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깨친 자가 서로 만났을 때 / 연관 (緣觀) 선사
양산 관 (梁山緣觀:조동종) 스님의 회하에 원두 (園頭:채소밭 관리 책임을 맡은 사람) 한 사람이 있었는데 선을 깨친 바 있었지만 그를 불신하는 대중이 많았다. 하루는 어느 스님이 그를 구슬러서 그의 경지를 드러내도록 하기 위하여 그 원두에게 물었다.
ꡒ어찌하여 주지에게 한두 가지 화두를 질문하여 인연을 맺지 않소?ꡓ
ꡒ나는 나아가 묻지 않겠지만 만일 내가 나선다면 그 늙은이를 선상에서 내려와 땅에 서 있도록 만들 것이다.ꡓ
그후 양산선사가 법상에 오르자 과연 나와 물었다.
ꡒ집안 도둑을 막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ꡓ
ꡒ그가 원한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ꡓ
ꡒ안 다음에는 어떻게 합니까?ꡓ
ꡒ무생국 (無生國) 으로 내쫓아 버려라.ꡓ
ꡒ그곳은 그가 안신입명 (安身立命) 할 곳이 아닙니까?ꡓ
ꡒ죽은 물에는 용이 살지 않는다.ꡓ
ꡒ산 물 속의 용은 어떤 것입니까?ꡓ
ꡒ물결을 일으키되 파랑 (波浪) 이 일지 않는다.ꡓ
ꡒ갑자기 폭포가 쏟아지고 산악이 무너질 때는 어떻습니까?ꡓ
양산선사는 과연 법좌 위에서 달려내려와 그를 콱 잡고 말하였다.
ꡒ그대는 이 노승의 가사 자락을 적시지 마시오.ꡓ
스님 (대혜) 이 말하였다.
ꡒ깨달은 사람끼리 만났을 때는 자연히 주고 빼앗고 하는 것이 볼만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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