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禪要)

제십칠편

通達無我法者 2008. 2. 18. 16:48

(이통)이라는 제작에게 보이는 말씀 (제십칠편)

 

 대체로 참선공부하는 학자들이 처음으로 발심할 때에

확철대오한 선지식을 만나지 못하여 십년 이십년동안을 여기 저기에서 참선하고

혹은 경전을 배우며 혹은 전하기도 하고

혹은 기억을 하되 다른 사람이 먹다 남은 국과 다른 사람이 먹다 버린 쉰밥의 나쁜 알음알이,

나쁜 묵조 사선을 소복소복하고 가득 가득하여 한 배속에 쌓음이

정히 그 냄새나는 술찌꺼기 항아리와 같이 함을 비유하니,

 

만일에 콧구멍 있는 냄새를 만나면 싫어하는 마음으로 매시껍고 더러워함을 면하지 못하리라.

이러한 썩은 경지에 이르러서 설사 그릇됨을 알고 허물을 뉘우쳐서

따로이 활구 참선법을 세우려 할진대

바로 모름지기 일체 생각이 붙지 않는 화두를 잡들어서

세번 네번 씻으며 일곱번 여덟번 씻어서 화두가 길들여지고

깨끗하여 미세한 번뇌도 없게 하여야 한다.

 

화두 타파하여 본래 마음 깨달음을 바야흐로 취향하려니와,

만일이 되어 가는 대로 하고 되는 대로 공부하여 번뇌를 항복받지 못하고

마음을 깨닫지 못할진대

비록 최상승선 활구 참선법을 담더라도 또한 한 병의 더러운 물로 변하여 썩음을 면하지 못하리니,

또 일러라 선지식의 가르침을 받는 것과

묵조 사선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 이롭고 해로움이 어느 곳에 있는고,

이 말도 또한 필요없는 말이다.(돌)

독한 기운이 너무 깊이 들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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