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스님

[마음] 참다운 자성, 불성을 참구합시다 3

通達無我法者 2007. 12. 1. 10:42
 
참다운 자성(自性)ㆍ불성(佛性)을 참구(參究)합시다


인간다운 인간, 자기 본래면목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우리가 참선을 왜 합니까? 사변적인, 이론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실상 자체가 되는, 불성하고 자기가 하나가 되는 그런 곳에 이르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곳에 이르지 못하면 깨닫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염불삼매에 드나 화두공안 삼매에 드나 그건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허상을 떠나서 참다운 실상을 찾아가기 위해서 우리 마음을 오로지 실상경계에다 멈춰야 합니다.
우리 업장이 가벼우면 하루이틀 앉아도 다 깨닫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지은 업이 너무 많습니다. 『능엄경』이나 대혜(大慧) 종고선사 어록에도 이런 법문이 있어요. 이즉돈오(理卽頓悟)라, 모든 존재의 원리는 다 분석해 놓고 보면 하나가 되고 일체 존재는 근원적인 실상으로 가야 되겠구나, 이런 것을 느낄 수가 있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본래면목이 부처다, 이렇게 쉽게 비약적으로 느낄 수는 있지요. 그렇게 느끼는 것을 가리켜서 일단 돈오(頓悟)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리는 그러하나 사비돈제(事非頓除)라, 그때그때 지어 내려운 업장은 빨리 다 녹아지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이야 모양이 없는 것이니까 마음으로는 그렇구나 해도 우리 몸에 붙어 있는 업장은 좀처럼 안 녹아집니다. 우리가 불경을 보고서 '아, 그렇구나' 하고 마음으로 납득하고 느낀다 해도 행동으로 옮길 때는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그렇기에 인차제이진(因次第而盡)이라, 점차로 계행도 지키고 염불도 하고 참선도 하고 그렇게 닦음으로 해서 차근차근 없어진단 말입니다.
업장이 가벼우면 빨리 없어지겠지요. 그러나 보통 차원에서는 단박에 될 수가 없으니까 삼동(三冬) 내내 결제에 들어가는 스님이나 재가불자님들도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 업장을 단박에 떼면 좋겠지만 그냥 단박에 다 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기 선근(善根) 따라서 차이는 있겠습니다마는, 우리가 적과 싸워서 조국을 지키는 것처럼 우리 본래면목을 찾기 위해서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분들은 다 성자가 됩니다. 참답고 바람직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결국은 성인 아닙니까? 성인이 참답고 바람직한 사람입니다. 자기 스스로가 다 바람직한 사람이 되어야 바람직한 사람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어떤 분야를 보나 참다운 아버지가 되고 참다운 어머니가 되고, 어떤 면으로 보나 정당한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이 가장 급선무고 최선의 일입니다. 좋은 아내가 되고 좋은 남편이 되고 음식을 잘 만들어서 맛있게 해드리고, 그런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런 것은 새발의 피에 불과한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은 인간다운 인간, 자기 본래면목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성자들은 모두 존재의 실상자리를 깨달은 분들
저는 살면서 그때그때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어요. 혼수상태가 되어 의식회복도 못한 때도 있었고, 그런 때는 죽더라도 한이 될 것이 없지요. 다행히도 공부를 좀 더 하라고 인연이 살려주어서 인연에 대해 감사합니다마는, 사실 우리 인간의 급선무는 자기 존재를 아는 것입니다. 자기 실상을 아는 것이지요. 존재의 실상을 가장 정활히 깨달으라는 가르침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예수님 가르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요단강에서 요한한테 세례를 받고 40일 동안 광야에서 금식기도를 모시면서 시련을 극복했습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시련을 극복할 때 자기라는 아견(我見), 아집(我執)을 다 떠나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성자가 되었지요.
마호메트도 히라산 동굴에서 3년 동안 명상을 했습니다. 3년 동안 명상할 때 번뇌가 녹아져서 하늘의 계시를 받고 그야말로 위대한 성자가 되었지요. 다만 그 시대상황 따라서 그때그때 적당히 방편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후대인들이 잘못 전해서 조금 이상한 대목이 있으나 적어도 세계적인 성자들은 모두가 다 공자나 노자나 소크라테스나 다 본래면목 자리, 생명의 근본자리, 모든 존재의 실상자리를 깨달은 분들이라고 봐야 합니다.

법희선열, 깨달음을 얻는 즐거움
그런 가운데서도 부처님은 구경각(究竟覺)을 성취하신 분입니다. 구경각이 무엇인가 하면, 조금도 흠절 없이 모든 것을 다 깨달아서 아는 것입니다. 다른 성인들도 위대하나 구경각까지는 못 갔다고 생각합니다. 저쪽 사람들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겠지요.
어떻든 간에 성자라 하는 분들은 자기 본래면목을 깨달은 사람이고, 또 성자만이 아니라 사유활동을 할 수 있는 정신능력이 있는 우리 인간들은 누구든지 깨닫기 위한 수행을 마다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이것이 최급선무입니다.
한 달이고 몇 달이고 참선을 하고 또는 몇 년이고 참선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이렇게 생각이 되시겠지요. 그러나 그렇지가 않아요.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고 잘못 하면 참선하는 것이 하나의 고된 작업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나 선지식들이 말씀하신 대로 여법(如法)하게 공부할 때는 법희선열(法喜禪悅)이라, 공부하는 환희심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르게 됩니다.
참선을 잘해서 참선 가운데 나타나는 여러 가지 정당하고 환희로운 경계를 맛본 사람들은 그만둘래야 그만둘 수가 없어요. 그와 같이 매력 있고 인간의 의의를 느끼는 그런 경계는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지위가 높고 재산이 많고 또는 명예가 있다 하더라도 그런 것은 우리가 참선할 때나 기도 모실 때 느끼는 그런 행복감과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 재가불자님이나 출가불자님들이 이따금 한 일주일씩 기도 모시러 오시는데, 만나보면 일주일이라도 얼굴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