿鳥爲侶〕

후주(後周)시대 행인(行因)스님은 여산(廬山) 불수암(佛手巖)에 은거하여 살았는데 밤이 깊어질 때마다 한 마리의 사슴과 꿩이 돌집 곁에서 깃들어 쉬었다. 그렇게 오래됨에 자연히 친구처럼 길들여졌으므로 의심하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스님은 평생 제자를 받지 않았고 이웃 암자의 스님이 보살펴드..

(제1장)10. 연잎 옷을 입고 솔잎을 먹다〔荷依松食〕

당(唐)나라의 대매 법상(大梅法常: 752~839)스님은 마조스님께서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깨달았다. 그리고는 깊은 산에 은거하였으므로 그를 아는 이가 없었다. 하루는 그의 도를 존경하던 염관(鹽官)스님이 편지로 초청하니, 사양하고 가지 않으면서 게송을 부쳐 이렇게 말하였다. 못 ..

(제1장) 9. 시종으로 의심받다〔人疑僕從〕

당(唐) 나라 승원(承遠)스님은 처음 성도(成都)에서 수학하였고, 그 후에는 형산(衡山)의 서남쪽 바위굴에서 거처하였다. 사람들이 음식을 보내주면 먹고 보내주지 않으면 풀이나 나무열매를 먹을 뿐이었다. 그의 높은 도를 흠모하는 사람이 하루는 벼랑의 골짜기로 찾아갔다. 깡마른 몸, 때낀 얼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