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 34
60 임제스님이 열반할 때 師臨遷化時에 據坐云, 吾滅後에 不得滅却吾正法眼藏이어다 三聖出云, 爭敢滅却和尙正法眼藏이닛고 師云, 已後有人問儞하면 向他道什麽오 三聖便喝한대 師云, 誰知吾正法眼藏이 向這瞎驢邊滅却고 言訖에 端然示寂하니라
임제스님이 열반하실 때 자리에 앉으셔서 말씀하였다. “내가 가고 난 다음에 나의 정법안장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삼성스님이 나와서 사뢰었다. “어찌 감히 큰스님의 정법안장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이후에 누가 그대에게 물으면 무어라고 말해 주겠느냐?” 삼성스님이 “할!”을 하므로 임제스님이 말씀하셨다. “나의 정법안장이 이 눈 먼 나귀한테서 없어질 줄 누가 알겠는가?” 말을 마치시고 단정하게 앉으신 채 열반을 보이셨다.
강의 ; 삼성스님은 임제스님의 근본 종지며 가풍인 “할!”을 한번하고는 눈 먼 나귀라고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정법안장이 그대의 손에서 사라지리라고 수기를 받았다. 삼성스님이 이 어록을 모아서 편찬하였다. 그로인해 임제가풍은 천년세월이 넘도록 온 천하를 뒤덮었다. 불교에 안목이 조금만 있어도 임제스님의 법을 이은 후손이라고 자랑이다. 임제스님을 모르면 불교를 안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스님 모든 불자가 전부 임제스님의 사상을 이어받은 법손이다. 망승(亡僧)의 축원은 필히 “속히 사바세계에 다시 오시어 임제문중에서 길이 인천의 안목이 되소서.”라고 한다. 이런 사실이 “나의 정법안장이 눈 먼 나귀에게서 사라지리라.”라는 뜻이다. 이쯤 되면 임제스님의 말뜻을 어록이 다 끝난 지금에 와서 조금은 짐작하리라.
대혜(大慧)스님이 게송을 남겼다. 瞎驢一跳衆皆驚 正法那堪付與人 三要三玄俱喪失 堂堂擺手出重城 눈 먼 당나귀가 한번 날뛰니 수많은 사람들이 놀라 자빠지는데 정법안장을 어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으랴. 삼요와 삼현을 모두 잃어버리고 겹겹의 성문을 당당하게 손을 털고 나오더라.
백운(白雲)스님이 또 게송을 남겼다. 劈破泰山雷未猛 照開滄海月非光 瞎驢滅却正法眼 直得哀鳴滿大唐 태산을 쪼개는 우레도 맹렬하지 못하고 창해를 뚫고 비추는 달도 빛이 아니다. 눈 먼 나귀에게서 정법안장이 사라짐이여 슬피 우는 울음소리 천하에 가득 하네
양무위(楊無爲)가 또 게송을 남겼다. 正法眼藏 瞎驢邊滅 黃蘗老婆 大愚饒舌 정법안장은 눈 먼 나귀에게서 사라지고 황벽스님은 자비스런 노파요 대우스님은 말 재주 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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