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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생각을 그치는가. 답하되, 숨 속에는 색탐, 음, 진에, 우치, 애욕 등 다섯 가지가 없다. 이 또한 공이 된다. 몸 속의 마음을 지켜야 한다. 곧 마음이 몸에 있어서 관한다. 이를 몸 속의 마음이라 한다. 사람은 능히 마음을 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식을 하게 한다. 꾀로서 능히 마음을 제어하므로 다시 수식하지 않는다.
해설 '아나파나사티'법은 생각을 수에 집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 생각을 쉬라고 하니 어찌된 연유인가.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경에서 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각은 뜻이라고도 하고마음이라고도 하는데, 색(色), 곧 외계의 모든 것에 대한 탐심과 음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과 애욕 등 다섯 가지로 나타난다. 공의 경지로 향하는 이 다섯 가지는 본래 허망하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몸 안에 있으면서 사물을 관하여 아는 힘을 가지고 있다. 허망하면서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공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없는 속에 있는 것이다.
마음은 '몸 속에 마음이다.'고 한 바와 같이 몸 속에 확실히 있으나 공이기 때문에 불가득(不可得)이다. 그러므로 이 마음을 억제하여 마음을 쉬게 한다. 만일 마음이 허망하기만 하다면 쉬게 할 필요조차 없다. 반대로 마음이 공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면 억제할 수도 없다.
마음은 공이기 때문에 비어 있는 면을 공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 억제하며, 그러면서도 있기 때문에 이런 면을 보아서 지혜로써 억제하여 쉬게 한다. 마음은 제 스스로 억제되어 쉬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꾀로써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꾀가 바로 수식이다. 수식이 이루어지면 능히 마음을 억제하게 되니, 이때는 다시 수식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수식의 다음 단계인 상수(相隨)가 있고, 여기서 지(止)와 관(觀)으로 가서 드디어는 환(還)과 정(淨)에 도달된다.
여기서는 마음을 쉬게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공(空)의 실천이 곧 수식이라고 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공을 떠나서 있을 수 없으나 수식인들 어찌 공의 도리를 떠날 수 있으랴. 진실로 붓다의 지혜는 이러한 근본원리로부터 나옴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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