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수묵관세음보살상[水墨觀音]
수묵화 관세음보살상은 당(唐) 오도자(吳道子)와 이백시(李伯時)이후로는 오승(吳僧) 범륭 무종(梵隆茂宗)스님이 가장 뛰어난 솜씨를 지녔다. 그러므로 효종은 일찍이 그를 칭찬하였다.
물결도 일지 않고 불꽃도 잠잠하니
범륭의 뛰어난 그림 덕명에게 내리노라.
水波不動 火光不興
梵隆妙絶 授之德明
그리고는 내시[中官] 황덕명(黃德明)에게 하사하였다.
범륭스님에게 지협(至叶)이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도 관음상을 잘 그렸으며, 근래에 들어서는 민(閩)땅 덕원(德源)스님의 필치가 절묘한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당시의 고관 사승상(謝丞相), 태사(太師) 조언유(趙彦逾)등이 모두 그가 그린 관음상에 찬을 쓴 바 있는데 사승상의 찬은 다음과 같다.
보고 들음을 모두 거두어 들이고
가부좌한 채 앉았으니
붓끝에서 그려져 나와
모양에서 `나'를 보느냐 하네
천백억 개의 몸이
가할 것도 불가할 것도 없으니
중언부언 게를 쓴다는 것은
엄연히 군말에 불과하리.
조태사의 찬은 다음과 같다.
생각을 뛰어넘어 관음상 그렸으니
붓끝에서 현묘함을 이루었네
진면목을 깨달으면
지혜의 빛이 온 누리에 두루 빛나리
만일 모습으로 도를 구하면
모습을 보고 선한 생각이 생겨나
생각 생각 모두 순수하고 온전하면
참모습은은 여기에서 나타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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