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청풍 명월을 가지고 다닌다더니 / 수옹 화엄 (修華嚴) 스님
수옹 화엄 (華嚴:投子修, 운문종) 스님은 원조 본 (圓照宗本:1020~1099) 선사의 법제자인데 길을 걷다가 엎어지면서 깨친 바 있어 게를 지었다.
이 한 번의 곤두박질, 이 한 번의 곤두박질!
만냥 황금을 쓴다해도 괜찮지
머리 위에는 삿갓, 허리춤에는 보따리
청풍 명월이 지팡이 끝에 걸렸네.
這一交這一交 萬兩黃金也合消
頭上笠腰下包 淸風明月杖頭酪
부정공 (富鄭公:弼) 은 항상 수옹 (修顒) 스님에게 도를 물어 왔는데 하루는 수옹스님이 법상에 올라가 좌우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깨쳐 송을 지어 원조스님에게 보냈다.
수옹스님을 한 번 보고 깊이 깨달아
이 인연으로 노스님의 심법을 전해받았으니
천리강산이 가로막혀 있다해도
신령스런 그 모습 오묘한 그 음성이 눈앞에 선하외다.
一見顒師悟入深 因緣傳得老師心
江山千里寥云隔 目對靈光與妙踵
부정공은 승상을 그만두고 낙중 (洛中) 에 살면서 수옹스님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초제사 (招提寺) 의 주지로 초청하였다. 수옹스님이 경내에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몸소 나아가 맞아들이려고 수레에 오르는데 마침 사마온공 (司馬溫公:司馬光) 이 찾아와 물었다.
ꡒ상공은 어디를 가는 길입니까?ꡓ
ꡒ초제사 수옹스님을 마중가는 길이오.ꡓ
ꡒ나와 같이 갑시다.ꡓ
이에 수레를 나란히 타고 교외로 나아가 우정 (郵亭:간이 역) 에서 한참동안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수십 명의 짐꾼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사마온공이 그들에게 물었다.
ꡒ누구의 짐이냐?ꡓ
ꡒ초제사에 새로 부임하는 스님의 짐입니다.ꡓ
이 말에 사마온공은 말을 타고 돌아가려 하자 정공이 그에게 물었다.
ꡒ화엄스님을 만난다고 하더니 무슨 까닭에 먼저 돌아가시오?ꡓ
ꡒ나는 이미 그 사람을 만나 보았소!ꡓ
그는 끝내 먼저 돌아가고 말았다. 묘희스님이 지난 날 소경 (少卿) 이의중 (李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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