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禪要)

제십팔편

通達無我法者 2008. 2. 18. 16:55

대중에게 보이는 말씀 (제십팔편)

 

 뛰어난 좋은 의사가 환자의 병을 다스릴제 먼저 그 병의 근본 원인을 밝혀서 규명하니니,

그 병의 근본 원인을 밝혀낼 수 있으면 어떠한 병마다 다스리지 못함이 없으리라.

참선하는 수좌 스님들이 십년 이십년이 되도록 돈독한 신심으로 한가지만을 지키되,

태어나고 죽음이 본래 없는 절대적인 마음자리를 밝히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적인 화두에 철저하게 부딪쳐보지 못함이 됨이니,

모름지기 알라 중생의 생각 소용돌이 속에서 생각이 뒤바뀌는 망상심이

곧 태어나고 죽음의 근본 원인이요

태어나고 죽음은 곧 중생들의 생각의 탁한 정도에 따라 이루어진 과보의 열매이라

그 과보의 열매를 버리려 할진대 반드시 먼저 화두 의심을 타파할지니,

화두 의심을 이미 타파해 마치면 과보의 열매인 중생의 탁한 생각이 어찌 있으리오.

 

그러나 비록 이와 같으나 어찌 이 헐떡이는 중생의 탁한 생각이

끝없는 광대한 겁에 지내옴으로부터 금생에 이르도록 재배함이 깊고 굳은 줄 알리오.

만일 솥을 들고 산을 빼는 힘이 아니면 마침내 상대적인 일체 관념을 항복 받기 어려움이니,

주장자의 법을 쓰는 순서를 보이게 하여 특�히 모든 사람을 위해 화두 의심을 잡들게 함을 도와 줄 것이다.

 

주장자를 세워 한번 내리치고는 한번 할을 해서 말씀하시기를

수고스럽되 공이 없도다.

만일 이일의 분명히 공부하는 법을 의논할진대

정히 감옥 속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에 당한 죄인이

문득 감옥을 지키는 사람이 술에 취해 잠드는 때를 만나서

칼집을 두드리고 깨어서 수갑을 틀어 치고 밤을 이용하여 달려도 말하되

길에 비록 숱한 독사와 호랑이, 사자, 맹수가 많더라도

한결같이 곧장 전진하여 마침내 두려워 하는 바가 없음과 같아야 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다만 한가지 화두를 잡들되 철저하게 부딪혀 보아 자꾸하면 됨이니라.

 

화두를 의심하는 즈음에 과연 능히 이와 같은 진리인 자신을 찾으려는 간절한 마음이 있으면

화두 타파하여 확철 대오함을 취하게 될 것이니 지금에 화두 타파한 사람이 있느냐.

주장자로써 참선 법문하시는 법상을 쳐서 한번 내려 말씀하시기를

터럭만큼의 미세한 번뇌가 남아 있으면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멀리 어긋남이 있어서 잘못 알게 될 것이다.

 

주장자를 잡아 들어 보이시며 말씀하시기를

이 속에 이르러서는 사람과 법을 다 잊고 마음의 말할 길이 끊어진지라

걸음을 든즉 큰 바다의 물결을 드날리고 손가락을 퉁긴즉 수미산이 우뚝우뚝 솟음이니,

진흙과 흙덩어리가 큰 광명을 놓고 박과 호박이 요란스럽게 항상 설법하나니라.

경계가 비록 이와 같으나 만일 고봉회상에 있다고 한다면

팔은 길고 소매는 짧아서 한 막대기 드러남을 면하지 못할 것이니,

 

바로 모름지기 화두 타파하여 확철 대오를 하면

우주를 집어 삼켜서 자기가 이제 우주와 더불어 둘이 아닌 것이 조금도 의심이 없음을 깨달아야 할지니라.

또 일러라 어떤 것이 이 우주를 집어 삼킨 자기인고.

이 말도 또한 틀린 말이다. 

(척)주장자를 세워 한번 내려치고 말씀하시기를

금강이 쇠막대기를 먹으니 진흙소가 피를 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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