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한림학사 범치령과의 만남 / 원통 도민(圓通道旻)스님
원통사(圓通寺)의 도민(道旻:1047~1114)스님은 흥화(興化)선유(仙遊)사람이며 늑담사(潭寺)의 응건(應乾)스님을 친견하였다. 좌승상(左丞相) 범치령(范致靈)이 처음 한림학사[內翰]로 있다가 예장(豫章)태수로 나가는 길에 후계(侯溪)를 지나게 되어 스님을 만났다. 이야기를 하다가 범공이 탄식하며 "이 늙으막에 벼슬길에 있자 하니, 생사대사를 알기에는 점점 멀어만 간다"라고 하자, 도민스님은 대뜸"내한(內翰)!"하고 불렀다. 범공이 "예" 하고 대답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멀어진 것도 아니군요."
"참 좋습니다. 더 가르쳐 주십시오."
"이곳에서 홍도(洪都)까지는 나흘 길입니다."
내한이 생각에 잠기자, 도민스님이 말하였다.
"보려거든 즉시 보아야지 생각하려 하면 어긋납니다."
내한은 몹시 기뻐하였고 이로부터 깨달아 들어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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