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32. 소동파의 옥대 / 요원 (了元) 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1:41
 


32. 소동파의 옥대 / 요원 (了元) 스님        



소동파 (蘇東坡:1036~1101) 가 말하였다.

ꡒ어머니께서 나를 가졌을 때 꿈에 비쩍 마른 애꾸스님 한 분이 문 앞에 오셨다는데, 열살

남짓 되어서는 내 꿈에 자주 보였다. 그러니 나는 전생에 스님이었던가 보다. 또 내 아우 자

유 (子由) 가 진정 극문 (眞淨克文) , 수성 상총 (困聖常總) 스님과 함께 고안 (高安) 에 있

을 때 그들이 사계 (師戒) 스님 만난 꿈 이야기를 똑같이 했으니 아우가 사계스님의 후신

(後身) 임에 틀림없다."

소동파는 진정스님에게 편지를 보내, ꡒ전생에 이미 법을 만난 듯하니 바라옵건대 더욱 채

찍질하여 자신의 옛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하였다.

그가 금산사 (金山寺) 에 갔을 때 마침 방에 들어가는 불인 (佛印了元:1032~1098) 스님과

마주쳤는데 불인스님이 말하였다.

ꡒ여기에는 단명전학사 (端明殿學君:소동파의 직명) 께서 앉을 자리가 없소."

ꡒ스님 몸 〔四大〕 을 빌려서 선상 (禪滅) 을 만들지요."

"내가 한마디 물을테니 대답을 하면 내 몸을 선상으로 쓰되, 대답을 못하면 옥대 (玉帶) 를

끌러놓고 가시오."

소동파가 옥대를 책상에 풀어놓으면서 물어보라 하니 스님께서 물었다.

ꡒ내 몸 〔四大〕 은 본시 공 (空) 하고 5음 (五陰) 도 있는 것이 아닌데 그대는 어디에 앉

겠다는 것이오?"

소동파가 대답을 못하자 스님은 시자를 불러 옥대를 산문의 가보로 길이 간직하게 하고 대

신 중 바지 하나를 내 주었다. 이에 소동파는 절구 (絶句)  두 수를 읊었다.



병든 몸은 허리의 옥대를 감당키 어려웠고

둔한 근기는 날랜 기봉에 나가 떨어졌다네

마침 가비원 (歌婢院) 에 걸식할 판에*

구름 덮인 산에서 승복과 바꿔 입었네.

病骨難堪玉帶圍  鈍根闖落箭鋒機

會當乞食歌婢院  換得雲山舊納衣



객사에 사람 들르듯 많은 사람 거쳐온 이 옥대가

흘러 흘러 나까지 온 지도

벌써 오랜 세월이로다

비단 도포를 잘못 떨어뜨려

딴 것과 혼동하여

거짓 미치광이 만회 (萬回) 에게 빌어다 주었네.*

此帶閱人如傳舍  流傳到我赤悠哉

錦袍錯落渾相稱  乞與 狂老萬回 「주파시 (注坡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