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감변.시중
스님이 밀사백과 함께 용산(龍山: 馬祖道一의 法을 이음)스님을 찾아가 문
안을 드렸더니 스님이 말하였다.
"이 산에는 길이 없는데 그대들은 어디로 왔느냐?"
"길이 없다는 것은 우선 그만두고 스님께선 어디로부터 들어 오셨는지요?"
"나는 운수(雲水) 따라 오지 않았다."
"스님께서 이 산에 머무신 지는 얼마나 되었는지요?"
"세월은 신경쓰지 않는다."
"스님께서 먼저 계셨습니까, 이 산이 먼저 있었습니까?"
"모르겠다."
"어째서 모르십니까?"
"나는 인간. 천상으로부터 오지 않았기 때문이지."
"스님께선 어떤 도리를 얻으셨기에 이 산에 안주하십니까?"
"나는 진흙소 두 마리가 싸우면서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지금껏
소식이 없다."
스님은 비로소 몸가짐을 가다듬고 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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