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스님

1. 안심법문(安心法門)

通達無我法者 2007. 4. 6. 22:07

 

 

이번 법회는 참으로 의의 있는 희유(稀有)한 법회입니다. 경륜이 깊으신 대덕 스님들도 오시고, 또 우리 법사님, 거사님, 보살님들도 오셔서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법회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더러 우리 스님네들끼리 사흘이나 일주일이나 강의식 법문을 한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부대중(四部大衆)이 모인 가운데서 일주일씩이나 강의를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특히 한국이 아니라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이렇게 여여한 여러분들을 모시고 법문을 하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 대덕 스님들과 강사스님 그리고 주지스님들은 모두 참선방에서 20년 이상씩 공부를 하신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거사님들 가운데는 법사도 여러분 계시고 학문적으로 높으신 박사들도 여러분 계십니다.

따라서 새삼스럽게 제가 법문을 할 만한 사실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때그때 분주히 지내다 보면 부처님의 핵심 사상을 놓치고서 그냥 현실 생활에 매몰되기가 쉽습니다. 그러한 우리 일상적인 부족을 이런 때 서로 피차 반조(返照)하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시대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전에는 동서 양 진영이 서로 겨루고 다투는데서 그때그때 긴장을 고조해 왔지만 이제는 한 쪽 공산세계가 붕괴(崩壞)되면서 더욱 혼란이 가중되어 오고 있습니다.

대체로 어떻게 하여야 우리 인류를 구제(救濟)할 것인가? 그런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관(價値觀), 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가치관을 우리는 어디서 구해야 할 것인가?

사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대부분의 혼란상은 주로 서구문화(西歐文化)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훌륭한 석학들이 다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만 서구(西歐)사상으로 해서는 앞으로 오는 21세기 이른바 새로운 문명에 있어서 참다운 지도원리(指導原理)를 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 위대한 분들도 역시 동양사상(東洋思想)이 아니면 앞으로 오는 새로운 시대의 지도 원리를 구할 수가 없다고 말씀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저희 불교인들은 더욱 확신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가르침, 다른 문화 현상들은 모든 것을 나누어 분열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부처님 가르침만은 모두를 하나로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람만이 본래 하나가 아니라, 자연계라든가 또는 어떠한 것이나 다 하나의 생명(生命)으로 보는 일원주의(一元主義) 사상이기 때문에 이른바 동일률(同一律)이라! 어떤 것이나 모두가 다 하나의 진리로 통합이 된단 말입니다.


따라서 불교 사상의 일원주의, 소위 동일률적인 사고방식, 이런 가르침만이 비로소 세계를 하나로 평화스럽게 묶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확신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