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35. 백련결사에서 공부한 거사 / 유정지 (劉程之)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3:47
 


35. 백련결사에서 공부한 거사 / 유정지 (劉程之)



진 (秦) 나라 유민 (遺民) 인 유씨 (劉氏) 는 이름이 정지 (程之) 이며 팽성 (彭城)  사람이

다. 한 (漢) 나라 초원왕 (楚元王) 의 후손으로 그의 조부는 진나라에서 높은 벼슬을 지냈

다. 지극한 효성으로 어머니를 모신다는 소문이 퍼지자 승상 환현 (桓玄) 과 태위 사안 (謝

安) 이 조정에 천거하려 하였으나 그는 사양하고 여산 (廬山) 의 혜원 (慧遠) 스님을 찾아뵈

었다. 그 후 뇌차종 (雷次宗) 과 주속지 (周續之) 가 함께 와서 혜원스님과 살게 되었다.

혜원스님은 ꡒ여러분 모두는 아마도 정토에 노닐기 위해 여기에 왔을 것이다" 하고는 마침

내 그에게 결사문을 짓도록 명하여 이 일을 알리도록 하였다. 이 결사 〔白蓮社〕 의 인원

은 백여 명이나 되었고 그 중에 훌륭한 사람이 18명이었는데, 그는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

난 인물이었다.

그가 염불을 할 때면 언제나 자주색 금빛 몸을 한 아미타불이 그의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부끄럽고 행복하여 슬피 울면서 말하였다.

ꡒ여래께서는 저의 이마를 어루만져 주시고 저에게 옷을 덮어주십시오."

그러자 갑자기 부처님께서 나타나 이마를 어루만져주고 가사를 끌어다 그의 몸을 덮어주었

다.

뒷날 그는 또 꿈에 자기 몸이 칠보로 된 큰 못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 못에는 백련

화 청련화가 어우러져 피어 있었으며 물은 맑고 맑아서 끝간 데가 보이지 않았다. 못 가운

데 한 사람이 있어서 못물을 가리키며, 8공덕수 (八功德水) 이니 마셔보라하기에 물을 마셔

보니 맛이 감미로왔다. 이윽고 꿈을 깨고 나서도 털구멍에서 신비한 향기가 나는 듯하였다.

그는 말했다. ꡒ이는 나에게 정토의 인연이 다가온 것이다. 누가 육화중 (六和衆:스님들을

가리킴) 을 위해 나를 증명해줄 수 있겠는가?" 조금 있으니 대중들이 모두 모여 들었다. 그

는 불상 앞에서 향을 사루고 재배한 뒤 축원하였다.

ꡒ제가 석가모니불께서 남기신 가르침으로 아미타불이 계심을 알게 되었으니 이 향은 마땅

히 먼저 석가모니부처님께 공양하고 다음에 아미타불께 공양하고 아울러 시방의 불보살님들

께 공양하옵니다. 모든 중생들이 다 함께 정토에 가서 나게 하여 주십시오."

축원을 마치고 이 부딪치는 소리를 세번 내더니 장궤 합장한 채 죽었다. 「여산집(廬山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