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38. 보고서도 만나보지 못한 부처님 / 웅수재 (態秀才)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21:14
 


38. 보고서도 만나보지 못한 부처님 / 웅수재 (態秀才)



정화 (政和:1111~1117)  연간에 웅수재 (態秀才) 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번양 (陽)  출신이다. 그가 홍주 (洪州)  서산 (西山) 을 돌아다니다가 취암사 (翠巖寺) 를 지나가게 되었다. 장로 (長老)  사문 (思文) 스님은 불인 원 (佛印了元:雲居了元) 선사의 법제자로서 역시 번양사람이었으므로 그에게 두 노비를 보내 가마에 태우고 불전 〔淨相〕 에 오게 하였다. 지나오는 도중에 짙고 깊은 숲 골짜기에서 우연히 한 스님을 만났다. 그는 옛 사람의 모습에다 정신이 맑아 보였으며 긴 눈썹과 새하얀 머리에 나무잎을 엮어 옷을 만들어 입고 반석 위에 앉아 있었는데 마치 벽 위에 걸려있는 불도징 (佛圖席:梵僧) 의 초상화와 같았다.

웅수재는 혼자서 생각했다.

ꡒ요즘은 저런 스님이 없다. 양좌주 (亮座主) 가 서산에 숨었다고 하던데 아마 그가 아직껏 살아있는 성싶다.ꡓ

그리고는 가마 밖으로 나와 앞으로 공손히 나아가 여쭈었다.

ꡒ혹시 양좌주가 아니십니까?ꡓ

그 스님이 손으로 동쪽을 가리키기에 웅수재와 두 노비는 그의 손을 따라 바라보다가 뒤돌아 보니 스님은 간 데가 없다. 그 당시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그치자마자 웅수재가 몸소 반석위로 올라가 그가 앉았던 자리를 살펴보니 그 자리는 말라 있었다. 이에 그곳에서 머뭇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ꡒ전생의 인연이 두텁지 못하여 보고서도 만나지 못하였구나.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