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백일법문을 마치며

通達無我法者 2007. 4. 30. 12:06

 

지금까지 약 100일 동안에 말한 것을 요약합시다.


중도(中道)는 선과 교를 통한 근본 입장입니다. 선은 중도의 실제 체험 법문이고 교는 중도의 이론입니다. 이론은 실천을 하기 위한 것이지 실천을 떠난 이론은 안 됩니다. 그래서 이론에 밝은 아난도 가섭에게 쫓겨난 후 깨쳐서 결집에 참여하였습니다. 이것이 선이라는 별전(別傳)의 시발점입니다.


별전이 인도에서는 달마까지 28대로 하고 다시 중국으로 내려왔는데, 거기서 표방하는 것은 실천법문에서는 ‘견성성불’입니다.


이 견성성불을 견성하여 성불한다는 식으로 나누면 잘못입니다. 견성이 즉 성불이고, 성불이 즉 견성입니다. 견성은 ‘자성을 깨쳤다’, ‘불성을 깨쳤다’, ‘진여본성을 깨쳤다’라는 말인데 불성이니 진여니 하는 것은 중도를 말하며 쌍차쌍조(雙遮雙照)인 진여를 말하는데, 즉 중도를 깨친 것이 견성이라는 것입니다. 중도를 바로 깨치면 우리 심리 상태가 대무심지이며 무념무생한 이것이 제8 아뢰야의 무기식을 확철히 깨어난 대원경지의 무심입니다. 대무심지에 들어가는 데 오매일여라는 관문이 있습니다. 몽중에도 완전 일여하면 7지 보살이고 잠이 꽉 들어서 일여하면 오매일여, 멸진정 이상의 제8 아뢰야 경지입니다.


조사스님 모두가 실지 오매일여 되어서 참으로 대무심지인 여기서 깨쳐 조사노릇을 하였지 누구든 오매일여, 몽중일여도 못된 데서 깨쳤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매일여 된 데서 죽어서 살아나지 못하면 제8 아뢰야 마계(魔界)입니다. 언구를 의심해서 제8 아뢰야 오매일여에서 확철히 깨쳐야 깨끗한 유리그릇 속 보배를 비추는 것과 같이 참 광명이 시방세계를 비춥니다. 무심경계가 되어도 깨친 경계가 아닙니다. 대무심지에서도, 오매일여한 경지에서 다시 깨쳐야 됩니다. 그래야만 견성이다 선이다 할 수 있습니다.


선종정맥사상은 육조스님 때 하택(荷澤)이 지해로 나가니까 지해종사라 수기했습니다. 그 뒤 규봉이 공부하여 화엄 5조가 되었습니다. 규봉이 돈오점수사상을 만들어서 번뇌망상 있는 그대로를 견성이라 하고 돈오라 하고 달마선이라 하였습니다. 그 후 규봉의 돈오점수사상이 죽어서 햇빛을 못 보았는데 보조스님을 만나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보조스님이 초년에는 잘 몰라서 규봉의 돈오점수사상을 달마선인 줄 알고 이에 의거해서 수심결을 짓고 결사문을 지었습니다. 그 후 사상이 크게 전환하여 간화결의에서는 대무심지가 되어도 화두를 부지런히 참구해서 크게 살아나야 하며, 이것이 선종이라고 하였습니다. 규봉이 말하는 해오는 선종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사구인 죽은 길로 들어가면 삼아승지겁이 벌어지고 막대한 노력과 시간 손해가 납니다. 우리는 경절문인 활구로 들어가서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