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책진(禪關策進)

27. 영은할당 선사 제에 답함.

通達無我法者 2008. 2. 18. 10:38
 

27. 영은할당 선사 제에 답함.


송 효종(孝宗)황제 묻되 "어찌하면 생사를 면할 수 있겠읍니까?" 답 "대승도(大乘道)를 깨치지 못하면 마침내 생사는 면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깨칠 수 있읍니까?" "본래로 가지고 있는 성품을 세월을 가져 연마하여 나아가면 깨치지 못할자가 없읍니다."


#용어정리


[1]영은할당(靈隱할堂): (1103-1167) 임안부(臨安府) 영은할당 혜원 (慧遠)선사다. 남악하 16세. 원오근 선사의 법을 이었다. 송 휘종때 미산(眉山) 금유진(金留鎭)에서 출생. 속성은 팽(彭)씨. 13세에 약사 원(藥師院) 종변(宗辯)스님에게 출가하고 성도(成都)에 가서 경론을 배우고 운암사(雲巖寺)에 돌아와 휘(微) 선사에게 참예하여 묻기를"문 수보살은 7불의 스승이라 하옵는데 문수보살의 스승은 누구 입니까?" 하니 "금사 시내가(金沙溪)의 마가집 며느리(馬家婦)다."라고 일러 주 었으나, 2년동안 참구 하여도 도무지 알지 못하고 있더니, 하루는 혼 자 정좌하고 있는데 어떤 중이 지나가면서 혼자 말로 "사대(四大)를 빌어서 몸둥이로 삼고, 육진(六塵)을 인연하여 마음이 나니, 육진이 없을때 무엇을 가져 마음을 삼을건가"하는 말을 듣고 문득 깨치고,수 좌에게 가서 소견을 말하니 "옳다"하고 방장에 가서 휘화상에게 말씀 드려도 또한 "됐다"하셨으나, 어딘가 석연치 못한 곳이 있어 다음날 동료가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떠났다. 곧 원오극근선사에게 갔는데 하 루는 근화상 보설(普說)에 말씀하기를 "방거사가 마조(馬祖)에 묻기를 "만법과 짝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입니까?"하니 마조가 "네가 서강(西 江)의 물을 한 입에 다 마시는 것을 보아 일러 주마."하셨다.


영문을 모르는 대중은 놀래면서 풍기(風氣)가 동했다고 다들 당황하 여 부축하여 일으키니, 사 말이 "내가 꿈을 깼다"하였다. 그날밤 소 참에 극근 화상에게 나아가 묻기를 "발가 벗은듯 한 물건도 없고, 적 골이 드러날듯 가난하여 돈 한푼 없아오며, 집은 허물어지고 집안은 망하였아오니 화상께서는 도와주옵소서"하니 말씀이 "칠진팔보(七珍八 寶)를 일시에 잡으렴!"하시는데 사 "어찌 도적이 문에 들어 오지 않겠 읍니까?" 근화상은 "기틀은 제자리를 여의지 않고 독바다(毒海)에 떨 어져 있느니라"하는 것을, 사 그 말씀을 이어 "할"을 하니 화상이 주 장자로 선상(禪床)을 치면서 "방망이 맛을 보앗느냐?"하시는 것을, 싸 도한 "할"하니, 화상도 연거퍼 두번 "할"하셨다. 사는 즉시 예배하니 극근이 크게 기뻐하면서 게송을 지어주고 인가하였다.


이로부터 아무도 사의 기봉(機鋒)을 당적하는 사람이 없게되니 대 중들은 사를 가리켜 철설원(鐵舌遠)이라 불렀다. 그후 얼마 아니하여 극근이 열반에 드니 회남(淮南)으로 내려와 제방에서 연마하여 대자 재삼매(大自在三昧)를 이루고 크게 도풍을 떨쳤다. 마침 그때는 대혜 종고(大慧宗고)선사가 매주(梅州)에서 귀양살이 할 때인데 왕래하는 사람에게서 대혜스님의 게송을 전해 듣고 놀라며 극구 칭찬하고 "노사 께서 말년에 이런 법자가 있었던가?" 하여 글과 원오근이 전한 법의 (法衣)를 보냈다. 그때에 천하에 종풍을 드날리니, 칙명으로 고정산 숭선사(高亭山 崇先寺)에 있다가 얼마 아니하여 다시 칙명으로 영은 (靈隱)에 머물게 되었다. 이후 효종(孝宗)의 귀의가 두터워 자주 왕중 에 참례하였는데 여기 본문에 보이는 문답은 건도(乾道) 7년(서기1171 년) 1월30일, 찬덕전(찬덕전)에서 문답한 일절인데, 이날 처음 효종황 제를 만나서 여러 문답이 있었다. 다음에 본문에 계속하는 일단을 더 소개한다.


사가 본유지성(本有之性)을 닦아 대승도를 깨쳐야 생사를 면한다 하 니, 황제 "깨치면 어떠합니까?" 사 "깨치고 나야 비로소 알 일이오나 폐하께서 물으시는 바나 신이 대답하는 것이 다 옳지 않읍니다." 일체 처(一切處)가 옳지 않을때 어떠합니까?" "체(體)를 벗어난 것이 현전 하면 터럭끝 만큼도 가히 찾아 볼 상(相)이라고는 없읍니다. 고덕이 말하기를 "옳은 바가 없는 것이 이것이 보리(菩提)라" 하였읍니다." "즉심즉불(卽心卽佛)은 어떠합니까?" "눈 앞에 한법도 없아온데 폐하 께서 무엇을 가져 마음이라 하시옵니까?" "어떠한 것이 마음입니까?" 사 일어나 차수(叉手)하면서 "단지 이것 뿐입니다."하였다. 사는 입적 하기 전에 이미 오는 1월15일에는 입적한다는 소문이 널리 알려져 있 었기 때문에 관속(官俗)이며 단도(檀徒) 제자들과 도하(都下) 많은 사 람들이 사의 열반상(涅槃相)을 본다고 다투어 절에 모여 �르었다. 왕 의 밀사(密使)도 와서 사의 거지를 살폈다. 그날 큰 재식이 있었는데 사의 왕래거저가 평소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이날 재를 파하고 시 자와 속관이 다 같이 방장(方丈)에 들어 갔는데 사는 방에 들어 가서 방문을 꼭 닫았다. 사가 방에 들어 가신후 방장에 있던 사람들이 문 틈으로 보니 다만 원행자(猿行者!평소에 사가 기르던 검은 원숭이)가 한 종이 두루마리를 들고 섰을뿐 사가 보이지 않으므로, 뒷문으로 들 어가 보니 사는 이미 탑 위에서 시적하였다. 원행자가 가진 종이는 바 로 사의 사세송(辭世誦)이었다. 향수 74세.


[2]제(制): 천자의 말씀을 제라 한다.


[3]대승도(大乘道): 소승도(小乘道)에 대한 말로서 범어를 음대로 적어 "마하연(摩訶衍) 마하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