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밤낮으로 참구하다 / 영원 유청 (靈源惟淸) 선사
영원유청 (靈源惟淸:?~1115, 임제종 황룡파) 선사는 남주 (南州) 무녕 (武寧) 사람으로
맑은 용모를 가진 분이었다. 학문을 좋아하여 지칠줄을 모르니, 태사 (太史) 황정견 (黃庭
堅) 은 ꡒ유청스님이 학문을 좋아함은 마치 기갈든 사람이 음식을 찾듯 한다"라고 하였다.
선사는 회당 (晦堂祖心) 선사에게 귀의하여 밤낮으로 참구하느라 자고 먹는 것도 잊을 지경
이었다. 한번은 회당스님이 손님과 이야기하는 차에 모시고 서 있었다. 손님 간 지가 한참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으니 회당선사가 ꡒ유청스님은 죽었는가?"라고 하자 이
에 느낀 바가 있었다.
유청선사가 불감혜근 (佛鑑慧懃:1059~1117) 선사에게 편지를 보내 이렇게 말하였다.
ꡒ제가 두 군데 주지로 있으면서 늘상 동산 (東山, 五祖法演) 사형의 편지를 받았는데 이
제껏 세속 일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그저 간절히 부탁하는 일은 자기 몸을
잊고 우리 불도를 널리 펴라는 것 뿐이었습니다.
제가 황룡산 (黃龍山) 에 도착했을 때 받은 편지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금년에는
날이 가물어 제방 농장에서 손해를 입었지만 나는 이 일을 조금도 근심하지 않는다. 오직
근심스러운 것은 선가에 안목있는 이가 없는 일이다. 이번 하안거에 백여명이 선방에 들어
와 조주스님의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를 들고 있는데, 한 사람도 깨친 자가 없으니
이것이야 말로 걱정거리다.'
이것은 참으로 지극한 말씀입니다. 절 살림살이가 갖춰지지 않은 것을 근심하고 관리들에게
밉보여 추궁당할까봐 겁을 내며, 명성이 올라가지 않을까, 문도대중이 많지 않을까를 걱정하
는 사람들과는 실로 거리가 먼 분입니다." 「정강필어 등 (汀江筆語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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