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증일아함경 제35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4:41
[969 / 1393] 쪽
  
증일아함경 제35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40. 칠일품 ②
  [ 7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아유사강(阿踰闍江) 가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대균두(大均頭)는 한적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항상 공덕을 더하는 어떤 이치가 있을까, 그런 이치는 없을까?'
  
  균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균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까 한적한 곳에서 '혹 그 일을 하면 공덕을 더할 수 있는 그런 이치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지금 세존께 여쭈옵나니, 원컨대 말씀해주소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공덕을 더할 수 있느니라."
  "어떤 일들이 공덕을 더하게 합니까?"
  "공덕을 더하는 일곱 가지 일이 있으니, 그 복은 헤아릴 수 없고 또 그것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도 없느니라.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 이른바 족성자
  
  
1) 이 소경에 대한 이해를 도울 만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7번째 소경인 「세간복경(世間福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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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族姓子)나 족성녀(族姓女)가 승가람(僧伽藍)2)이 없는 곳에 승가람을 세운다면, 이것이 첫 번째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균두야,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승가람과 비구스님들에게 침상과 자리를 보시한다면, 균두야, 이것이 두 번째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균두야,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비구스님들에게 음식을 보시한다면, 균두야, 이것이 세 번째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균두야,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선여인이 비구스님들에게 비를 막을 옷을 보시한다면 균두야, 이것이 네 번째 공덕으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균두야, 족성자나 족성녀가 비구스님들에게 약을 보시한다면, 이것이 다섯 번째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균두야, 선남자나 선여인이 광야에 좋은 우물을 판다면, 균두야, 이것이 여섯 번째 공덕으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균두야,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길가에 집을 지어 선여인이 길가에 집을 지어 현재·미래·과거의 나그네들이 묵을 수 있게 한다면, 균두야, 이것이 일곱 번째 공덕으로서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균두야, 이것이 이른바 일곱 가지 공덕으로서 그 복이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다니거나 앉거나 혹은 목숨을 마치더라도 그 복은 그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른다. 그 덕은 헤아릴 수 없어 어마어마한 복이 있다고만 말하니, 이는 또한 바닷물을 말이나 되로 그 양을 셀 수 없어 어마어마한 물이라고만 말하는 것과 같다. 이 일곱 가지 공덕도 그와 같아서 그 복은 끝을 알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균두야, 선남자 선여인은 부디 방편을 구해 이 일곱 가지 공덕을 성취해야 하느니라. 이와 같나니 균두야,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균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승가라마(僧伽藍摩)라고도 하고 약칭으로 가람(伽藍)이라고도 하며, 중원(衆園)으로 한역하기도 한다. 승려들이 거처하는 동산을 뜻하는데 사원(寺院)의 통칭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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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고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해야 하느니라."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항상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고 깊이 사유하고 있습니다."
  "너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고 수행하는가?"
  "죽음에 대해 사유할 때 '이레 동안만 살 수 있다면 7각의(覺意)를 사유하여 여래의 법에서 많은 이익을 얻고, 죽은 뒤에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죽음에 대해 사유합니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야, 그것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방일하는 법이니라."
  또 다른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능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을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수행하고 사유하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엿새 동안만 살 수 있다면 여래의 바른 법을 사유한 뒤에 곧 목숨을 마치더라도 그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사유합니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야, 너도 또한 방일한 법이다. 그것은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 아니니라."
  또 다른 어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닷새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어떤 이는 나흘을 이야기하고, 또 어떤 이들은 사흘, 이틀, 하루를 이야기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들아, 그것 역시 방일한 법이다.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 아니니라."
  그 때 다른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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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능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을 수 있습니다. 제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고는, 다시 사위성을 나서 머물던 곳으로 돌아와 고요한 방에서 7각의를 사유하고 목숨을 마치면, 이것이 곧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야, 그것도 죽음에 대해 사유하고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너희 여러 비구들이 말한 것은 모두 방일한 행이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수행하는 법이 아니니라."
  
  그 때 세존께서 거듭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저 바가리(婆迦利) 비구와 같은 자라면 그는 곧 죽음에 대해 사유한다고 할 수 있다. 그 비구는 죽음에 대하여 잘 사유하고 이 몸의 지저분한 분비물과 더러움을 싫어하였다. 만일 비구가 죽음에 대해 사유하며 그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드나드는 호흡의 나가고 들어오는 횟수를 줄곧 생각하면서 그 사이에 7각의를 깊이 사유한다면, 여래의 법에 있어서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모든 행(行)은 다 비고 고요하여 생기는 것이나 사라지는 것 모두 허깨비로서 진실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드나드는 호흡 속에서 죽음에 대해 사유한다면 곧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걱정·괴로움·번민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함을 알라."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3)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이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3)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37권 151번째 소경인 「아섭화경(阿攝和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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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속히 준비하라. 내가 세존께 나아가 예배하고 문안드리리라."
  대왕은 곧 성을 나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여래께서는 무수한 대중들에게 에워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이 때 일곱 명의 니건자와 일곱 명의 옷을 벗은 사람과 일곱 명의 검은 범지와 일곱 명의 옷을 벗은 바라문이 세존 가까이 지나갔다.
  이 때 파사닉왕은 그 사람들이 세존 가까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멈추지 않고 지나가는 저 사람들을 보니 모두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며 집도 직업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 세상 아라한들 중에서 저들이 가장 우두머리가 되겠습니다. 왜냐 하면 저들은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극심한 고행을 닦으면서 세상의 이익을 탐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아직 진인(眞人) 즉 나한(羅漢)을 분별하지 못하시는군요. 옷을 벗었다고 아라한(阿羅漢)이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저것은 다 진실한 행이 아닙니다. 먼 과거로부터의 변화를 관찰해보아야 하고, 또 친해야 할 사람을 친할 줄 알고 가까이 할 사람을 가까이할 줄 아는지 관찰해 보아야 합니다.
  어째서인가? 아주 먼 옛날에 일곱 범지가 한 곳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매우 노쇠하였고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무 열매를 먹었습니다. 그들은 온갖 삿된 소견을 내어 제각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고행의 덕택으로 뒤에 큰 나라의 왕이 되거나 혹은 제석이나 범천이나 사천왕이 되자.'
  그 때 그 바라문들의 조상인 하늘의 스승 아사타(阿私陀)가 그 범지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곧 범천에서 사라져 일곱 바라문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하늘의 스승 아사타는 하늘의 복장을 버리고 바라문 모양을 하고는 맨 땅에서 경행하였습니다. 이 때 그 일곱 범지는 아사타가 경행하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제각기 성을 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탐욕스러운 자는 대체 누구기에 감히 우리 범행인(梵行人)들 앞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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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는가? 당장 주문을 외워 재로 만들어 버리리라.'
  그 일곱 범지는 곧 손으로 물을 움켜 그에게 뿌리면서 범지들은 주문을 외웠습니다.
  '너는 당장 재가 되라.'
  그렇게 바라문들이 성을 내었지만 그 하늘 스승의 얼굴빛은 더욱 단정해졌습니다. 왜냐 하면 자애로움으로 성내는 마음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일곱 범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계율에서 타락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처럼 성을 내는데 저 사람은 저처럼 단정하구나.'
  그 때 일곱 범지는 하늘의 스승에게 이런 게송을 읊었습니다.
  
  하늘인가 건달바인가
  나찰인가 귀신인가
  지금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우리들은 그것을 알고 싶구나.
  
  그 때 하늘의 스승 아사타가 즉시 게송으로 대답하였습니다.
  
  하늘도 아니요 건달바도 아니며
  귀신도 아니요 나찰도 아니네.
  하늘의 스승 아사타
  내가 바로 그라네.
  
  '나는 너희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일부러 저 범천에서 내려온 것이다. 범천은 여기서 너무 멀고, 제석천도 그러며, 전륜성왕도 될 수 없다. 그런 고행으로는 제석천도 범천도 사천왕도 될 수 없다.'
  그리고 그 하늘의 스승 아사타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마음 속엔 여러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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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 복장은 추하고 더럽구나.
  그저 부지런히 바른 소견을 닦아
  나쁜 길에서 멀리 떠나라.
  
  마음으로 계율 지켜 행을 깨끗이 하고
  입으로 말하는 행도 그와 같이 하며
  나쁜 생각에서 멀리 떠나면
  반드시 저 천상에 태어나리라.
  
  그 때 일곱 범지가 하늘의 스승에게 아뢰었습니다.
  '당신이 정말 하늘의 스승입니까?'
  
  그는 대답했습니다.
  '그렇다. 명심하라. 범지들이여, 벌거벗는다고 천상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런 고행을 닦는다고 반드시 범천에 태어나는 것도 아니며, 또 알몸을 드러내고 갖가지 고행을 일삼는다고 그 곳에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마음을 잘 거두어 움직이지 않게 하면 곧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대들이 익힌 그런 행으로는 천상에 태어날 수 없느니라.'
  대왕이여, 이 사실로 보더라도 옷을 벗었다 하여 아라한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범부는 진인(眞人)을 알아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진인은 범부들이 익히는 그런 행을 잘 분별합니다. 또 범부는 범부의 행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진인이라야 범부의 행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대왕께선 아셔야 합니다. 부디 방편을 구해 먼 과거부터 있어왔지만 현재에는 맞지 않는 줄 아셔야 합니다. 부디 이렇게 관찰해야 합니다. 대왕이여, 방편을 구해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 때 파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의 말씀은 너무도 시원스럽습니다. 이는 세상 사람이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라 일이 너무 많아 이만 돌아가야겠습니다."
  "왕께선 형편대로 하십시오."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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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가비라위국(釋翅迦毗羅衛國)의 니구루원(尼拘屢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고 니구루원에서 비라야(毗羅耶)로 가셔서 마을의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셨다.
  이 때 지팡이를 짚은 석가족 사람이 가비라월을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잠자코 서 있었다. 그 때 지팡이를 짚은 석가족 사람이 세존께 여쭈었다.
  "사문께서는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주장하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는 알아야 하오. 내 주장은 하늘이나 용이나 귀신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세상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고 또 세상에 머무르는 것도 아니오. 내 주장은 바로 이것을 말할 뿐이오."
  그러자 지팡이를 짚은 석가족 사람은 머리를 끄덕이며 찬탄하고는 곧 물러갔다. 이 때 여래께서도 곧 자리에서 일어나 본 처소로 돌아가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조금 전 저 동산에 앉아 있었는데 지팡이를 짚은 어떤 석가족이 나에게 찾아와 '사문께서는 무엇을 주장하시오'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주장하는 것은 하늘이나 세상 사람들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세상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머무르는 것도 아니오. 내 주장은 바로 이것을 말할 뿐이오'라고 대답하였다. 그랬더니 지팡이를 짚은 석가족 사람은 이 말을 듣고 곧 물러갔느니라."
  그 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4)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28권 115번째 소경인 「밀환유경(蜜丸喩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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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집착하지 않고 또 세상에 머무르지도 않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이 세상에 전혀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경우에도 탐욕에서 해탈하고 그 석가족의 의심을 끊어 잡생각이 없다. 내 주장은 바로 이것을 말할 뿐이니라."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셨다. 이 때 비구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아까 세존께서 하신 말씀은 그 뜻이 너무 간략하다. 누가 능히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까?"
  또 그들은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늘 존자 대가전연(大迦栴延)을 칭찬하신다. 지금 그 뜻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가전연뿐이다."
  이에 비구대중들은 가전연에게 말하였다.
  "아까 여래께서는 그 뜻을 너무 간략히 말씀하셨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 자세히 설명하고 낱낱이 분별해 이 사람들은 모두 이해시켜 주십시오."
  가전연이 대답하였다.
  "마치 마을의 어떤 사람이 진귀한 목재를 구하려고 마을을 나섰다가, 큰 나무를 보고는 곧 그것을 베어 가지와 잎사귀만 가지고 나무는 버리고 떠나는 것과 같군요. 지금 그대들도 그와 같아서 여래를 버려 두고 가지에서 목재를 찾는구려. 여래께서는 모든 것을 관찰하고 보아 세상을 빠짐없이 두루 비추시는 천상과 인간의 길잡이십니다. 여래께서 법의 참 주인이시니 그대들도 때가 되면 여래께서 그 뜻을 설명하시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여래께선 법의 참 주인으로서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존자께서도 세존께 수기를 받으셨으니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실 수 있습니다."
  가전연은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해 기억하십시오. 내가 그 뜻을 분별해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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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구들이 말하였다.
  "매우 좋습니다."
  이 때 비구들은 곧 그 가르침을 들었다. 가전연은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내 주장은 하늘이나 용이나 귀신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세상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머무르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해탈하였고 온갖 의심을 끊어 다시는 망설임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중생들은 다투기를 좋아해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는데, 여래께서는 또 '나는 거기에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탐욕의 번뇌[貪欲使], 성냄·삿된 소견·욕심세계의 번뇌, 교만의 번뇌, 의심의 번뇌, 무명의 번뇌로서 칼과 몽둥이의 고통스러운 과보를 초래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다투며 여러 가지 나쁜 행을 일으키고 어지러운 생각과 좋지 않은 행을 일으키게 합니다.
  눈[眼]으로 빛깔[色]을 보면 알음알이[識想]가 일어나고, 이 세 가지가 서로 인(因)이 되어 접촉[更樂]이 있게 되며, 접촉으로 말미암아 느낌[痛]이 생기고, 느낌으로 말미암아 지각[覺]이 생기며, 지각으로 말미암아 생각[想]이 생기고, 생각으로 말미암아 곧 헤아리게 되며 거기서 온갖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귀[耳]로 소리[聲]를 듣고, 코[鼻]로 냄새[香]를 맡으며, 혀[舌]로 맛[味]을 보고, 몸[身]으로 감촉[細滑]을 느끼고, 뜻[意]으로 법(法)을 알고는 곧 알음알이를 일으킵니다. 이 세 가지가 서로 인(因)이 되어 접촉이 생기고, 접촉으로 말미암아 느낌이 생기며, 느낌으로 말미암아 지각이 생기고, 지각으로 말미암아 생각이 생기며, 생각으로 말미암아 곧 헤아리게 되고 거기서 온갖 집착하는 생각을 일으킵니다.
  이것이 곧 탐욕의 번뇌, 성냄의 번뇌, 삿된 소견의 번뇌, 교만의 번뇌, 욕심세계의 번뇌, 어리석음의 번뇌, 의심의 번뇌로서 이것은 모두 칼이나 몽둥이의 변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여러 가지 변고를 일으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눈이 없고 빛깔이 없어도 접촉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또 '접촉이 없어도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옳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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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습니다. 또 '느낌이 없어도 집착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옳지 않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귀가 없고 소리가 없으며, 코가 없고 냄새가 없으며, 혀가 없고 맛이 없으며, 몸이 없고 감촉이 없으며, 뜻이 없고 법이 없어도 알음알이가 있다'고 말한다면 결코 그런 이치는 없습니다. 또 만일 '알음알이가 없어도 접촉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또 '접촉이 없어도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옳지 않습니다. 또 '느낌이 없어도 집착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옳지 않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눈이 있고 빛깔이 있으면 거기서 알음알이가 생긴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렇습니다. 또 '귀와 소리·코와 냄새·혀와 맛·몸과 감촉·뜻과 법이 있으면 거기서 알음알이가 생긴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그렇습니다. 여러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세존께서 '내 주장은 하늘이나 세상 사람이나 악마나 혹은 악마의 하늘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세상에 집착하지도 않고 세상에 머무르지도 않는 것이다. 나는 그 탐욕에서 해탈을 얻어 의심을 끊고 다시는 망설임이 없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이런 이유로 그 뜻을 간략히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대들이 만일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겠거든 다시 여래께 찾아가 이 뜻을 거듭 여쭈어 보십시오. 그리고 여래께서 무슨 말씀이 계시거든 잘 기억해 받들어 가지십시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가전연의 말을 듣고 옳다고 말하지도 않고 그르다고 말하지도 않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그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이 이치를 여래께 여쭈어 봅시다. 그리고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계시면 잘 받들어 행합시다."
  그 때 비구대중들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비구대중들은 조금 전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세존께 아뢰었다.
  그 때 여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전연 비구는 총명하고 말솜씨[辯才]가 있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만일 너희들이 내게 찾아와 그 뜻을 물었더라도 나 또한 그렇게 너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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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하였을 것이다."
  그 때 아난이 여래의 뒤에 있었는데,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의 이치는 너무도 심오합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길을 가며 갈증을 느끼다가 감로를 얻게 되었는데 그것을 맛보니 너무도 향기롭고 맛있어 아무리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도 그와 같아서 선남자나 선여인이 찾아간 곳에서 이 법을 듣는다면 싫증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아난은 거듭 세존께 아뢰었다.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가져야 합니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감로법미(甘露法味)'이다. 잘 기억해 받들어 가져야 하느니라."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1. 막외품(莫畏品)
  [ 1 ]5)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가비라위(釋翅迦毗羅衛)의 니구루원(尼拘屢園)에 계셨다.
  이 때 석가족 마하남(摩呵男)이 세존께서 계신 곳에 찾아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석가족 마하남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여래로부터 직접 이렇게 들었습니다.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3결사(結使)를 끊으면 수다원(須陀洹)을 이루리니, 이를 불퇴전(不退轉)이라 한다. 그는 반드시 도(道)의 결과를 이루어 다시는 어떤 외도들도 찾지 않고 또 다른 사람들의 말도 깊이 새기지 않을 것이
  
  
5)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3권 922번째 소경인 「편영경(鞭影經)」과 『별역잡아함경』 제8권 155번째 소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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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저는 난폭한 소나 말이나 낙타를 보면 곧 두려움이 생겨 온 몸의 털이 곤두서곤 합니다. 그 때 저는 '만일 내가 지금 이렇게 두려움을 품고 목숨을 마친다면 어디에 태어나게 될까'하고 생각합니다."
  세존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지 말라. 설사 목숨을 마친다 하더라도 세 갈래 나쁜 길에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을 소멸하는 세 가지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세 가지 이치란 무엇인가?
  설사 음욕에 집착해 번민과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고, 또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하더라도 이미 그런 음욕이 없어지고 나면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현세에서 고뇌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또 온갖 나쁘고 좋지 않은 법으로 자기를 해치려 했더라도 만일 그것이 없어지고 나면 곧 혼란스러움이 없어지고 근심 걱정이 없어질 것이다.
  마하남아, 이른바 이 세 가지 이치는 나쁘고 좋지 않은 법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모든 착한 법을 위로 올라오게 하느니라. 그것은 마치 소(酥)를 담은 병이 물 속에서 깨졌을 때 깨어진 조각들은 곧 물밑으로 가라앉지만 소는 물 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다. 그와 마찬가지로 온갖 나쁘고 좋지 않은 법은 아래로 가라앉고 모든 착한 법은 위로 떠오르느니라.
  마하남아, 알아야 한다. 나는 옛날 부처가 되기 전 우류비(優留毗)에서 6년 동안 고행할 때에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아 몸이 야위어 1백 살이나 먹은 사람 같았으니, 그것은 다 먹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 나는 일어나려고 하다가는 곧 땅에 쓰러졌다. 이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만일 내가 지금 죽는다면 어디에 태어나게 될까?'
  그리고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죽더라도 결코 나쁜 곳에는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치로 보아 즐거움으로 즐거움에 이를 수는 없다. 반드시 괴로움을 말미암은 후에 즐거움에 이를 것이다.'
  나는 그 때 선인굴(仙人窟)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때 어떤 니건자(尼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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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子)가 그곳에서 도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 니건자는 손을 들어 해를 가리키면서 햇볕에 맨몸을 드러내는 공부를 하고 혹은 쭈그리고 앉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니건자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왜 자리를 떠나 손을 들고 까치발을 하고 있는가?'
  
  그 니건자는 대답하였다.
  '구담이여, 알아야 한다. 옛날 우리 스승이 착하지 못한 것을 행하였다. 지금 내가 이렇게 고행하는 것은 그 죄를 소멸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몸을 드러내어 창피스럽고 욕을 당하지만 이것 역시 죄를 소멸시키는 것이다. 구담이여, 알아야 한다. 행(行)이 다하면 괴로움[苦]도 다하고 괴로움이 다하면 행도 다하며, 괴로움과 행이 다하면 열반에 이르게 된다.'
  그 때 나는 다시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그것은 그렇지 않다. 행이 다한다고 괴로움이 다할 수는 없고, 괴로움이 다한다고 행이 다해 열반에 이를 수도 없다. 다만 괴로움과 행을 다하면 열반에 이르게 된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 다만 즐거움으로 즐거움에 이를 수 없을 뿐이다.'
  니건자가 말하였다.
  '빈비사라왕(頻毗娑羅王)은 즐거움으로 즐거움에 이르니,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나는 그 때 다시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빈비사라왕의 즐거움이 어찌 나의 즐거움만 하겠는가?'
  '빈비사라왕의 즐거움이 당신의 즐거움보다 낫다.'
  나는 그 때 다시 그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빈비사라왕이 나를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움직이지 않게 할 수 있는가? 단 엿새·닷새·나흘·사흘·이틀 내지 하루만이라도 가부좌하고 앉아있게 할 수 있겠는가?'
  '아니다, 구담이여.'
  '나는 능히 가부좌하고 앉아 몸을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어떤가? 니건자여, 누가 더 즐거운가? 빈비사라왕이 더 즐거운가, 내가 더 즐거운가?'
  그러자 니건자는 '사문 구담이 더 즐겁다'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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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나니 마하남아, 부디 이런 방편을 구해 즐거움으로 즐거움에 이를 수 없고 반드시 괴로움에서 즐거움에 이르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마하남아, 마치 큰 마을 좌우에 세로와 가로 1유순에 물이 가득 찬 큰 연못이 있는 것과 같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한 방울의 물을 떴다면 어떤가? 마하남아, 어느 물이 많은가? 한 방울의 물이 많은가, 연못의 물이 많은가?"
  
  마하남이 대답하였다.
  "연못의 물이 더 많지 한 방울의 물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이것도 그와 같다. 현성의 제자는 모든 괴로움이 이미 다하고 다시는 생기지 않아 남은 것은 겨우 그 한 방울의 물과 같은 정도이다. 내 제자 중에서 가장 도가 낮은 사람도 일곱 번 죽고 일곱 번 태어남을 넘기기 전에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다. 다시 더 용맹스레 정진하면 곧 가가(家家)6)가 되어 도를 얻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마하남을 위해 거듭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는 그 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그 때 마하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나가바라(那伽波羅)7)는 녹야성(鹿野城)에 있었다.
  그 때 나이가 많은 어떤 늙은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는 옛날 존자 나가바라와 어릴 적 친구였다. 그 바라문은 나가바라를 찾아가 서로 문안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범지가 나가바라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즐거움 중에서도 최고의 즐거움을 누리는구려."
  나가바라는 물었다.
  
  
6) 18유학(有學)의 하나이다. 일래향(一來向)의 성자로 욕계(欲界) 수혹(修惑)의 3품 혹은 4품의 혹을 끊은 사람을 말한다. 가가(家家)란 인간에서 천인으로, 천인에서 인간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7) 팔리어로는 N gasam la이고 나가바라(那伽婆羅)라고도 하며, 용호(龍護)로 한역하기도 한다. 부처님의 시자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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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는 대체 무슨 이유로 '즐거움 중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누린다'고 말하는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레 동안에 아들 일곱을 잃었다. 그들은 모두 용맹스럽고 재주가 많았으며, 지혜는 따를 이가 없었다. 그리고 엿새 동안에 일꾼 열 둘을 잃었다. 그들은 부지런히 일하며 게으르지 않았다. 닷새 동안에 네 형제를 잃었다. 그들은 온갖 기술을 가져 못하는 일이 없었다. 나흘 동안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 분들은 나이 1백 세가 되어 나를 버리고 세상을 떠나셨다. 사흘 전에는 두 아내가 죽었다. 그들은 세상에 드물 만큼 얼굴이 단정하였다. 또 집안에 보배를 묻어둔 구덩이가 여덟 개 있었는데 어제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이처럼 지금 나에게 닥친 고뇌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존자는 지금 그런 재앙을 영원히 떠나 다시는 근심 걱정 없이 오직 도로써 스스로 즐기고 있다. 나는 이런 이유로 '즐거움 중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즐기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 때 존자 나가바라가 그 범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왜 그 사람이 죽지 않도록 방편을 쓰지 않았는가?"
  "나도 그들을 죽지 않게 하고, 또 재물을 잃지 않으려고 많은 방편을 썼었다. 때를 따라 보시해 온갖 공덕을 지었고, 하늘에 제사도 지내고 장로 범지들에게 공양하였으며, 온갖 귀신을 보호하고 주술도 외웠다. 또 별자리를 보고 점도 쳤으며 온갖 약도 만들었고 또 맛있는 음식을 곤궁한 이들에게 보시하는 등 이렇게 한 것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숨을 건질 수 없었다."
  그 때 존자 나가바라가 이런 게송을 읊었다.
  
  온갖 약초와 주술을 쓰고
  의복과 음식의 모든 도구
  보시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없이
  여전히 그 몸엔 괴로움만 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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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사당에 제사 드리며
  목욕하고 향과 꽃을 바쳐보았지만
  그 원인 살펴보아도
  그것을 고칠 방법 없었네.
  
  온갖 물건을 널리 베풀고
  정진하며 범행을 지켰지만
  
  그 원인 살펴보아도
  그것을 고칠 방법 없었네.
  
   이 때 범지가 물었다.
  "어떤 법을 행해야 이런 고뇌를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자 존자 나가바라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은혜와 사랑은 무명의 근본
  온갖 고뇌를 일으키나니
  그것이 남김없이 사라진다면
  곧 다시는 고통 없으리.
  
  이 때 그 범지는 이 말을 듣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록 늙었으나 아주 늙진 않았고
  하는 짓도 내가 제자 같으니
  원컨대 출가하여 도를 배워서
  이런 재앙을 벗어나게 해주오.
  
  그 때 존자 나가바라는 곧 그에게 세 가지 법의를 주고 출가해 도를 배우게 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그대 비구여, 이제 이 몸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관찰해 보라. 이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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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털·손발톱·이빨 따위는 어디서 왔는가? 또 몸뚱이의 피부·골수·창자·위 따위는 어디서 왔는가? 만일 여기서 떠난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러므로 비구여, 세상의 고뇌를 너무 근심하지 말라. 또 낱낱의 털구멍을 관찰하고 방편을 구해 네 가지 진리[四諦]를 성취하라."
  존자 나가바라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잡된 생각 버리고 너무 근심치 말라.
  오래지 않아 법안(法眼)을 얻으리라.
  무상한 행(行)은 번갯불 같으니
  이런 큰 행복은 만나기 어렵다.
  
  그 낱낱의 털구멍과
  나는 것 죽는 것의 근본을 관찰하라.
  무상한 행은 번갯불 같으니
  마음을 돌려 열반으로 향하라.
  
  이 때 그 장로 비구는 이 가르침을 받고 한적한 곳에서 그 이치를 사유하였다. 그리하여 족성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인 위없는 범행을 닦으려 하였고,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 때 그 비구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그 비구의 옛날 친구였던 어떤 하늘이 그 비구가 아라한이 된 것을 보고 곧 나가바라에게 찾아가 허공에서 이런 게송을 읊었다.
  
  이미 구족계를 받고는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집착 없는 도의 마음 얻어
  근원적인 악의 근본 떨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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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그 하늘은 다시 하늘 나라 꽃을 존자 위에 뿌리고는 곧 공중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 때 그 비구와 하늘은 존자 나가바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선(善)과 네 가지 법(法)을 관찰하면 현세에서 상인(上人)이라 불릴 것이다. 비구들이여, 어떻게 일곱 가지 선을 관찰하는가? 이른바 비구는 자애로운 마음[慈心]으로 첫째 방위, 둘째 방위, 셋째 방위, 넷째 방위를 가득 채우고 4유(維)와 상·하 또한 그렇게 하여 온 세상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가득 채운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기뻐하는 마음[喜心]·평정한 마음[護心]과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의 삼매 또한 그렇게 하고, 모든 감각기관을 온전히 갖추고 적당히 음식을 먹으며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비구여, 이와 같이 일곱 가지를 관찰해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어떻게 네 가지 법을 관찰하는가? 이른바 비구는 안으로 몸[身]을 관찰하여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몸이란 생각이 그치며, 밖으로 몸을 관찰하여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몸이란 생각이 그치며, 안팎으로 몸을 관찰하여 몸이란 생각이 그친다. 안으로 느낌[痛]을 관찰하여 느낌이란 생각이 그치고, 밖으로 느낌을 관찰하여 느낌이란 생각이 그치며, 안팎으로 느낌을 관찰하여 느낌이란 생각이 그친다. 안으로 마음[心]을 관찰하여 마음이란 생각이 그치고, 밖으로 마음을 관찰하여 마음이란 생각이 그치며, 안팎으로 마음을 관찰하여 마음이란 생각이 그치고 근심과 걱정을 없애 다시는 괴로움이 없게 된다. 안으로 법(法)을 관찰하여 법이란 생각이 그치고, 밖으로 법을 관찰하여 법이란 생각이 그치며, 안팎으로 법을 관찰하여 법이란 생각이 그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네 가지 법의 선을 관찰하느니라.
  비구들아, 만일 이와 같이 일곱 가지 선과 네 가지 법을 관찰하면 현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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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방편을 다해 일곱 가지 선을 갖추고 네 가지 법을 관찰하도록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8)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가비라월성(釋翅迦毗羅越城)의 니구루원(尼拘屢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북방으로 유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형편대로 하라."
  세존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사리불 비구에게도 하직을 고하였느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너희들은 가서 사리불 비구에게 하직을 고하라. 왜냐 하면 사리불 비구는 항상 범행을 닦는 이들에게 법을 가르치고 또 설법에 싫증을 내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설하셨다. 비구들은 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 물러갔다.
  그 때 사리불은 석시(釋翅)의 신사(神寺)에 있었다. 비구들은 사리불에게 가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많은 비구들이 사리불에게 아뢰었다.
  
  
8)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5권 108번째 소경인 「임경(林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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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북방으로 가서 세간을 유행하며 교화하려고 방금 세존께 하직을 고하고 오는 길입니다."
  사리불은 말하였다.
  "그대들은 알아야 합니다. 북방의 백성들과 사문 바라문들은 모두들 총명하여 그 지혜가 따르기 어렵습니다. 또 그 사람들은 찾아와 시험해보기를 좋아합니다. 만일 그들이 찾아와 그대들에게 '여러분은 무엇을 주장합니까'라고 묻는다면 이러한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생각입니까?"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만일 누군가 찾아와 묻는다면 우리는 이런 이치로 대답하겠습니다.
  '색(色)은 무상한 것이다. 무상한 것은 곧 괴로움이요, 괴로움에는 나[我]가 없다. 나가 없으면 공(空)이요, 공이기 때문에 나가 없고 그것은 공이다. 이것이 지혜로운 이가 보는 것이다.
  통(痛 : 受)·상(想)·행(行)·식(識) 또한 무상하고, 괴로우며, 공이요, 나가 없다. 그것이 진실로 공이면 그것은 나가 없고 공이다. 이것이 지혜로운 이가 배우는 것이다. 이 5성음(盛陰)은 모두 공하고 모두 고요하며, 인연으로 모인 것으로서 모두 없어짐으로 돌아가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그리고 여덟 가지 도(道)와 그에 따른 일곱 가지 법(法)이 있으니, 우리 스승의 말씀은 바로 이것이다.'
  만일 찰리나 바라문이나 백성들이 찾아와 우리의 주장을 물으면 우리는 이런 이치로 대답하겠습니다."
  그러자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대들은 마음을 굳게 가지고 가볍게 행동하지 마십시오."
  이 때 사리불은 비구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빠짐없이 설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여러 비구들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사리불이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어떻게 행해야 하는가?"
  비구들이 아뢰었다.
  "저희는 그 이치를 들으려고 멀리서 왔습니다. 설명하여 주십시오."
  사리불이 말하였다.
  
[990 / 1393] 쪽
  "그대들은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 이제 설명하리라."
  이제 비구들은 그 가르침을 받았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만일 일심으로 바른 소견[正見]을 늘 생각하면 염각의(念覺意)가 어지러워지지 않을 것이다. 바른 다스림[等治]이란 일심으로 모든 법을 늘 생각하는 법각의(法覺意)요, 바른 말[等語]이란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는 정진각의(精進覺意)며, 바른 업[等業]이란 모든 법을 낼 수 있는 희각의(喜覺意)요, 바른 생활[等命]이란 성현의 재물에 만족할 줄 알아 집과 재물을 모두 버리고 몸을 편안히 하는 의각의(猗覺意)이다. 바른 방편[等方便]이란 성현의 네 가지 진리를 얻어 모든 결박을 다 제거하는 정각의(定覺意)요, 바른 기억[等念]이란 4의지(意止)9)를 관찰하여 이 몸은 견고하지 않고 공하며 나가 없다고 보는 호각의(護覺意)이며, 바른 삼매[等三昧]란 얻지 못한 것을 얻고 제도하지 못한 이를 제도하며 증득하지 못한 이를 증득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 찾아와 어떻게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닦아야 하느냐고 묻거든 너희들은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왜냐 하면 어떤 비구든 이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닦는다면 그는 번뇌의 마음이 곧 해탈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그대들에게 거듭 말하리라. 어떤 비구든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사유하며 수행한다면 그는 두 가지 과보를 이루어 의심이 없어질 것이니, 아나함이 되거나 아라한이 되어 이런 일마저 버리게 될 것이다.
  만일 그것을 많이 행할 수 없다면 단 하루 동안만이라도 그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행하라. 그러면 그 복은 헤아릴 수 없고 아나함이나 아라한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분, 마땅히 방편을 구해 이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행하라. 그러면 의심 없이 도를 이룰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9) 4념처(念處)를 말한다.
[991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가섭(迦葉)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너무 늙어 젊은 기운이 조금도 없다. 그러니 장자들이 주는 의복과 음식을 받는 것이 좋겠다."
  대가섭(大迦葉)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그들의 의복과 음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누더기를 입고 때맞춰 걸식하는 것이 비할 바 없이 즐겁습니다. 왜냐 하면 미래에 분명 몸이 건강하면서도 좋은 의복과 음식을 탐내고, 선정에서 물러나 다시는 고행을 행하지 않는 비구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또 '과거 부처님 때의 비구들도 사람들의 초청을 받아들이고 옷과 음식을 받았는데 우리가 왜 옛 성인을 본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하며 가만히 앉아서 의복과 음식을 탐내기 때문에 법복을 버리고 좋은 옷[白衣]을 입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성현들의 위신이 없어지고 사부대중을 점점 줄어들게 할 것입니다. 성중이 줄어들면 여래의 절도 허물어지고, 여래의 절이 허물어지고 나면 경법(經法)도 쇠퇴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때 중생들은 더 이상 정기와 광명이 없게 되고, 정기와 광명이 없기 때문에 수명이 짧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세 갈래 나쁜 곳에 떨어질 것입니다. 마치 오늘날에는 많은 중생들이 지은 복이 많아 모두들 천상에 태어나듯이 미래에는 짓는 죄가 많아 모조리 지옥에 들어갈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가섭은 세상에 많은 이익을 주고, 세상 사람들의 좋은 벗이며 좋은 복밭이구나. 가섭아, 알아야 한다. 내가 반열반하고서 천년 뒤에는 비구들이 선정에서 물러나고 다시는 두타법(頭陀法)을 행하지 않을 것이니, 누더기를 걸치고 걸식하지 않으며 장자들의 초청을 탐내 그 옷과 음식을 받을 것이요, 또 나무 밑이나 한적한 곳에서 지내지 않고 장식한 방을 좋아할 것이다.
  또 대소변을 약으로 쓰지 않고 매우 달고 맛있는 약초만 집착할 것이요, 혹은 그 사이에서 재물을 탐내고 방을 아껴 늘 서로 다툴 것이다. 그러나 그
  
[992 / 1393] 쪽
  때에도 단월(檀越)들은 불법을 독실히 믿고 보시하기를 좋아해 재물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단월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모두 천상에 태어나지만 게으른 비구들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가섭아, 이와 같이 일체 행은 모두 무상하여 오래 보존할 수 없느니라.
  가섭아, 또 알아야 한다. 미래 세상에는 비구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도 가업을 익혀 왼쪽에는 아들을 안고 오른쪽에는 딸을 안을 것이며, 또 쟁(箏)과 피리를 불며 거리에서 걸식할 것이다. 그런 때라도 단월 시주들은 무궁한 복을 받을 것인데 하물며 오늘날 지성으로 걸식하는 자들에게 보시하는 사람들이겠는가? 가섭아, 이와 같이 모든 행은 무상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느니라.
  가섭아, 알아야 한다. 미래 세상에 어떤 비구들은 여덟 가지 도와 일곱 가지 법을 버릴 것이다. 그리고는 3아승기 겁 동안 모은 지금의 법보(法寶)를 미래 비구들은 노래로 부르며 여러 사람들 속에서 걸식하여 그것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 때의 단월들이 그런 비구들에게 공양하더라도 오히려 복을 받을 것인데 하물며 지금의 비구들에게 보시하는 이들이 복을 얻지 못하겠는가?
  나는 지금 이 법을 가섭과 아난 비구에게 부촉한다. 왜냐 하면 나는 이제 늙어 나이 80이 되었으니, 여래는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법보를 너희 두 사람에게 부촉하나니, 잘 기억하고 외워 끊어지지 않게 하고 세상에 널리 펼쳐라. 누구든 성인의 가르침을 막거나 끊는 자가 있으면 그는 변방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경법을 너희들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잊어버리거나 잘못 전하지 말라."
  그 때 대가섭과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무슨 이유로 이 경법을 저희 두 사람에게만 부촉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부촉하지 않으십니까? 여래의 제자 중에는 신통이 뛰어난 제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에겐 부촉하지 않으십니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천상이나 인간 중에서 가섭과 아난만큼 이 법보를 잘 받들어 가질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했고, 또 성문들 중에서도 너희 두 사람보다 뛰어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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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부처님 때에도 역시 두 사람이 경법을 받들어 가졌었다. 그러나 지금의 가섭과 아난 비구에 비하면 그대들이 훨씬 뛰어나고 묘하다. 왜냐 하면 과거의 여러 부처님 때에도 두타행을 행한 비구가 있었지만 그들은 법이 존재하면 그들도 생존하다가 법이 멸하면 그들도 멸하였다. 그런데 지금의 가섭 비구는 이 세상에 머물다가 미륵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한 뒤에 열반에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가섭 비구가 과거의 비구들보다 훌륭하다는 것이니라.
  또 아난 비구는 왜 과거의 시자(侍者)들보다 훌륭한가? 과거 여러 부처님의 시자들은 남의 말을 들은 뒤에야 이해하였지만 지금의 아난 비구는 여래가 말하기 전에 곧 이해하고 여래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난 비구가 과거 부처님의 시자들보다 훌륭하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가섭과 아난아, 내 이제 너희들에게 부탁하고 이 법보를 너희들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이지러지게 하거나 줄어들게 하지 말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행은 무상하여
  생긴 것은 반드시 없어진다네.
  생이 없으면 죽음도 없으리니
  이런 사라짐이 최고의 즐거움이라.
  
  그 때 가섭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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