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좌선의 방법 (6) - 눈의 형태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20:22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좌선의 방법 (6) - 눈의 형태
 
뜨지도 감지도 않고, 산란한 마음 다스려야...

좌선시의 혀와 입, 눈의 자세에 대해서는 ‘혀는 윗 입천장을 지탱하듯 하며, 입술과 이는 서로 맞대라. 눈은 반드시 조금만 떠 졸음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좌선의〉)’고 되어 있다.

이나 혀는〈중아함경〉‘염신경’의 ‘몸을 관찰해 수행하는 비구는 이와 이를 서로 붙이고 혀는 윗 입천장에 갖다 붙인다’라는 구절을 포함해〈선비요법경〉이나〈좌선용심기〉 등 이를 언급하고 있는 모든 자료에서 일치하고 있는 내용으로 ‘입을 다물고 이를 마주대며, 혀를 윗 입천장에 갖다 붙이는’ 형태를 말하고 있다.

눈을 감을 것인가, 아니면 떠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위〈좌선의〉와〈소지관〉에서도 달리 말하고 있듯 상이함이 있다. 일단〈선비요법경〉을 비롯한 수많은 선경(禪經)과〈정심계관법〉등 일부 전적에서는 감는 것을 말하고 있고, 오늘날의 위빠사나 수행법을 포함해 인도의 전통적 방법은 감는 것으로 되어 있다.

중국에서도 남악혜사는 15년을 눈을 뜨고 좌선한 혜성에게 3년만에 삼매에 들어 일체의 장애를 소멸케 하면서 “좌선할 때 눈을 감으면 도가 분명해지지만 눈을 뜨게 되면 곧바로 도를 잃게 되며, 이 둘을 비교하자면 천지만큼 차이가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러나〈무외삼장선요〉에서는 ‘눈을 완전히 떠서도 안되며, 완전히 감아서도 안된다. 크게 뜨면 마음이 산란해지게 되고, 감으면 혼침에 빠지게 된다’고 하며 눈을 적당히 뜨라고 하고 있고, 이는〈수선요결〉이나〈좌선의〉,〈보권좌선의〉,〈좌선용심기〉등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종색선사는 법운원통선사의 말을 인용하며 눈을 감고 할 경우 모든 빛이 차단되어 캄캄한 흑산의 귀신굴에 있는 것과 같다고 하고 있으며, 천태의 설을 계승하고 있는 종밀도 ‘천태가 겨우 바깥 빛을 차단할 정도라고 하고 있는 것은 완전히 눈을 감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원각경도량수증의〉)라고 하며 눈을 감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이로 보면 전래의 방법은 눈을 감는 것이었으나 중국으로 건너와 눈을 뜨는 방법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살필 수 있다. 그러나 완전히 뜨는 것이 아니라 미개(微開), 혹은 반개(半開)라고 하듯이, 조금만, 위의 내용처럼 빛을 차단할 정도로 뜨는 형태이다.

감을 것인가, 아니면 뜰 것인가의 외형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산란해지거나 혼침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여러 계층의 지도 경험에 의하면 처음엔 눈을 뜨는 것보다 감고 하는 것이 잘된다고들 한결같이 말한다. 그러나 조금만 익숙해지면 금방 조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조금 뜨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