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57. 백당 남아(柏堂南雅)선사의 대중법문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18:05
 



57. 백당 남아(柏堂南雅)선사의 대중법문



백당 아(柏堂南雅)선사는 민(閩)사람이며 나암 정수(懶菴鼎需)스님의 법제자이다. 처음 자택사(紫택寺)의 주지로 있을 무렵 불조(佛照德光)스님이 냉천사(冷天寺)의 주지로 있었는데, 서로는 숙질(叔姪)사이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특별히 가서 덕광스님을 보좌하며 2년 동안 좌원(座元)으로 힘쓰니, 많은 형제들이 그를 따랐으나 남아스님은 성품이 강직하여 덕광스님이 그를 꺼려하였다.

그 후 용상(龍翔) 영암사(靈巖寺)의 주지를 하는 동안 그의 도는 크게 떨쳤다.

스님은 대중에게 다음과 같은 법문을 하였다.

"서봉산(瑞峰山)산마루 서봉정(棲鳳停)곁에 한 그릇 묽은 죽으로 서로 의지하며 백군데 기운 누더기를 머리에 덮어쓴 채 앉아 있는데, 이조(二祖:慧可)는 삼배를 올리고 제자리에 서 있으니, 이미 제자들이 빙 둘러 있구나. 비린내나는 달마 늙은이가 가죽과 뼈를 모두 나누어주니, 한바탕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나머지 무리들이야 말할 나위 있겠는가? 나의 이러한 이야기로 여러 스님의 꾸지람을 피할 수 있을른지……. 그러나 안목을 갖춘 이는 가려낼 것이니, 하마터면 죄인을 오랫동안 취조하지 않아서 꾀만 늘려줄 뻔했다."

또 이렇게 말하였다.

"자주빛 고사리는 여린 주먹 펴고 죽순은 가지가 돋히는데, 버들꽃 다한 뒤에 녹음 우거지네. 분명한 달마의 한마디 말을 꾀꼬리는 나뭇가지에서, 제비는 둥지에서 재잘댄다. 여기에 투철히 보고 믿는 이가 있다면 그는 제방 어디를 가든지 분명 밝은 창 밑의 첫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용상(龍翔)의 문하에서는 일격에 쳐 죽일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다른 사람과 함께 살기가 어려운 게 아니라 대체로 승려와 속인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