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40. 흥교사의 새 주지 탄 (坦)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21:19
 

40. 흥교사의 새 주지  탄 (坦) 선사



선주 (宣州)  흥교사 (興敎寺) 의 탄 (坦) 선사는 온주우씨 (溫州牛氏)  자손으로, 집안 대대로 은 (銀)  세공업을 하였다. 그는 은병을 갈고 닦다가 홀연히 깨달은 바 있어 드디어 출가하여 비구계를 받고 사방을 돌아다니다가 낭야 광조 (廣照:慧覺) 선사의 법제자가 되었다.

회 (天衣義懷, 운문종) 선사가 흥교사에 주지로 있을 무렵 탄선사는 그곳 수좌로 있었는데, 의회선사가 다른 곳에 주지가 되어 떠나면서 탄선사를 후임 주지로 추천하려 하였다. 그 당시 조경순 (景純) 이 완릉 (宛陵) 태수로 있었는데 의회선사는 조경순이 외부의 논의에 따를까 두려워하여 관세음보살 앞에서 축원하였다.

ꡒ만일 탄선사의 도안 (道眼) 이 밝아 주지를 맡길 수 있다면 조학사의 꿈에 현몽하여 주소서.ꡓ

조태수는 그날밤 소 한마리가 흥교사의 법좌 위에 앉아 있는 꿈을 꾸었다. 의회선사가 아침 일찍 관아에 나아가 이별을 고하는데 조태수가 간밤의 꿈이야기를 하자 의회선사는 크게 웃었다. 조태수가 그 까닭을 물으니 의회선사가 의회선사가 말하였다.

ꡒ탄수좌의 성이 우씨 (牛氏) 이니 그것도 소는 소가 아니겠소?ꡓ

조경순은 그 자리에서 공문을 보내 탄선사를 청하니 탄선사는 청을 수락하고 법좌에 올라 갔다.

설두 (雪¿重顯) 선사의 회하에 있던 화주 (化主)  성종 (省宗) 스님이 그곳에 있다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ꡒ부처님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는 사람마다 콧대가 하늘을 찔렀는데 세상에 나온 뒤로는 무슨 까닭에 깜깜무소식인가?ꡓ

탄선사가 말하였다.

ꡒ계족산 (鷄足山)  봉우리 앞에 바람이 쓸쓸하다.ꡓ

ꡒ아직은 안된다, 다시 말하라.ꡓ

ꡒ장안 (長安)  가득 큰 눈이 내렸다.ꡓ

ꡒ그 누가 이 뜻을 알리오. 나로 하여금 남전 (南泉) 선사를 생각나게 하는구나.ꡓ

성종화주는 이 말을 마치고 소매자락을 떨치고 대중 속으로 들어가 다시는 절을 올리지 않았다. 이에 탄선사는 ꡒ흥교사 새주지는 오늘 손해를 보았구나ꡓ 하고는 바로 방장실로 돌아간 후 사람을 보내 성종화주를 데려오도록 하였다. 그가 이르자 따져물었다.

ꡒ좀 전에 한 마디를 잘못 대답하였다. 그렇다고 많은 대중 앞에서 절 하지 않은 것을 덮어둘 수는 없지 않느냐?ꡓ

ꡒ대장부로서 무릎 앞에 황금이 있다 하더라도 안목 없는 장로에게 어떻게 절을 올릴 수 있겠는가?ꡓ

ꡒ나에게 또다른 말이 있다.ꡓ

이에 성종화주가 조금전에 물었던 말을 되풀이 하는 가운데 ꡐ아직은 안된다. 다시 말하라!ꡑ라는 구절에 이르자 탄선사가 말하였다.

ꡒ나에게 몽둥이 30대가 있는데 너에게 주어 설두스님을 치도록 하겠다.ꡓ

성종화주는 마침내 절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