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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근본을 알고 모든 중생들에게 널리 그 뜻을 설명하라." |
그 때 세존께서는 비사리성 백성들을 돌아가게 하려고 곧 큰 구덩이를 신통으로 만드셨다. 그래서 여래께서는 비구들을 데리고 저쪽 언덕에 계시고 그 나라 백성들은 이쪽 언덕에 있게 되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자기 발우를 허공에 던져 그 백성들에게 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
"너희들이 이 발우를 잘 공양하고 또 재주가 뛰어난 법사를 공양한다면 영원히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
세존께서는 그 발우를 주시고 곧 구시나갈국(拘尸那竭國)5)으로 가셨다. 그 때 구시나갈국의 5백여 역사(力士)들은 한 자리에 모여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우리는 다 같이 우리가 죽은 뒤에 그 이름이 널리 퍼지고, 자손들이 '옛날 구시나갈 역사들의 힘은 미치기 어렵구나'는 말을 전하게 할 만한 특별한 일을 하자." |
조금 뒤에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
'어떤 공덕을 지어야 할까?' |
그 때 구시나갈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네모 반듯한 큰 돌이 있었는데, 길이 120걸음에 너비는 60걸음이었다. |
"우리는 함께 이 돌을 세우자." |
그들은 온 힘을 다해 세우려 하였으나 도저히 세울 수가 없었다. 움직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들 수 있었겠는가? |
이 때 세존께서 그들에게 다가가 말씀하셨다. |
"동자들이여, 무엇을 하려 하는가?" |
동자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희는 얼마 전 '이 돌을 옮겨 대대로 이름을 전하자'고 의논하고는 이레 동안이나 힘을 썼지만 아직도 이 돌을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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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팔리어로는 Kusin r 이고 구시나라(拘尸那羅)·구시나갈라(拘尸那竭羅)·구이나갈(拘夷那竭)이라고도 하며, 상모성(上茅城)·각성(角城)으로 한역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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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여래가 이 돌을 들어보게 하고 싶지 않으냐?" |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이 돌을 들어 보소서." |
그 때 세존께서는 오른손으로 그 돌을 들어 왼손바닥에 놓으시더니 다시 허공으로 던졌다. 이 때 그 돌은 범천까지 올라갔다. 그 돌이 보이지 않자 구시나갈의 역사들은 세존께 아뢰었다. |
"그 돌은 지금 어디까지 올라갔습니까? 저희는 모두 볼 수가 없습니다." |
"그 돌은 지금 저 범천 위에 있느니라." |
"그 돌은 언제 이 염부리(閻浮利) 땅으로 내려옵니까?"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내 이제 비유를 들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면 스스로 아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범천에 올라가서 그 돌을 들어 이 염부리 땅으로 던지면 12년이 걸려야 이곳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래의 위신력에 감응한다면 지금 당장 돌아올 것이다." |
여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그 돌은 곧 돌아왔고 공중에선 수백 가지 하늘 꽃이 비처럼 흩날렸다. 이 때 5백여 명의 동자들은 멀리서 그 돌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모두 흩어져 달아났다. |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두려워하지 말라. 여래가 알아서 하리라." |
세존께서는 왼손을 쭉 뻗어 그 돌을 잡더니 오른손바닥에 세우셨다. 그 때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허공의 신묘한 하늘들은 온갖 우발연화(憂鉢蓮華)를 흩뿌렸다. |
그 때 5백 동자들은 모두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
"너무도 기이하고 너무도 특별하구나. 여래의 위신은 참으로 따를 수가 없다. 이 돌은 길이가 120걸음에 너비가 60걸음인데 그것을 한 손으로 세우시다니." |
이 때 5백 동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
"여래께서는 어떤 힘으로 이 돌을 움직이셨습니까? 신통의 힘입니까, 지혜의 힘입니까? 어떤 힘을 써서 이 돌을 세우셨습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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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통의 힘도 쓰지 않고 지혜의 힘도 쓰지 않았다. 나는 부모의 힘으로 이 돌을 세웠다." |
"여래께서 부모의 힘을 쓰셨다니,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어떤 것입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내 이제 너희들을 위해 비유로 말하리라. 지혜로운 이는 비유를 들면 스스로 아느니라. 동자들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열 마리 낙타의 힘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가라륵(迦羅勒)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와 가라륵 코끼리의 힘은 한 마리 구다연(鳩陀延)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니라. |
또 열 마리 낙타와 한 마리 보통 코끼리와……(내지)…… 구타연 코끼리의 힘도 한 마리 바마나(婆摩那)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가니류(迦泥留)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우발(優鉢)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발두마(鉢頭摩)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이 코끼리들의 힘을 합해도 한 마리 구모다(拘牟陀)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분다리(分陀利)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향(香) 코끼리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마리 마하나극(摩呵那極)의 힘보다 못하니라. |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나라연(那羅延) 한 명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전륜성왕(轉輪聖王) 한 명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아유월치(阿維越致)6) 한 명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보처보살(補處菩薩)7) 한 명의 힘보다 못하며,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보리수 밑에 앉은 보살 한 명의 힘보다 못하고, 또 그것을 합해 비교해도 한 여래가 부모에게 받은 몸의 힘보다 못하다. 나는 이제 부모의 힘으로 이 돌을 세웠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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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범어로 avinivartan ya이고 아비발치(阿鞞跋致)라고도 하며, 불퇴전(不退轉)이라 한역한다. 즉 성불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는 보살의 계위를 말한다. |
7) 다음 생에는 부처가 될 보살, 즉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을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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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동자는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
"여래께서 가지신 신통의 힘은 어떤 것입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옛날 내 제자 중에 목건련(目犍連)이라고 있었다. 그는 신통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자였다. 그와 함께 비라야죽원(毗羅若竹園)에 있을 때였다. 그 때 그 나라에 심한 흉년이 들어 사람들은 서로를 잡아먹었고 길에는 흰 뼈가 가득했었다. 그래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들은 구걸하기가 어려워 성중은 파리하게 여위었고 기운이 고갈되었다. 마을 사람들 역시 모두들 굶주린 낯빛으로 의지할 곳이 없었다. |
그 때 대목건련이 내게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
'지금 이 비라야(毗羅若)는 심한 흉년이 들어 걸식할 곳이 없고 백성들은 굶주려 살 길이 없습니다. 저는 여래께서 (이 땅 밑에는 너무도 향기롭고 맛있는 천연의 지비(地肥)가 있다)고 하신 말씀을 직접 들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 지비를 땅 위로 끄집어내어 백성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성중도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제자에게 허락해 주소서.' |
나는 그 때 목련(目連)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땅 속의 꾸물거리는 벌레들은 어디다 두려는가?' |
목련이 대답하였다. |
'한 손을 변화시켜 땅 모양으로 만들고 한 손으로 지비를 뒤집어 내면 그 꾸물거리는 벌레들은 다 제자리에서 편안할 것입니다.' |
'너는 무슨 마음으로 이 땅을 뒤집으려 하는가?' |
'제가 이 땅을 뒤집는 것은 마치 힘센 사람이 나뭇잎 한 장을 뒤집는 것과 같아서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
나는 그 때 다시 목련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목련아, 구태여 땅을 뒤집어 지비를 끄집어 낼 필요 없다. 왜냐 하면 중생들이 그것을 보면 모두들 두려운 생각이 들어 온 몸의 털이 곤두설 것이요, 또 모든 부처님의 절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
이 때 목련이 부처에게 말하였다. |
'그러면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 성중이 울단왈(鬱單曰)로 가서 걸식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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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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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목련에게 말하였다. |
'이 대중 가운데 신통이 없는 자들은 어떻게 그곳까지 가서 걸식하겠는가?' |
목련은 부처에게 말하였다. |
'신통이 없는 사람은 제가 그 국토로 데리고 가겠습니다.' |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 목련아, 과연 제자들이 거기까지 가서 걸식할 수 있겠느냐? 왜냐 하면 미래 세상에도 지금처럼 이렇게 흉년이 들어 걸식하기도 어렵고, 사람들도 제 얼굴빛이 아닌 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때 여러 장자와 바라문들은 비구들에게 (당신들은 왜 울단월로 가서 걸식하지 않습니까? 옛날 석가의 제자들은 큰 신통이 있어 이런 흉년을 만나면 모두들 울단월로 가서 걸식하여 스스로 구제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석가의 제자들은 신통도 없고 위엄스러운 사문의 행도 없군요)라고 말할 것이다. 그래서 비구들을 가벼이 여김으로써 그 장자 거사들로 하여금 모두 교만한 마음을 가져 한량없는 죄를 받게 할 것이다. 목련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저 비구 대중들이 모두 그곳으로 가서 걸식하는 것은 옳지 않느니라.' |
동자들아, 알아야 한다. 목련의 신통은 그 덕이 이와 같았다. 목련의 신통력을 계산하면 삼천대천세계를 빈틈없이 두루 채울 정도지만, 세존의 신통력만은 못해 그 백 배·천 배·수억만 배를 하더라도 비유로써도 견줄 수가 없다. 여래의 신통은 그 덕을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 |
동자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여래께서 가지신 지혜의 힘은 어떤 것입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옛날 내게는 또 사리불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그는 지혜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자였다. 이 큰 바다는 세로와 가로가 8만 4천 유순이나 되어 물이 가득 차 있고, 또 수미산은 높이가 8만 4천 유순에 물 속으로 들어간 부분도 그와 같으며, 또 염부리(閻浮里) 땅은 남북으로 2만 1천 유순에 동서가 7천 유순이나 된다. 이제 비교해 보자면, 그 네 바다의 물을 먹[墨]으로 삼고, 그 수미산을 나무껍질로 삼고, 이 염부리 땅의 초목으로 붓을 만들어 삼천대천세계 백성들로 하여금 모두 사리불 비구의 지혜로운 업을 쓰게 한다고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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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야, 알아야 한다. 설사 먹으로 삼은 네 바다의 물이 다하고 붓이 다하고 사람들이 모두 죽도록 쓴다 하더라도 사리불 비구의 지혜는 다 쓸 수 없느니라. |
동자들아, 이와 같이 그는 내 제자 중에서 지혜가 가장 뛰어난 자로서 사리불의 지혜를 능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사리불 비구의 지혜를 계산하면 삼천대천세계를 빈틈없이 두루 채울 정도지만, 여래의 지혜와 비교하려 한다면 그 백 배·천 배·수억만 배를 하더라도 비유로써도 견줄 수가 없다. 여래가 가진 지혜의 힘은 이와 같으니라." |
이 때 동자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
"혹 그 힘보다 더 큰 힘도 있습니까?"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물론 그 모든 힘을 능가하는 힘이 있다. 그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무상(無常)의 힘이다. 오늘 밤중에 여래는 쌍수(雙樹) 사이에서 무상의 힘에 이끌려 열반에 들것이다." |
그러자 동자들은 모두 눈물을 떨구며 이렇게 말하였다. |
"여래께서 열반하심은 어찌 이다지도 빠르단 말인가? 이제 세상은 안목을 잃게 되었구나." |
그 때 바라타(婆羅陀) 장자의 딸인 군도라계두(君荼羅繫頭)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 비구니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나신다는 소식을 들은 지 이미 며칠이 지났다. 지금 세존께 나아가 친히 뵙고 문안드려야 마땅하리라.' |
그 비구니는 곧 비사리성을 나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다가, 비구 대중들과 5백 동자들을 거느리고 쌍수 사이로 가시는 부처님을 멀리서 보았다. 그 비구니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
"저는 세존께서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실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여래는 바로 오늘밤 열반에 들 것이다." |
그러자 비구니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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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출가하여 도를 배웠지만 아직 소원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세존께서 저를 버리고 열반에 드시다니요.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소원을 이루도록 미묘한 법을 말씀해주소서."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괴로움의 근원을 사유하라." |
"정말 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정말 괴롭습니다, 여래시여." |
"네가 어떤 이치를 관찰했기에 괴롭다고 말하는가?" |
비구니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태어나는 괴로움·늙는 괴로움·병드는 괴로움·죽는 괴로움·근심하고 슬퍼하며 번민하는 괴로움·원수와 만나는 괴로움·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 그 요점만 말한다면 5성음(盛陰)이 곧 괴로움입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저는 이런 이치를 관찰했기 때문에 괴롭다고 말한 것입니다." |
그 때 비구니는 이 이치를 사유하고는 곧 그 자리에서 세 가지 통달한 지혜를 얻었다. 비구니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습니다. 원컨대 제가 먼저 열반에 들도록 허락하소서." |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
그러자 비구니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발에 예배하고는 이내 부처님 앞에서 몸이 허공으로 날아올라 열여덟 가지 신통을 부렸다. 다니기도 하고 앉기도 하며 경행하기도 하고 몸에서 연기와 불을 뿜기도 하였으며, 아무런 걸림 없이 자유자재로 솟아오르기도 사라지기도 하였고, 물과 불을 뿜어 온 허공을 가득 채우기도 하였다. |
그 비구니는 이렇게 무수한 신통변화를 부리고는 곧 무여열반의 세계에서 열반에 들었다. 그가 열반에 든 날 8만 천자는 청정한 법안(法眼)을 얻었다. |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내 성문 중에서 지혜가 민첩하기로 제일인 비구니는 바로 군도라 비구니이니라." |
그리고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너는 쌍수 사이로 가서 여래를 위해 북쪽으로 머리를 두도록 자리를 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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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
그는 세존의 분부를 받고 쌍수 사이로 가서 여래를 위해 자리를 펴고는 세존께 돌아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
"북쪽으로 머리를 두도록 자리를 폈습니다. 때를 알아서 하소서." |
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그 나무 사이에 펴놓은 자리로 가셨다. |
그 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자리를 펴되 북쪽으로 머리를 두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까?"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불법은 북천축(北天竺)에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북쪽을 향하도록 자리를 펴게 하였느니라." |
이 때 세존께서는 세 가지 법의를 제정하셨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지금 세 가지 법의를 나누어 제정하십니까?"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미래 세상의 단월 시주를 위해 이 옷을 나누어 제정하는 것이다. 그들이 복을 받게끔 하기 위해 옷을 나누어 제정하는 것이다." |
그리고 조금 있다가 세존께서는 입으로 오색 광명을 내어 온 사방을 두루 비추셨다. 그 때 아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
"또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지금 입으로 오색 광명을 내시는 겁니까?"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나는 조금 전 이렇게 생각하였다. |
'과거 도를 이루기 전에 나는 오랫동안 지옥에서 뜨거운 쇠 구슬 삼켰었고, 혹은 풀과 나무를 먹고 이 4대(大)를 기르기도 했으며, 혹은 노새·나귀·낙타·코끼리·말·돼지·양이 되기도 했고, 혹은 아귀가 되어 이 4대를 기르기도 했으며, 혹은 사람이 되어 태에 들어가는 재앙을 겪기도 했고, 혹은 천상의 복을 누리며 천연의 감로를 먹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이제 여래가 되어 근원이 되는 힘으로 도를 깨달아 여래의 몸이 되었다.' |
이런 이유로 이처럼 입으로 오색 광명을 내는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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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금 있다가 입에서 미묘한 광명을 내니 먼저 광명보다 더 훌륭하였다. 그러자 아난이 다시 세존께 아뢰었다. |
"또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아까보다 더 훌륭한 광명을 내시는 겁니까?"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나는 조금 전 이렇게 생각하였다. |
'과거 모든 불세존들께서 열반에 드셨을 때, 남기신 그 법은 세상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
나는 거듭 사유하였다. |
'어떤 방법을 써야 내 법을 세상에 오래 존재하게 할까? 여래의 몸은 금강과 같은 몸이다. 나는 이 몸을 겨자씨만큼 잘게 부수어 세상에 널리 전해 미래 세상에 믿고 즐거워하는 단월로서 여래의 형상을 보지 못한 이들로 하여금 공양하는 인연을 짓게 하자. 그 복으로 말미암아 장차 네 가지 성(姓)의 집이나 사천왕·삼십삼천·염천(豔天)·도술천(兜術天:兜率天)·화자재천(化自在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날 것이다. 또 그 복으로 말미암아 장차 욕계·색계·무색계에 태어나고, 혹은 또 수다원의 도·사다함의 도·아나함의 도·아라한의 도·벽지불의 도를 얻고 혹은 부처의 도를 이룰 것이다.' |
이런 이유로 이런 광명을 내는 것이니라." |
이 때 세존께서는 몸소 승가리를 네 겹으로 접어 베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다리를 포개셨다. 그러자 존자 아난은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하였다. 또 "나는 아직 도를 이루지 못해 번뇌에 묶여 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 나를 두고 열반에 드시다니 나는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라며 스스로를 책망하였다. 세존께서는 그런 줄을 아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아난 비구는 지금 어디 있느냐?" |
비구들이 아뢰었다. |
"아난 비구는 지금 여래의 침상 뒤에서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습니다. 또 '나는 아직 도를 이루지 못했고 번뇌를 끊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 나를 두고 열반하시다니'라며 스스로를 책망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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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 1393] 쪽 |
고 있습니다." |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그쳐라, 그쳐라. 아난아, 근심하지 말라. 세상에 있는 물건으로서 무너져 소멸해야 할 것은 아무리 변하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느니라.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며 바른 법 닦기를 생각하라.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뿐만 아니라 번뇌 없는 행을 성취할 것이다. |
과거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多薩阿竭阿羅呵三耶三佛)에게도 그런 시자가 있었고, 또 미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부처님에게도 아난과 같은 그런 시자가 있을 것이다. |
전륜성왕에게는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 있다. 네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바 전륜성왕이 나라 밖으로 나갈 때 이를 본 백성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다. 그 때 전륜성왕이 어떤 명령을 내리면 이를 듣는 사람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다. 또 그 명령을 듣고는 아무도 싫증을 내지 않는다. 그 때 전륜성왕은 침묵을 지키는데 백성들은 왕의 침묵을 보고 또 다시 기뻐한다. 비구들아, 이른바 전륜성왕에게는 이런 네 가지 보기 드문 법이 있느니라. |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지금 아난에게도 네 가지 보기 드문 법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만일 아난 비구가 잠자코 대중 가운데로 가면 그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기뻐한다. 또 아난 비구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며, 침묵해도 그러하다. 또 아난 비구가 사부대중이나 찰리 바라문 대중에게로 가거나 국왕이나 거사들 가운데로 들어가면 그들은 모두 기뻐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며 싫어하지 않는다. 또 그 때 아난 비구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법의 가르침을 듣는 사람들은 아무도 싫어하지 않는다. |
비구들아, 이것이 아난의 보기 드문 네 가지 법이니라." |
그 때 아난은 세존께 아뢰었다. |
"여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합니까? 가령 비구들이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집집마다 걸식하면서 그 복으로 중생들을 제도할 때 말입니다."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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