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55. 諸相(제상)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4:47
금강경에

<만일 모든 형상이 형상 아닌 줄 알면 곧 여래를 보리라> 하였는데
법안이 말하기를
<만일 모든 형상이 형상 아닌 줄 보면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하였다


    장산전이 송했다.

연잎 같은 눈이 한번 껌벅일 때에

사방에 겨눌 이가 없으니

수미산엔 먼지 하나 없고

넓은 바다에는 방울물이 말랐네

방울물이 없으니 돌에 떨어져 잠잠하고

먼지 하나 없으니 하늘 높이 치솟네

험악한 산 밑에 초막을 짓고

그늘진 개울가에 씨를 뿌린다.

곤할 때엔 평상이 있으니 다리를 뻗어 눕는게 좋고

주릴 때엔 밥이 있으니 입을 열어 먹는게 좋다.

석가모니여 아는가 ! 모르는가 !

문밖에는 서풍(西風)이 급하구나.



    법진일이 송했다.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니란 말을 누가 알꼬,

안다 모른다 함은 자세히 따져야 한다.

두쪽의 잘못된 곳 깨달아 알면

이럴 때에 바야흐로 구담을 보게 되리라.

승승공이 송했다.

원래부터 형상이 있대도 관계치 않으니

허망하다면 태산 같은 죄를 부른다.

모든 형상이 형상 아님을 알았다 한다면

여래의 모습은 어떻게 생겼는가.



천노가 이 이야기에서 <곧 여래를 보는 것이라>한 곳까지 듣고는
이어 착어 하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데 부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하고 송했다.

형상이 있거나 구함이 있으면 모두가 허망이요

형상도 소견도 없으면 치우쳐 마른 병(病)에 빠진다.

당당하고 조밀하니 무슨 짬이 있으랴 ?

한 가닥의 싸늘한 빛 허공에 빛난다.


    낭야각이 상당하여 발하되

세존께서 말씀 하시기를
<모든 형상이 형상 아닌 줄 알면 곧 여래를 보는 것이라 > 하였느니라 하고는
주장자를 들면서 말하되
<나는 이것을 주장자라 하는데 어느 것이 형상인고 ?> 하고 양구 했다가,
<다음 글은 다음날로 미루리라> 하고는 주장자를 한번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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