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법을 잇길 바랬지만 / 불조 덕광(佛照德光)스님
불조 광(佛照德光)스님이 처음 앙산사(仰山寺)의 야암 조선(野菴祖璇)스님의 회중에 있다가 태주(台州) 홍복사(鴻福寺)의 주지로 부임하는 길에, 삼구(三衢)를 지나 오거사(烏巨寺)에 이르자 밀암(密菴咸傑)스님이 게를 지어 그를 전송하였다. 이는 응암(應菴曇華)스님의 법을 이었으면 하는 의도에서였다.
눈먼 당나귀가 눈먼 새끼 낳아
악착스러워 그의 이름 사방에 사무치는데
또다시 소림(달마)의 구멍없는 피리를 잡았으니
사람 만나면 아마 바람을 거꾸로 부르리라.
瞎驢生得瞎驢兒 齷齪聲名徹四維
更把少林無孔笛 逢人應是逆風吹
그가 무주(婺州)보림사(寶林寺)에 이르렀을 때는 당시 월암(月菴善果)스님의 제자 혜원(轄堂慧遠)스님이 그곳의 주지로 있었는데 운문(雲門)스님의 "말에 떨어졌다(話墮)"는 화두를 들어 그에게 가려 보라 하니 이는 그가 월암스님의 법을 이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단구(홍복사)에 와서 개당함에 묘희스님의 법제자가 되었다. 총림에서는 모두 그가 묘희스님의 문호가 높고 크기 때문에 그랬다고 비난했지만 그들은 애당초 원수에게는 상대가 있고 빚에는 빚쟁이가 있음을 알지 못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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