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발심한 지 일년이 지나면 / 담당 문준선사
담당 (湛堂文準) 스님이 말하였다.
ꡒ선납자가 막 대중으로 들어와 처음 발심했을 때는 불보살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가도 1년이 지나면 부처의 허리 부근에 와서 마치 유리병처럼 매달려 있다. 애당초는 텅 비고 깨끗하다가 더러운 물이 반병쯤 들어가 흔들면 속에서 출렁출렁 소리가 난다. 그러나 갑자기 본색인 (本色人) 이 나타나 그것을 보고 말한다. `네가 가진 이 병은 본래 깨끗했으나 더러운 물에 더럽혀졌다'고. 게다가 병이 가득 차지 않아서 출렁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이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려면 반드시 병을 기울여 물을 쏟아내고 흔들어 깨끗이 씻은 후 병에 예전처럼 가득히 깨끗한 물을 부어 놓으면 물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다. 무슨 까닭에 물소리가 나지 않는가? 물이 가득 찼기 때문이다.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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