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목욕탕에서 한 법문 / 무명씨 (無名氏)
옛분이 목욕실에서 게송으로 법문을 하였다.
ꡒ본래부터 비린내, 누린내 나는 것이 임시 모여서 이루어진 몸이라. 가죽과 털, 진액과 기
름기가 끊임없이 생겨나니 설사 바다를 기울여 아침내내 씻더라도 나귀해 〔瘻年:간지에도
없는 해〕 가 될 때까지 깨끗해질 줄 모르리. 몸에서 일어나는 때는 그래도 잘 씻겨 나가지
만 마음은 욕심경계를 따라가 더더욱 물이 든다. 불쌍하구나, 근원을 잊은 세상사람들이여,
한갓 피부만 씻을 뿐 마음은 씻지 않는구나. 물통 가득 넘치는 더운 물, 큰 국자로 씻는데도
시주들은 이익이 늘 것만을 바란다. 뒷 생에 자기가 온 곳을 모른다면 복이 수미산 같아도
선 자리에서 녹아짐을 보리라." 「호심석각 (湖心石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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