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62. 세 가지 질문 / 도솔 종열 (兜率從悅)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21:52
 

62. 세 가지 질문 / 도솔 종열 (兜率從悅) 선사



도솔 열 (兜率從悅) 선사가 여산 서현사 (棲賢寺) 에 수좌로 있을 때 홍주 (洪州)  태수 웅백통 (態伯通) 이 용안 (龍安)  도솔사의 주지로 초청하였다. 종열선사는 참학인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였다.

ꡒ첫째, 풀[ 無明〕을 헤치고 현묘함을 참구하는 것은 오직 성품을 보려는 것인데 지금 스님들의 성품은 어디에 있는가?

둘째, 자성 (自性) 을 알면 바야흐로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데 눈빛이 땅에 떨어질 때는 어떻게 벗어나겠는가?

셋째, 생사를 해탈하면 문득 갈곳을 알겠지만 사대 육신은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ꡓ

무진거사는 세 수의 송을 지어 이에 답하였다.



우거진 여름 숲에 소쩍새 울고

햇빛에 구름 흩어지니 우주가 맑아라

증삼 (공자 제자) 에게 증석 (증삼 부친) 을 묻지 마시오

옛부터 효자란 아비 이름을 부르지 않는 법.

陰森夏木杜鳴鳴   日破浮雲宇宙淸

莫對會參問會晳   從來孝子諱名



인간이 염라사자의 전갈 받으면

천상의 화관이 시들게 되네

얼씨구! 몸을 바꿀 좋은 시절이여

염라노인이 알지 못하도록 하오.

人間鬼使符來取  天上花冠色正萎

好箇轉身時節子  莫敎閻老等閑知



동편 마을 이씨 아내 금슬 좋은데

거치른 들녘 가을바람에 눈물 적시네

갈대 붉은 역귀 강나루 남쪽 언덕은

어느덧 장씨의 낚시터가 되었구나.

鼓合東村李大妻   西風曠野淚沾衣

碧蘆紅蓼江南岸   却作張三坐釣磯



종열선사는 도솔사의 주지로 있은 지 5년이 되던 어느 날 다음과 같은 게송을 남기고 말없이 입적하였다.



내나이 마흔여덟

성인이고 범인이고 모두 죽였네

내 영웅이라서가 아니라

용안으로 오는 길이 미끄러워서였지.

四十有八  聖凡盡殺

不是英雄  龍安路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