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29. 조산 (曹山) 의 가풍 / 조산 탐장 (曹山眈章)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1:38
 


29. 조산 (曹山) 의 가풍 / 조산 탐장 (曹山眈章) 선사



조산 탐장 (曹山耽章:840~901) 선사는 천주 (泉州) 사람인데, 동산 양개 (洞山良介) 선사에

게서 비밀스런 종지를 받았다. 청을 받고 무주 (撫州)  조산 (曹山) 에 처음 머물게 되었는

데, 도가 널리 퍼져 납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ꡒ이 나라에서 칼 만지는 이가 누구입니까?"

ꡒ나 조산이다."

ꡒ누구를 죽이시렵니까?"

ꡒ닥치는 대로 다 죽인다."

ꡒ홀연히 낳아주신 부모를 만나면 어찌하시렵니까?"

ꡒ무엇을 가리겠는가?"

ꡒ자기 자신은 어찌하시겠습니까?"

ꡒ누가 나를 어떻게 하겠는가?"

ꡒ어째서 죽이지 않습니까?"

ꡒ손 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또 지의 도자 (紙衣道者) 라는 사람이 동산 (洞山) 에서 찾아왔는데 스님이 물었다.

ꡒ지의 (紙衣)  안에 있는 일은 어떤 것인가?"

ꡒ한 조각 가죽을 겨우 몸에 걸쳤으나 만사가 다 그럴 뿐이요."

ꡒ그 지의 속에서는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가?"

지의 도자는 가까이 다가서더니 옷을 벗어 던지고 차수 (叉手) 한 채 떠났다. 그러자 스님은

웃으면서 ꡒ그대는 이렇게 갈 줄만 알았지 이렇게 올 줄은 모르는구나" 하였다. 그러자 그

가 갑자기 눈을 뜨고 말하였다.

ꡒ신령스러운 진성 (眞性) 이 여자의 뱃속을 빌리지 않고 태어난다면 어떻소?"

ꡒ아직 묘하다고는 할 수 없다."

"어떤 것이 묘한 것이요?"

ꡒ빌리지 않으면서 빌리는 것이요 〔不借借."*

그러자 그는 법당에 내려와 죽었다.

당시 홍주 (洪州) 의 종씨 (鍾氏) 가 여러 차례 청하였으나 가지 않고 단지 대매 법상 (大梅

法常)  선사의 산거시 (山居詩)  한 수로 답을 보냈다.

천복 신유 (天復辛酉:901) 년 6월 여름밤에 소임자에게 오늘이 몇일이냐고 물어 그가 유월

보름이라고 대답하자 스님은 이렇게 말하였다.

ꡒ평생 행각에서 반드시 90일로 한 철을 났으니 내일 진시 (辰時) 에 행각길에 나서련다."

그러고는 때가 되자 향을 사르고 입적하였다. 「승보전 (僧寶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