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출가자는 모두 석 (繹) 씨다 / 불인요원 (佛印了元) 선사
고려의 승통 (僧統) 인 의천 (義天:1055~1101) 은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중국에 불법을
물으러 왔다. 처음 사명군 (四明郡) 에 도착하자 연경사 (延慶寺) 의 명지 (明智) 법사와 삼
학사 (三學寺) 의 법인 (法隣) 법사 두 사람을 수행원 〔館伴〕 으로 임명하였다. 항주 (杭
州) 에 이르러 혜조 (慧照) 율사를 찾아가 율학을 배우고자 하니 혜조율사가 그를 위해 계
율법문을 설하고 의례와 법도를 익히도록 하였다. 그리고는 3의와 발우, 석장을 전수하고 이
어 게송을 지어 주었다.
그대를 위해 법의를 만들어주고
다시 발우와 석장으로 위용을 도우니
그대 일숙각의 노랫말을 들어보라
이는 모양을 내려고 허트로 지니게 함이 아니라 했네.*
爲汝裁成應法衣 更將枳錫助威儀
君看宿覺歌中道 不是標形虛事持
조정에서는 다시 양차공 (楊次公) 에게 명하여 수행케 하였는데 지나는 절마다 왕에게 하
는 예로 맞이하고 전송하였다. 그러나 금산사 (金山寺) 에 이르니 불인요원 (佛印了元:103
2~1098, 운문종) 스님만은 유독 선상에 앉아 큰절을 받았다. 양차공이 놀라서 그 까닭을 물
어보니 불인스님이 말하였다.
ꡒ의천 역시 다른 나라의 승려일 뿐이다. 갖가지 성씨가 출가하면 누구나 석씨의 아들로 이
름하는 법이니 어떻게 귀족을 따지겠는가. 만일 불도를 굽혀 속법을 따른다면 무엇보다도
지혜의 눈을 잃어버리는 일이니 무엇으로 중국의 모범을 보여주겠는가"
이 일로 조정에서는 요원스님을 일의 대체 (大體) 를 아는 사람이라 하였다.
「승전등 (僧傳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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