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정수리에 뼈가 솟다 / 지책 도독(智策塗毒)스님
도독 책(塗毒智策)스님이 상주(常州) 화장사(華藏寺)의 주지로 있던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쪼개질 듯이 아프며 사흘 동안 그치지 않자, 문도들은 아마 뇌에 종양이 생긴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통증이 멎자 마침내 정수리 뼈가 솟아올라 마치 다른 뼈를 꼽아 놓은 듯하였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열흘이 못되어 쌍경사(雙徑寺)의 주지로 임명하는 조서가 내려졌다. 사람이 만년에 불과(佛果)를 이루게 되면 환골(換骨)의 징조가 있는 듯하다.
쌍경사로 가려는 차에 설림 자광(雪林慈光)이라는 스님을 만났다. 그는 오랫동안 불지(佛智端裕)스님에게서 두 눈이 멀었기에 혜산사(慧山寺)에 머물고 있었는데, 게송 세 수를 지어 오봉(五峯)의 화장사로 보냈다.
도독스님 작은 번뇌 모두 다하자
전우(도독의 스승)생각 불조 생각 모두 사라지고
웃으며 조칙 받들어 남쪽으로 떠나니
천고의 총림에 반짝거리는 등불이로다.
塗毒離微及盡 典牛佛祖俱亡
笑捧天書南去 叢林千古耿光
천태산 산마루 깎아지르듯 우뚝 섰고
큰 호수에는 백설같은 파도 꽃이 휘날린다
묻노니 오호의 스님들이여
오늘에 어느 누가 있단 말인가
台嶺危峰壁立 大湖雪浪華飛
試問五湖禪納 如今天下有誰
늙고 병든 이 몸, 스님의 덕 입었고
부처님께서 나의 소리를 거두셨네
천리마 꼬리에 붙어가는 파리처럼 그를 따라 갈석암 구경하니
용을 올라 타고픈 생각이 부질없이 일어나네.
衰殘正賴餘潤 紫泥掇我賞音
附驥觀光喝石 攀龍徒有此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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