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정토수행을 한 거사 / 왕일휴 (王日休)
왕일휴 (王日休) 거사는 용서 (龍舒) 사람인데 품행이 단정하여 젊어서 국학 (國學) 에 임
명되었다. 그러나 문득 ꡒ서방정토에 귀의함이 최고의 일이로다" 하고 탄식하였다. 이때부터
베옷에 채소밥을 먹으며 매일 천배 (千拜) 하는 것을 일과로 삼아 정토에 날 과업을 장엄하
였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ꡒ그대는 이미 마음이 순일한데 더 고행을 할 것까지야 없지
않습니까?" 하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ꡒ경에 말하기를 적은 복덕을 닦은 인연으로는 정토에 왕생할 수 없다 하였으니 한 마음으
로 고행하지 않는다면 어찌 왕생한다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
거사는 집에 있을 때에도 매우 엄격하게 계율을 지켰으며 앉아서는 반드시 좌선을 하고 누
울 때는 의관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얼굴과 눈에서는 빛이 났으므로 보는 사람들은 그를
도인이라고 믿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려 할 때 두루 친지들과 작별하면서 정토수행을 힘써
닦으라고 부탁하였다. 밤이 되자 소리를 가다듬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다가, ꡒ부처님께서
나를 맞으러 오신다!"고 외치며 우뚝 선 채로 세상을 떠났다.
「이운병섭윤적기 (怡雲幷 允迪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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