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독설로 불사를 짓다 / 법운 법수 (法秀) 선사
법운사 (法雲寺) 법수 (法秀:1027~1090) 선사는 진주 (秦州) 사람인데 전생에 노화상 (魯
和尙) 과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하루는 노화상에게, 자신이 죽거든 대밭 언덕 아랫집으로
찾아오라고 하였다. 그 집에 아기가 태어나자 노화상이 찾아가서 보았더니 아이가 한번 웃
음을 지어 보였으며, 세살 때 노화상을 따라가겠다고 하여 출가하였다. 태어날 때부터 인물
이 남달랐고 온 대중 가운데 있으면 그려놓은 듯 우뚝하고 훤칠하였다.
스님은 늘 독설 〔怒罵〕 로 불사를 지었다. 당시 사마온공 (司馬溫公:光) 이 등용되었는데,
불법이 너무 성하다 하여 이를 억제하려 하자 스님이 이렇게 말하였다.
ꡒ상공 (相公) 은 총명하여 사람 중에 영걸이오. 불법 인연으로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기
까지 왔겠소. 그런데도 하루아침에 부처님의 부촉을 저버린단 말이오?"
그러자 공은 마음을 돌렸다.
또 이백시 (李伯時) 는 말 그림으로 잘 그려 한간 (韓幹:당 현종 때의 화가) 에 뒤지지 않게
그림값을 받았는데 스님은 그를 꾸짖었다.
ꡒ그대는 사대부로서 그림으로 이름이 났는데, 하물며 말 그림을 그린단 말인가? 사람들에
게 묘를 얻었다고 자랑하며 봐 주기를 기대하겠지만, 묘하게도 그대는 말 뱃속에 들어갈 것
이다."
이백시는 이에 다시는 붓을 들지 않았다.
또 황정견 (黃庭堅:노직) 은 저속한 시를 즐겨 짓고 사람들은 다투어 그것을 전하니, 스님이
이렇게 말하였다.
ꡒ묘한 문장을 내게도 좀 끌러 놓으시죠."
그러자 황노직이 웃으며 말하기를, ꡒ나도 말 뱃속으로 집어넣을 참입니까?" 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ꡒ그대는 저속한 말로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음난하게 움직이고 있으니, 어찌 말 뱃속에 그
치랴.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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