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숭행록(緇門崇行錄) 151

(제7장) 3. 왕의 공양을 누리지 않다〔不享王供〕

요진(姚秦)의 불타야사(佛陀耶舍)가 고장(姑臧) 지방에 있을때, 진나라 왕인 요흥(姚興)이 사신을 보내어 스님을 초빙하고 후하게 선물하였으나 받질 않았다. 스님이 도착하였을 때는 왕이 직접 나아가서 영접하였다. 왕은 별도로 새 부서〔省〕를 신설하고 왕궁 뜰에 새로이 관사를 마련하며 갖은 물..

(제7장) 2. 맑고 한가한 모습을 존경하다〔衆服淸散〕

진(晋)나라 혜영(慧永)스님은 천태종의 종장(宗匠)인 혜원(惠遠)스님과 함께 여산(廬山)에 거처하고 있었다. 진남장군(鎭南將軍)인 하무기(何無忌)가 심양(尋陽)군수가 되자, 호계(虎溪)에 머물면서 평소부터 존경하던 혜영과 혜원스님을 청하였다. 혜원스님을 모시고 있던 100여 명의 스님들은 모두 단..

(제7장)고상한 행〔高尙之行〕-1.총애를 피하여 산으로 들어가다〔避寵入山

진(晋)나라에 도오(道悟)스님이란 분이 있었는데, 진(秦)의 요흥(姚興)이 그에게 승복을 벗고 자기를 보필해 달라고 졸랐다. 스님이 여러 차례 사양하였으나 왕이 들어주지 않았다. 가까스로 빠져 나와서는, "옛사람이 말하기를, '나에게 재물을 주는 자는 내 정신을 좀먹게 하는 마구니이며, 나를 이름..

(제6장)17. 자기 몸처럼 병을 간호하다〔看病如己〕

송(宋)나라 고암(高庵 : 1074~1132)스님은 운거사(雲居寺)에 살 때 어떤 납자가 병들었다는 말을 들으면 연수당(延壽堂 : 늙고 병든 이를 보살피는 간병실)으로 옮겨놓고 마치 자기 몸에 병이 든 것처럼 걱정하였다. 아침 저녁으로 병 문안을 하고 몸소 약을 달여서 먼저 맛을 본 후에 환자에게 먹였다. 혹 ..

(제6장)16. 계율을 베풀고 방생하다〔施戒放生〕

오대(五代) 때 영명 연수(永明延壽 : 904~975)스님은 영명사(永明寺)에 15년 동안 거처하면서 제자 1천 7백명을 출가〔得度〕시켰다. 천태산(天台山)으로 들어가서는 1만여 사람에게 계(戒)를 주어 득도시켰으며 항상 7중(七衆 :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사미. 사미니. 식차마나)에게 보살계(菩薩戒)를..

(제6장)15. 걸인들을 도와 구제하다〔贍濟乞人〕

당(唐)나라 담선(曇選)스님은 고양(高陽) 사람으로 흥국사(興國寺)에 거처하였는데 자비로 구제하기를 좋아하는 성품이라 재물을 쌓아두질 않았다. 큰 가마솥을 걸어두고 걸인들이 얻은 음식을 다 넣고 죽으로 만들어, 그들을 모두 앉혀놓고 스스로 알맞게 떠먹도록 하였다. 그들의 남루한 옷차림에 ..

(제6장)14. 길을 갈 때 우선 비질부터 하다〔行先執箒〕

당(唐)나라 혜빈(慧斌 : 574~645)스님은 연주(兗州) 사람으로 경론을 박식하게 연구하였다. 그 후 오로지 선(禪)을 닦아 자비로 구제하는 일에 힘썼다. 여름에 길을 갈 때면 항상 작은 벌레를 다칠까 봐서 비를 잡고 우선 쓸어냈다. 또한 시주물을 얻는대로 아무도 모르게 보시하였으며, 갖가지 착한..

(제6장)13. 질병을 간호하다 보살을 친견하다〔看疾遇聖〕

당(唐)의 지휘(智暉)스님은 중운사(重雲寺)에 머물면서 목욕탕〔溫室〕을 새로 짓고 스님들에게 목욕을 시켜 주며 물도 주고 약도 공급하였다. 어떤 비구가 백나병(白癩病)이 걸렸는데 대중들은 그를 싫어하였으나 지휘스님만은 안마하고 씻어 주면서 평상시와 같이 대해 주었다. 문득 신비한 빛과 좋..

(제6장)12. 더러운 질병도 싫어하지 않다〔穢疾不嫌〕

당(唐)나라 도적(道積)스님은 촉(蜀) 지방 사람으로 익주(益州) 복감사(福感寺)에 머물렀는데 성품이 인자하였다. 전염병이 든 자가 있었는데 살이 썩어 문드러져 더러운 냄새가 심하여, 냄새를 맡는 사람은 코를 싸 쥐었다. 스님은 그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다 주면서 행동과 마음이 전혀 다르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