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자성(自性)ㆍ불성(佛性)을 참구(參究)합시다
●부처가 되기 위해 지켜야 할 보살의 계율
보살계는 모든 계율을 종합한 최상의 계율 보살계는 우리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를 하나의 자리, 하나의 진리에서 말씀하신 가르침입니다. 하나의 자리를 우리가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눈에 안 보인다 하더라도 모두가 하나의 진리뿐이다, 이렇게 알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그런 진리 밑에서 말을 바르게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바르게 해서, 불교말로 하면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진리에 맞추어서 행하는 것이 계율의 참다운 기초가 됩니다. 우리가 계율을 받을 때는 먼저 참회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과거세에 지은 허물을 다 뉘우치고 뉘우친 뒤에 그야말로 맑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청정계율을 받도록 하십시다. 연비(燃譬)라는 것은 우리 팔뚝이나 우리 손가락이나 우리 몸을 불로 지지면서 우리가 과거세에 지은 죄를 참회하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이 지켜야 할 계율에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불교의 법으로 해서 여러 가지 소승계도 있고 대승계도 있습니다마는, 보살계는 모든 계율을 다 종합한 최상의 계율입니다. 비구의 250계, 비구니의 348계 또는 10계라든가 여러 가지 계가 있습니다마는, 모든 계를 종합한 가장 중대하고 순수하며 청정한 계율이 바로 보살계인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보살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보살계를 받는 분들은 보살이 완전히 된 셈치고서 여러 가지로 자기 행동을 자기 스스로 경계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 보살계의 열 가지 무거운 계와 마흔여덟 가지 가벼운 계를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제일第一, 살생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불자들이여, 스스로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방편을 써서 죽이거나 찬탄하여 죽게 하거나 죽이는 것을 보고 기뻐하거나 또는 죽는 것 죽이는 모든 짓을 하지 말지니, 죽이는 원인이나 죽이는 연이나 또는 죽이는 방법이나 죽이는 업을 지어서 일체 생명이 있는 것을 짐짓 죽이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보살은 응당히 항시 변치 않는 그런 자비심과 효순심(孝順心)을 내어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구원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방자한 마음과 즐거운 생각으로 살생하는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니라."
바라이죄는 중죄란 뜻입니다. 단두죄(斷頭罪)라, 우리 목을 한 번 끊어버리면 목이 다시 제자리에 돌아갈 수 없듯이, 용서받지 못하는 그런 죄가 이른바 바라이죄입니다. 생명이 있는 것을 죽이는 것은 이렇듯 중죄인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보다 더 큰 죄여서 다시 용서받을 수가 없고,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은 조금 가벼운 죄에 해당해서 참회하면 용서받을 수가 있습니다. 생명이라 하는 것은 본래 하나의 생명이기 때문에, 다른 생명을 해치면 죽임을 당하는 그 사람만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살생하는 그 사람도 역시 똑같이 무거운 해를 당하는 것입니다. 금생에도 당할 수가 있지만, 우리 인간이란 과거나 현재나 미래 내생에도 끝없이 윤회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때엔가는 거기에 상응한 보복을 받는 것입니다. 마땅히 죽이는 그러한 살생죄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제이第二, 훔치지 말라 "너희 불자들이여, 일체 재물의 바늘 하나 풀 한 포기라도 짐짓 훔치지 말지어다. 보살은 마땅히 불성(자기 본성인 동시에 우주만유 또는 존재의 본성)에 효순한, 그런 마음과 자비심을 내어 항상 모든 사람들을 도와 법이 되고 즐거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남의 재물을 훔치는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니라."
우리는 우리 스스로 자기 인연에 맞는 거기에 항시 지족(知足)해야 합니다. 우리가 금생에 잘사는 것은 그냥 우연이 아니라 과거세에 틀림없이 잘살 만한 행동을 많이 했단 뜻입니다. 남한테 보시도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희생도 하고, 그렇게 금생에 복을 받을 만한 일이 과거세에 있었던 것입니다. 과거 전생도 그렇고 금생에 태어나서도 역시 그와 같이 베푸는 마음,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있는 분들이 금생에 잘살고 잘 되고 그러는 것입니다. 우리가 금생에 병치레도 많이 하고 그때그때 불행한 것은 꼭 거기에 상응하는 허물이 우리한테 있었던 때문입니다. 이것은 과거현재인과경이라, 과거에 살았던 그대로 거기에 걸맞는 여러 가지 불행을 받는 것입니다. 마땅히 그 원인이 없는 결과는 절대로 있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금생에 제아무리 못살고 그때그때 불행을 당한다 하더라도, 모든 존재가 본래로 하나의 생명이다, 이렇게 느끼면서 남한테 잘해 주고 베풀고 그러면 우리 운명은 바뀌는 것입니다.
제삼第三, 음란한 행위를 하지 말라 우리 인간들은 욕계에 나서 다른 욕심도 많지만 특히 남녀 이성간의 욕심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렁저렁 사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부처가 된다는 것은 우리 인간존재의 최상의 또는 최선의 의무입니다) 꼭 음욕(淫慾)을 끊어야 합니다. 우리 인생이 욕계나 색계나 무색계의 삼계에서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성불을 못하는 것인데, 우리는 욕계를 떠나고 색계를 떠나고 무색계를 떠나야 됩니다.
"너희 불자들이여, 불자로서 스스로 음란하거나 남을 시켜 음란하게 하거나 모든 이성에 대해 음욕심을 내어서는 안 되느니라. 보살은 응당 효순한 마음으로, 진리에 충실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널리 구원하고 청정한 법을 일러주어야 하거늘 도리어 모든 사람을 가리지 아니하고 음행을 하며 자비심이 없는 이는 보살의 무거운 죄니라."
음식욕이라든가 여러 가지 욕심이 많지만, 특히 남녀 이성간의 욕망이 제일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분들은, 이른바 성인들은 단연코 남녀간의 음욕을 단절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도 처음에는 결혼하셨지만, 나중에 진리에 눈뜨고 나서는 수행자가 되어 평생 동안 청정하니 수도와 교화에 자기 모든 힘을 바치시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우리 불자님들도 진리에 맞게 살려면 꼭 음욕을 절제하고 절제하다가 드디어는 꼭 끊어야 되는 것입니다. 신라 때 무상(無相)대사는 아주 위대한 분입니다. 왕자로 태어난 무상대사에게는 막내로 누이동생이 있었어요. 그 당시 신라는 여러 가지 부처님 법을 아주 숭앙하고 또 거기에 독실한 신앙을 두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무상대사의 막내동생이 혼기가 되어 혼담이 오가고 부모님의 강요 때문에 결혼을 안 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혼인날이 오니까 자기가 칼로 자기 얼굴에 상처를 입혔습니다. 얼굴이라는 것은 남녀간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생명의 상징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 소녀 신분으로, 더구나 왕녀가 자기 얼굴에 상처를 입혔으니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그렇게 얼굴에 상처를 내서 스스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습니다. 무상대사가 생각할 때 '저와 같이 아직 어린 소녀도 그렇게 했는데 대장부인 나라고 못할 것인가' 하고 역시 스스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된 후 중국에 들어가 굉장히 위대한 도인이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중국에 들어가서 공부를 많이 했지만 무상대사같이, 다른 나라 사람들을 아주 무시하고 멸시하는 그런 버릇이 있는 중국 사람들을 많이 제자로 삼고 위대한 도인이 되신 분은 드뭅니다. 그뿐만 아니라 티베트 불교에까지 영향을 주어 그 초창기에 많은 공로를 세우신 분입니다. 음욕, 음탕한 마음이란 것은 욕계 중생에 있어서 피하기가 무척 어렵지만 그래도 진리를 구한다고 생각할 때는 과감히 극복해야 되는 것입니다. 방탕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 말로가 뻔합니다. 건강도 유지하지 못하고 사업도 안 되고 또 가정도 지킬 수가 없단 말입니다. 우리 인간은 식욕과 음욕, 즉 욕계에서 가장 저속한 먹는 것과 남녀 이성간의 욕심, 이것을 못 떠나면 가치있는 큰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진리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그에 걸맞는 각오가 있어야 됩니다. 그런 결단심이 없이는 결코 진리를 얻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제사第四, 거짓말하지 말라 "너희 불자들이여, 보지 못한 것을 보았다 말하거나 본 것을 보지 못했다 말하여 몸이나 마음으로 거짓말을 하지 말지어다. 보살은 항상 바른 말을 하고 바른 소견을 가져야 하며, 또 일체 중생들에게도 바른 말과 바른 소견을 갖게 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일체 중생들에게 삿된 말과 삿된 소견, 삿된 업을 내게 하는 것은 보살의 무거운 죄니라."
우리가 계율을 지킬 때도 그냥 무엇무엇 꼭 지켜야 된다, 이와 같이 그냥 의무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보살계가 아닙니다. 보살계라는 것은 먼저 원리를 따져서 나와 남이 본래 둘이 아니라는, 일체 생명이 다 더불어 함께 성불의 길로 간다는 이런 기본적인 도리를 알아 행동도 거기에 따라야 보살계의 참다운 계율정신이 빛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불자님들은 보살계는 불성계인지라 내 생명이나 모든 존재의 근본생명이 불성이 아님이 없다, 이렇게 확실히 믿고 그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해야 진정한 보살계가 됩니다. 보살계의 열 가지 계율은 모두 무거운 계지만 이 무거운 계율 가운데서 4바라이죄라, 살생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음탕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이 네 가지가 가장 무거운 죄입니다. 네 가지 가운데에서도 자기가 진리를 모르면서 안다고 해서 남을 그릇 인도한다거나, 어떤 높은 경계를 증득하지 못하고서 내가 증명을 했다 하는 것은 대망어(大妄語)입니다. 대망어는 용서받지 못하는 허물입니다. 보통 거짓말은 대망어는 아니고 소망어(小妄語)입니다마는 이것도 역시 반드시 하지 말아야 됩니다.
제오第五, 술을 먹지 말고 팔지도 말라 우리 불자님들 가운데 조금쯤은 먹어도 무방하겠지 하고서 자시는 분들이 계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 들어보면 술이라는 것이 먹다 보면 취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어느 정도로 가늠하고 적당히 먹을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따라서 술은 아예 입에 대지 말고 또 가급적이면 술을 파는 직업도 갖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금생이란 것이 참 무상한 것인데,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의 생명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의 계율과 말씀에 어긋나는 것은 모두 다 금생뿐만 아니라 내생에 우리의 불행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은 그야말로 금석(金石) 같은 그런 계율입니다. 따라서 마땅히 부처님 계율을 어기게 하는 술을 먹는다거나 술을 판다거나 함으로 해서 우리 마음을 전도시키는, 우리 마음을 뒤바뀌게 하는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술 먹는 것은 4바라이죄에 속하는 무거운 죄는 아닙니다. 무거운 죄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그때그때 참회하면 그냥 즉시 소멸이 됩니다.
제육第六, 사부대중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우리 모든 존재의 행복을 위한 가르침인지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한다거나 또는 남들이 비방하도록 그대로 둔다거나 하는 것은 진리의 힘을 훼손시키고 진리의 힘을 없애버리는 행위입니다.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이 사부대중의 허물을 말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불법을 욕하고 불법을 헐뜯는 행위가 되어 불법의 소중한 가르침을 그만큼 줄어들게 한단 말입니다. 따라서 출가한 스님네인 비구나 비구니, 또는 집안에 계시면서 닦는 보살님들 거사님들의 허물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허물이 있으면 자기가 스스로 그분을 만나서 가만히 충고하고 격려하고 그래야지, 대중 앞에서 비방하는 것은 우리 불법의 소중한 가르침을 그만큼 훼손시키는 것입니다.
제칠第七, 자신을 찬양하고 다른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 비겁한 사람들은 흔히 자기 것은 별것도 아닌 것을 칭찬하면서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은 그대로 봐주지 않고 비방하고 헐뜯는단 말입니다.
"보살은 응당히 일체 중생을 대신하여 남의 훼방을 받아서 나쁜 일은 자기에게 돌리고 좋은 일은 다른 이에게 양보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자기의 공덕을 드러내고 남의 착한 일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훼방을 받게 하는 이는 보살의 무거운 죄니라."
제팔第八, 자기 것을 아끼고 남을 욕하지 말라 "너희 불자들이여, 너희는 인색하지 말며 남을 인색하도록 가르치지도 말지니라. 보살이 나쁜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으로 돈 한 푼, 바늘 하나, 풀 한 포기라도 보시해 주지 아니하고 법을 구하는 이에게 한 구절의 법문과 한 마디의 게송도 일러주지 아니하고 도리어 나쁜 말로 욕설하는 이는 보살의 무거운 죄니라."
보살은 일체 가난한 사람이 와서 구걸하거든 그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남한테 베푼다는 것이 얼마만큼 어렵고, 또 끝도 가도 없이 공덕이 많다는 것을 느껴야 됩니다. 남들이 와서 구걸할 때 요구하는 모든 것을 과연 줄 수가 있습니까? 자기가 쓰다 남은 찌꺼기를 남한테 보시한다거나, 또는 아까운 마음으로 보시한다면 그것은 참다운 보시가 아닙니다. 보살의 보시라는 것은 원래 진리가 앞서야 한단 말입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말, 이것은 본래 나라는 존재가 고립적으로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고립적이지 않다는 것은 내 소유가 본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님들, 무아(無我) 무소유(無所有)란 말씀을 많이 들으셨겠지요. 우리 불자들은 진리에 비춰보면 어느 누구나가 다 마땅히 무아, 무소유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본래 없는 것이고, 나라는 존재가 본래 없으니 내 소유가 또한 본래 없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집이 없다고 내 집으로 쳐들어온다면 우리가 과연 양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참다운 불자라고 한다면 양보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과거 전생담을 보면 그때그때 눈물겹고 우리 보통사람들은 능히 참을 수 없는 그런 일이 많았습니다. 범이 새끼를 낳고 죽게 생기자, 자기 심장을 대꼬챙이로 찔러 일부러 피를 내어 그 새끼들한테 먹였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과거 전생에 그 외에도, 그때그때 여러 가지를 남한테 조금도 아낌없이 베풀었습니다. 그런 전생의 베풂으로 해서 금생에 석가모니 얼굴은 '삼십이상(三十二相) 팔십종호(八十種好)라, 그 얼굴 어디에도 찌푸린다거나 남을 미워한다거나 그런 빈축된 모습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원만덕상(圓滿德相), 부처님의 모든 행동은 그와 같이 과거 전생에서부터 차근차근 오랫동안 닦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전생부터 닦아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 마음이란 것은 그때그때 순간적으로 고치면 그로 해서 바로 성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진리라는 것은 저만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다 원만히 갖추고 있는 것이어서, 우리가 참회하고 그 순간 바른 마음을 먹고 바른 행동을 한다면 바로 성자의 지위로 비약적으로 올라갈 수가 있단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 마음의 신비로운 능력입니다. 우리 마음은 만능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자비 지혜 행복 능력, 모두를 다 갖추고 있어서 우리가 비록 지금까지 도둑질만 했다 하더라도 그만큼 참회하고 '내 마음은 원래 부처인데, 만공덕을 갖춘 부처인데, 내가 이런 생각을 할 것인가' 생각하고, 모든 존재는 나라는 것이 원래 없고 내 존재가 따로 없고 내 소유가 따로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하나의 생명이다, 이러한 평등무차별한 마음으로 남한테 베푼다면 순간적으로 비약하여 성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불자님들은 성자가 한 그대로는 못 따라간다 하더라도 이치만으로라도 나와 남은 본래 둘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사는 집,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 등은 모두 원래 내 소유가 아니다, 다만 내가 잠시간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됩니다. 행동과 이치로 아는 지혜는 우리 중생들한테 일치할 수가 없겠지요. 그러나 먼저 이치만이라도 알아두어야 그때그때 우리 행동도 이치에 따라갈 수가 있는 것이지, 이치를 모르면 우리 행동이 바로 나갈 수가 없고 또 한번 두번은 간다 하더라도 항시 어느 때나 변함없는 그런 착한 행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제구第九, 화내지 말고 참회하면 받아주라 "너희 불자들이여, 보살은 마땅히 모든 중생에게 착하게 대하여 다투는 일이 없게 하며 항상 자비심과 효순심을 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일체 중생이나 중생 아닌 물질을 대해서라도 나쁜 말로 욕설을 하고 폭행과 구타를 하고, 좋은 말로 참회하고 사과하여도 성낸 마음을 풀지 않는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니라."
이것은 자기 집안에서나 남한테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도덕적으로 무던히 행동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쉽게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생은 겉만 보니까 나누어서 천차만별로 보지만 그 속을 보고 그 성품을 보고 본체성을 본다면 모두가 하나의 생명 아닙니까? 하나의 생명도 그냥 보통 하나의 생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만능을 갖춘 하나의 생명의 빛이란 말입니다. 우주를 바로 보면 모두가 다 광명세계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우주의 상징되는 이름이 내내야 부처님의 명호(名號) 아닙니까? 나무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이나 모두가 다 부처님의, 이른바 우주생명의 이름이란 말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이란 것도 무량광불이라, 한도 끝도 없는 그런 생명의 빛이 부처입니다. 우리 참생명은 바로 무량광불입니다. 우리 생명뿐만 아니라 천지우주도 똑같습니다. 천지우주가 우리 생명과 절대로 둘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주의 근본자리에다 마음을 두고 참선도 하고 계율도 지켜야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 마음은 항상 편하고 남들과 화해 못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설사 자기 부모를 살해한 불구대천지 원수라 하더라도 용서해야 됩니다. 왜 그런가 하면 누군가 우리 부모를 살해했다면 원인 없이 그냥 살해한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생의 어느 때엔가는 살해당한 우리 부모가 누군가한테 못할 일을 했거나 죽였거나 그랬을 것이란 말입니다. 어떤 것이나 모두 다 원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때그때 누구한테나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그 사람이 나쁘다고 해서 욕을 하고 보복을 하면 원수된 마음이 더욱더 풀리지 않고, 그것이 풀리지 않으면 사회적으로도 그만큼 심각한 해악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제십第十, 삼보를 비방하지 말라 "너희 불자들이여, 자신이 삼보(三寶)를 비방하거나 남을 시켜 비방하게 하지 말지어다. 보살은 한 마디라도 부처님 비방하는 소리를 듣거든 마치 3백 자루 창으로 심장을 찌르는 것처럼 여겨야 할 것이어늘 하물며 자기 입으로 삼보를 비방하리오. 신심과 효순심을 내지 아니하고 도리어 악인과 사견을 도와서 비방하는 이는 보살의 무거운 죄니라."
아시는 바와 같이 부처님과 법과 부처님 법을 지키는 출가승이나 재가불자나 모두가 다 삼보 아닙니까?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보배가 삼보입니다. 따라서 어떤 것보다 귀중한 삼보, 부처님과 부처님 법과 부처님 법 따라서 실천하는 그런 분들을 우리가 비방하고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됩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여러 어진 이들이여, 보살의 열 가지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조목조목 따져서 일러주신 계율의 차서), 그 계율을 응당히 배워서 그 가운데서 낱낱이 티끌만큼도 범하지 말지니라. 만약 범하는 이는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며 또한 국왕의 자리와 전륜왕의 지위를 잃을 것이며 비구 비구니의 지위를 잃을 것이며 삼악도에 떨어져서 이 겁 또는 삼 겁을 지내도록 부모와 삼보의 이름도 듣지 못하리라. 이런 까닭에 한 가지라도 범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너희들 일체 보살이 지금 배우고 당래에 배울 것이며 이미 배웠으니, 이와 같은 열 가지 계를 응당히 배워서 권장하는 마음으로 받들어 가질지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시되 이미 열 가지 바라제목차, 열 가지 계율을 설하였으니 이제 마흔여덟 가지 가벼운 계율을 설하리라.
지금까지 부처님의 열 가지 무거운 계율을 알아보았습니다. 보살계는 그냥 의무적으로 무엇무엇 해라, 그것이 아니라 당위적으로 우리 스스로 자진해서 하는 중요한 대승의 계율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존재가 본래로 하나의 생명이라는 그 중요한 대전제를 꼭 마음에 두셔야 합니다. 이 사람을 보나 저 사람을 보나 자기 가족간에 또는 사회에서 상대편을 자기와 다른 존재로 보지 말고 '본래 바탕은 한 생명이다'라는 하나의 생명자리에 비추어 보고서 계율을 지켜야 보살의 대승계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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